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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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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총선에서 38석을 거머쥔 국민의당은 이제 창당 후 첫 대선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당 지지율과 함께,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의원(아래 안철수)의 지지율도 총선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지지율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민의당 창당 1주년을 하루 앞둔 1일 당대표실에서 만난 박지원 대표는 "리베이트 사건 때문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향후 반전을 위한 박 대표의 좌표는 네 곳에 찍혀 있었다. ▲ 손학규·정운찬 합류 ▲ 안철수·천정배와 시너지 ▲ 문재인 공포증에 따른 3월 빅뱅 ▲ 문재인과 국민의당의 1대1 구도가 그것이다.

특히 박 대표는 '문재인 공포증에 따른 3월 빅뱅'에 방점을 찍었다.

"탄핵 결정 후 두 달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그 두 달 동안 모든 것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나는 탄핵이 인용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아래 문재인)에 대한 공포증이 확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박 대표는 문재인 공포증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요청에 "진실성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 예로 대북송금특검과 호남에서의 은퇴 선언과 관련된 문재인의 발언을 들기도 했다.

"(문재인은)변명하고 또 변명한다. 나쁜 의미의 힐러리다. 지금은 대선에 모든 것이 쏠려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국민의 불안증이 확 떠오를 것이다. 결국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대결이 될 것이다."

"국민은 알파고인데, 정치인은 바둑놀이"

하지만 박 대표는 근거보다 예측에 집중하는 듯했다(물론 근거와 예측은 역학 관계에 있다). 그는 브렉시트, 샌더스 열풍, 트럼프 당선 등을 거론하며 "국민은 이미 알파고 수준인데, 미국·유럽·한국 정치인 모두 옛날 바둑알과 바둑판만 갖고 바둑놀이를 하고 있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여론조사에서) 9% 지지를 받은 트럼프가 91% 지지를 받은 힐러리를 이기지 않았나. 미국의 가치관과 일반상식 선에선 반드시 힐러리가 돼야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을 보라. 트럼프의 정책으로 이 사회가 시끄럽지만, 미국 국민의 57%가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지지한다는 것 아닌가. 지금 문 전 대표가 앞서간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힐러리는 왜 떨어졌겠나?"

한편 평소 연정을 강조해 온 박 대표는 지난 달 23일 문재인이 광주에서 연정을 거론한 것을 두고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 민주당은 (연정 상대로) 어떤가.
"현재 우리는 박근혜 패거리 정치, 민주당 패거리 정치를 청산 대상으로 보고 있다."

- 문재인이 지난 달 23일 광주에서 연정을 거론했다.
"별로 (감흥이 없다)."

- 현실적으로 (문재인의 연정 제안이 있으면)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는 (친문세력을) 청산의 대상으로 보니까…."

- (민주당의) 다른 후보가 치고 올라와 민주당 정부의 성격이 바뀐다면 어떤가.
"그렇진 않을 거다. 민주당은 무조건 문재인이다."

- 만약도 없는 건가.
"생각할 필요도 없다. 뻔한 것 아닌가. 민주당은 문재인당이다. 지금 민주당에 문 두드리는 사람이 누가 있나. 그 당을 나온 사람만 있지…."

아래는 박 대표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한편 박 대표와 인터뷰하는 도중, 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인터뷰②]'로 이어진다.

"문재인 지지율? 91% 힐러리, 왜 졌겠나"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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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회를 안철수에게 줬더라.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과 상의하고, 지도부에도 이야기해보니 다 좋다고 하더라."

- 지금 당에도 다른 대선주자가 있잖나. 다른 분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그럼 3월에는 천정배 의원에게 주라고 하죠."

- 3월에 국회가 또 열릴 수 있을까.
"임시국회가 또 열릴 거다. 2월 임시국회에 아무 것도 안 될 거다."

- 3월이면 국회를 열기 힘들 정도로 정치 페이스가 빨라질 것 같아서…. 경선이 마무리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진 않을 거다. 탄핵 결정 후 두 달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그 두 달 동안 모든 것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나는 탄핵이 인용되면 문재인 공포증이 확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

-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문 전 대표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건가.
"그렇다. (문 전 대표의) 모든 것이 (문제가 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진실성이 없다. 대북송금특검과 관련해 'DJ가 용서했다'고 본인이 변명하면 할수록 손해다.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 정치인이 이런 맛이 있어야 한다. 호남에서 한 거짓말(호남에서 지지를 거두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도 마찬가지다. 변명하고 또 변명한다. 나쁜 의미의 힐러리다. 지금은 대선에 모든 것이 쏠려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탄핵이 인용되고 나면 국민의 불안증이 확 떠오를 것이다. 결국 국민의당과 민주당의 대결이 될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 미국, 유럽, 한국 정치인 모두 옛날 바둑알과 바둑판만 갖고 바둑놀이를 해왔다. 국민은 이미 알파고 시대의 수준인데…. 그러니까 브렉시트, 샌더스 열풍, 트럼프 열풍을 예상치 못한 거다. (여론조사에서) 9% 지지를 받은 트럼프가 91% 지지를 받은 힐러리를 이기지 않았나. 미국의 가치관과 일반상식 선에선 반드시 힐러리가 돼야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을 보라. 트럼프의 정책으로 이 사회가 시끄럽지만, 미국 국민의 57%가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지지한다는 것 아닌가. 지금 문 전 대표가 앞서간다 하더라도…. (그렇다면) 힐러리는 왜 떨어졌겠나?"

- 선거는 알 수 없다는 것인가.
"그만큼 거부 세력이 말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 아닌가. 어떻게 (미국에서 지지율) 9%가 91%를 이길 수 있었겠나. 다시 말하지만 탄핵이 인용되는 순간 무서운 바람이 순식간에 불 것이다."

- 두 달 동안 가능할까.
"그렇다. 두 달은 예전의 2년보다 길다. 종편에 하루 종일 대통령 후보들만 나오지 않나.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다 안다. 국민은 지금 알파고 국민이라니까."

"김종인, 대선 전 개헌 가능하다고 생각... 순진한 말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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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정국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치솟아 40%를 넘었다.

"촛불민심의 과실을 딴 거다. 민주당이 크고,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니, 국민들이 (지금은) 그쪽을 바라볼 뿐이다. 저는 막상 탄핵이 인용된 후 두 달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호남에서도 안철수 지지율이 여의치 않다.
"그렇다고 문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호남은 어느 한 곳에 믿음이 생기면 (그쪽으로) 확 갈 거다."

- 그럼 국민의당과 (대선주자인) 안철수·천정배 의원은 2월에 뭘 해야 할까.
"제일 좋은 것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아래 손학규)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아래 정운찬)가 (국민의당에) 들어와서 (회의 테이블을 가리키며) 저 회의실에 같이 앉아서 토론도 하고, 경쟁도 하고, 서로 비판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 검증을 거치면 (지지세가) 올라가리라고 본다."

- 지도부 회의에 대선주자를 같이 앉히겠다는 건가.
"나는 그렇게 하려고 한다. 지금 당 지도부에 무슨 의미가 있나. 지금은 대선 정국이니 대선 후보 중심으로 가는 거다. (당이) 이를 위한 이벤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근데 손학규와 정운찬이 빨리 결정을 안 하면…. (그런데) 본인들도 세게 경쟁해서 (지지세가)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

- 두 사람 영입 작업을 2월 중에 매듭짓겠다는 생각인가.
"내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어떻게 될지 모른다. 두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 두 사람이 들어오더라고 견인해야 할 대표주자는 안철수일 텐데….
"견인은 아니다. 서로 치고받고, 싸우고 전국을 갈고 다녀야 한다."

- 현재 당에선 안철수가 유의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지지율이 올라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거란 의미다.
"두 사람이 들어오면, 같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두 사람도 지금 (지지율) 상황이 안 좋지 않나."

- 두 사람이 들어오면 안철수 지지율도 반등할 것이라고 보나.
"당연히 그렇다. 시너지 효과가 있다."

- 총선 직후 안철수와 당 지지율이 추락했다.
"리베이트 사건 때문이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국민에게 실망을 준 것이다."

- 손학규가 어떻게 입당할지 관심이 간다. 실무적 접촉이 있었나.
"나와 이야기는 계속 하고 있다."

- 이와 관련해 당명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나는 당명 교체는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 세력 대 세력이 만나는 거면, 손학규 입장에선 당명이 중요할 수도 있다.
"근데 손학규도 2년간 강진 토굴에서 생활했다. 완전히 변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인지 계산하고 그러진 않더라. 자기 지분, 세력 대 세력,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라."

- 최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났다. 김 의원은 2월 중에 중대결심을 하겠다는 기세다.
"허허허."

- 근데 박 대표가 국민의당 입당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해서 실제로 뭔가 변화가 있느냐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글쎄다. 김 선배(김 의원)하고 이야기는 나눴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자세히 모르겠다."

- 혹시 3월에 일어날 큰 변화 중 개헌도 있는 건가.
"나도 굉장히 강한 개헌론자지만…. 김 의원이 그 이야기를 하더라. '더불어민주당 120석 중 친문세력은 70석 밖에 안 된다. 나머진 개헌 찬성론자다. 그러니 친문세력 제외하고 (힘을 합치면 대선 전) 개헌이 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그런 순진한 말씀이다. (친문 외 의원이라도) 정당에 포함돼 있고, 그 당의 강자가 문재인인데 따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문 전 대표가 반대하면 안 된다."


태그:#박지원, #국민의당, #문재인, #손학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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