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 기사 한눈에

  • new

    버스요금 단일화 조치로 추가요금이 사라졌으니 단양군민들이 꽤 많은 혜택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양-제천간 버스노선이다. 추가요금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최장구
1960년대 말 인구가 9만 4천 명에 이르렀다는 단양. 지금은 인구가 3만 명에서 왔다갔다 한다. 나는 전형적인 단양의 외지인이다. 여기 온지는 5년 조금 넘는데 그때도 인구가 3만명쯤에 머물러 있었다.

그제나 지금이나 단양군청에서는 타지로부터의 인구유입을 제1 정책으로 삼고 있다. 3만에서 인구숫자가 2만대로 내려가면 이웃 제천시에 편입될 우려가 있어서다. 그런데 그게 좀 묘하다. 예를 들면 이번의 버스 요금 및 노선 조정 변경건 같은 것이 인구유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풍경이 수려하고 공기 깨끗, 몸 안좋아 이주한 사람들 많아

내가 살고 있는 적성면.(다음지도 캡처)
 내가 살고 있는 적성면.(다음지도 캡처)
ⓒ 다음지도 캡처

관련사진보기


우리집
 우리집
ⓒ 김진수

관련사진보기


우리집 샘물
 우리집 샘물
ⓒ 김진수

관련사진보기


우리집이다. 내가 사는 곳은 단양군 적성면 상리다.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이 아름답다고 해서 금수산이라고 이름 붙은 산자락이다. 정말 이곳은 풍경이 수려하고 공기의 깨끗함이 비교할 나위 없이 탁월하다.

내가 사는 이 집은 1년 전 몇 년의 연구 끝에 작심하고 지었다. 목조주택이라 몸에서 느끼기론 도심 시멘트주택과 차원을 달리 할 정도로 쾌적하다. 그 뿐인가! 우리집은 물이 풍부하다. 수원이 세 군데에 달한다.

원래부터 샘물이 있었는데 그 옆에 우물을 파서 사용하다가 최근 수도를 놓았으니 물사정은 지구상에서 가장 좋은 것 같다. 우리집은 전원주택단지에 있는데 개울을 끼고 있다. 이곳 공기가 맑은데다 개울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이 공기를 더 정화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집 뿐만 아니다. 여기로 이주한 외지인들 중에는 몸이 안 좋아서 거주하게 된 사람들이 많다. 몸이 좋아지는 게 당연할 정도로 천기와 지기가 훌륭하다. 이렇게 좋은 자연환경에 비해 교통환경은 그렇게 훌륭한 편이 못된다.

단양군청에서는 올해 1월 1일 단양-제천간 버스노선을 제외한 단양내 전 버스 노선에 대한 요금을 단일화하여 단양군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행정을 하였다. 내가 2014년 8월 10일 버스 요금 단일화에 관하여 민원을 올린 지 2년 5개월 만의 처사다. 당시 나는 이렇게 단양군에 민원을 올렸다.

"5일장을 즐겨보시는 많은 노인 주민들이 주로 버스를 타고 다니시는데 단양군 버스요금의 단일화만큼 노인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예를 들어 이곳의 관점에서 보면 매포장에 가는 교통비하고 단양장에 가는 교통비가 같아야 되는데 단양장에 갈 때는 버스 요금이 더 나오니 상당한 불편이 되지 않겠습니까?"

농촌인구 노령화로 농사 짓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들이다. 이들이 여기서 단양읍이나 매포, 경우에 따라서는 제천으로 버스를 타고 다닐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버스 요금 단일화는 단양군의 삶의 질 개선 차원에서 필수였다. 당시 단양군에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냈다.

"귀하께서 제안해 주신 단양군 버스요금 일원화는 현재 우리군에서 주민 삶의 질 향상과 편의를 위해 추경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요구하였으며, 예산이 반영되면 용역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향후 용역결과를 검토하여 버스요금 일원화 추진 여부를 검토하도록 할 것입니다."

당시 단양군의 답변이 긍정적이었기 때문에 나는 버스 요금이 금방 단일화될 줄 알았다. 그러나 버스 요금 단일화 시행까지는 2년 반 정도가 걸렸다.

단양군내 버스요금 단일화는 실현, 단양-제천간 요금은?

단양군에서 버스요금 단일화를 했지만 인접 제천시에 비하면 버스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 제천시는 버스요금 단일화와 함께 환승제도를 완비했다. 제천시는 각 정류장마다 전자버스운행판을 설치했다. 또한 제천버스 스마트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버스운행에 관해선 서울 못지 않은 환경을 구축했다.

단양군에서는 단양-제천간 버스요금을 기존 버스요금 체계로 가기로 결정하였다. 제천시와의 협의와 예산 문제로 인해 그러한 결정을 내렸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단양군의 인구유입에는 역행하는 결정이었다.

만약 단양군이 제천시에 속했다면 단양군민들은 제천에 갈 때 단일요금만 내면 되는데 제천과 단양이 분리된 지자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계속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단양-제천간 버스노선을 제외하고 단양내 32개 모든 버스노선요금은 성인 1300원(카드 1200원), 중고등학생 1000원(카드 600원), 초등학생 600원(카드 550원)의 기본요금만 내면 된다. 예전에는 기본요금 외에 km당 116.14원의 추가요금이 부과됐다.

버스요금 단일화 조치로 추가요금이 사라졌으니 단양군민들이 꽤 많은 혜택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단양-제천간 버스노선이다. 추가요금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에 최장구간의 경우 요금이 3500원에 달한다.

단양군청에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꽤 숫자가 많은 단양-제천간 통학생들과 매포읍 주민들은 이번 조치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단양-제천 버스 노선에서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은 매포읍 주민들이다. 매포읍 주민은 2016년 10월 기준 6439명으로 단양읍의 10994명에 이어 단양군에서는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제천이 가까워 중.고등학교를 제천에 많이 보낸다. 의료시설과 상권 때문에 제천에 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단양-제천간 버스 운행 횟수가 하루 22회나 달하는 이유다.

단양-제천을 오가는 통학생 중 한 명이 버스요금에 대한 불만을 민원으로 올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2015년 6월경 단양군에서 답을 올렸다.

"단양에서 제천까지 전체요금을 시내버스 기본요금으로 단일화시에는 너무 많은 예산이 요구되기 때문에 단양관내에서는 기본요금 1300원으로 단일화하고 단양군 경계지점에서 제천까지 요금은 구간요금을 받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다."

하지만 이 방안 역시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또한 적절한 예산 분배가 있었으면 이 문제도 이번 단일화요금 시행시에  이뤄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버스요금 단일화가 이뤄지니까 단양군민의 삶의 질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이에 고무되어 나는 버스노선 변경의 민원을 올해 제시하였다. 어느 정도 높아진 삶의 질은 더 높은 삶의 질을 원하기 마련이다.

더 편리한 노선 놔두고 왜? 노선 변경이 필요하다

단양군 지도(다음지도 캡처)
 단양군 지도(다음지도 캡처)
ⓒ 다음지도캡처

관련사진보기


내가 사는 적성 상리는 산들과 강으로 둘러싸여 교통수단이 아니면 타지에 가는 게 어려운 곳이다. 아직 도보길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찻길을 통해서만 이웃마을에 갈 수 있어서 이동에 상당히 불편하다.

이곳에서 타지로 가는 데 버스로 거쳐야 하는 곳은 매포읍이다. 이곳에서 단양읍에 갈 때는 매포읍을 거쳐서 가야 하는데 이게 돌아가는 길이다. 단양읍에 가는 가까운 길은 이곳에서 적성대교를 지나 단성면을 거치고 단양역을 들러 가는 길이다.

기존 노선은 적성대교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버스노선이다. 적성대교는 2009년 3월에 개통되어 그 장대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적성대교의 농어촌버스 운행은 하루에 왕복 1회에 불과하다.

매포를 거쳐서 단양에 가는 게 높은 재를 넘어야 하기 때문에 위험하고, 또 운행거리가 더 긴데다가 버스승객 숫자가 적성대교를 거치는 버스노선에 비해 훨씬 적을 것 같은데 운행은 반대다. 상리-매포읍 노선은 하루에 왕복 4회나 된다.

그러한 비상식적인 운행은 적성대교가 있는데도 벌써 9년째에 접어든다. 이에 대해 단양군에서는 원론적인 답을 해왔다.

"노선변경을 위해서는 인근 주민, 운수회사 등 의견 수렴을 하여 전체 버스운행 시간 조정이 필요합니다. 군민들이 원하고 필요한 곳에 모든 배차를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알려드리오니 농어촌버스 이용에 불편하시더라도 이점 양해를 부탁드리며 단양 관내 버스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하여 차후 교통량조사 용역시행시 적극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해 내가 올린 의견은 이렇다.

"너무 추상적인 답변이라고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언한 것은 기존 버스노선의 개별 군민이 느끼는 불편함 때문이 아니고 기존 버스 노선의 변경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데서 제언했음을 양지해주시기 바랍니다. 게다가 차후 교통량조사 용역시행을 언제 어떻게 해서 기존 노선의 변경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이 전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여러 모로 바쁘실 줄로 확신하지만 최대다수의 군민의 복지 추구가 군행정의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로서는 단양군에서 이 버스노선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없는 게 아쉬웠다. 적성대교 노선을 늘리면 적성면과 인근 단성면, 대강면 주민의 교류가 많아짐으로써 경제효과가 증대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에서는 적성면 주민들이 오로지 매포읍으로만 나갈 수밖에 없는데, 적성대교 노선이 늘어나면 단성면, 대강면으로도 쉽게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월악산국립공원과 단양유람선선착장이 있는 단성면, 소백산국립공원과 황정산자연휴양림이 있는 대강면 등 관광지나 관광지 식당엔 현지 주민들도 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가용이 없는 노령층 주민들은 지금의 부족한 교통환경으론 욕구를 누릴 수가 없다.

또한 적성면엔 금수산과 말목산이 있는데, 현재로는 매포읍에서만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적성대교 노선이 늘어나면 단양역에서 내려 손쉽게 적성면에 들어올 수 있다. 관광객의 접근성이 매우 좋아진다. 특히나 단양역에서 적성면으로 들어오는 길은 주변 경치가 빼어나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다. 그것을 활용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다.

또한 교통조건이 좋아지면 인구유입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거주지로서 탁월한 적성면 상리 일대의 외지인 유입이 가속화할 기회가 있는데 단양군은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인구 4만으로 가는 길을 단양군은 놓칠 것인가.


태그:#단양, #금수산, #제천 , #버스 , #공무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