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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 굴포누리 기후변화체험관 앞 굴포천에서 외가리가 먹이사냥을 하기 위해 붕어 떼를 습격하고 있다. 생태하천으로 조성한 뒤 사라졌던 붕어와 잉어가 다시 굴포천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호우가 오면 무용지물이다.<사진촬영 2015년 4월 30일>
▲ 굴포천 붕어 떼 부평구 굴포누리 기후변화체험관 앞 굴포천에서 외가리가 먹이사냥을 하기 위해 붕어 떼를 습격하고 있다. 생태하천으로 조성한 뒤 사라졌던 붕어와 잉어가 다시 굴포천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호우가 오면 무용지물이다.<사진촬영 2015년 4월 30일>
ⓒ 사진제공 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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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하천 굴포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중앙하천관리위원회를 열어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했다. 국토부는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중 국가하천 지정 고시를 할 예정이다.

굴포천은 인천 만월산 중턱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부평구와 계양구, 경기도 부천시와 김포시, 서울시 강서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 지방하천이다. 총연장 길이는 15.31㎞로, 이중 인천 8.75㎞, 경기 6.18㎞, 서울 0.38㎞이다. 유역 면적은 131㎢다.

유역의 40%가 한강 수위이하 저지대라 과거부터 집중호우 시 침수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 지대였다. 굴포천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한 게 굴포천방수로였고, 이게 이명박 정부 때 경인아라뱃길로 변질됐다.

인천시는 굴포천 국가하천 승격으로 정부주도의 체계적인 관리로 수질개선과 홍수조절 역할을 기대했다. 굴포천은 3개 광역시도와 5개 지차체(인천시 계양구•부평구, 경기도 김포시•부천시, 서울시 강서구)를 흐르다보니 이원화된 관리체계와 재원조달에 어려움으로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웠다.

이에 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2008년부터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국가하천 승격을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국가하천 승격으로 굴포천의 홍수방재와 수질개선 위한 대규모 사업은 정부가 맡고, 하천 정화 등의 소규모 유지관리 사업은 해당 유역 지자체가 정부 예산을 지원 받아 관리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국가하천 승격으로 굴포천 전 구간에 대한 관리방안이 수립되면 치수 안정과 수질개선으로 오염하천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굴포천에서 아라뱃길-한강으로 이어지는 쾌적한 친수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굴포천 상류 오수와 우수 따로 흐르게 해야

현재 굴포천은 복개된 상류구간에 오수와 우수가 함께 섞여 흐르기 때문에 비가 20㎜이상만 오면 오수가 부평구청 앞에 설치한 차집시설을 넘어 그대로 굴포천으로 유입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2007년 450억 원을 들여 굴포천 본류 시점에 해당하는 부평구청 앞 부터 하류에 해당하는 부천시 송내대로와 접하는 곳까지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이때 한강 물을 관로로 끌어와 부평구 갈산동에서 흘려보내 부평구청 앞을 지나 하류로 흐르게 했는데, 앞서 지적한 것처럼 비가 20㎜이상만 오면 복개한 상류구간에서 오수와 우수가 차집시설을 차 넘치기 때문에 450억 원을 들인 자연형 하천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올해 2월 굴포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부평구는 ‘강우량이 적어 용존산소량(=물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부족한 겨울인데다, 폐사 물고기가 발견되기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려 굴포천과 연결된 차집관로로 흘러가야할 오폐수가 굴포천으로 넘치면서 용존산소량을 더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 굴포천 집단 폐사 올해 2월 굴포천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부평구는 ‘강우량이 적어 용존산소량(=물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이 부족한 겨울인데다, 폐사 물고기가 발견되기 며칠 전 비가 많이 내려 굴포천과 연결된 차집관로로 흘러가야할 오폐수가 굴포천으로 넘치면서 용존산소량을 더 낮췄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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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하천 지정 시 장기적으로 복개된 상류구간을 복원하는 게 요구된다. 우선 오수와 우수를 분리해 오수는 관로를 매설해 부평구청 앞 차집시설로 흐르게 하고, 우수만 굴포천에 흐르게 하면 비가와도 오수가 굴포천에 유입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굴포천의 중·하류 지역의 경우 주거단지와 공업단지에서 굴포천 지류로 배출 된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오니와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굴포천 지류는 목수천·세월천·산곡천·삼정천 등이다.

이들 지류에 유립 된 생활하수와 공장폐수가 따로 차집 되지 않고 굴포천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되면서 오니가 쌓이고 있다. 특히, 하류는 퇴적된 오니를 한 번도 준설한 적이 없어 수질오염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즉, 굴포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해 정부가 수질개선을 하더라도, 굴포천 본류로 흘러드는 지류하천을 정비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지류를 '지방소하천'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수지 다름없는 '굴포천 하류' 하폭 정비 시급

또한 2011년 10월 경인아라뱃길(=아라천) 준공으로 굴포천의 유로가 경인아라뱃길 지하를 'U'자 형태로 기이하게 흐르고, 하류로 갈수록 하천의 폭이 좁아지면서 흐름이 정체 돼 오니가 누적되면서 '설상가상'으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

하천은 하류로 갈수록 하폭이 넓어야하는데, 굴포천은 귤현보 수문을 통과하면서 급격하게 좁아진다. 게다가 경인아라뱃길 구간을 지날 때는 지하 6m 아래 터널을 통과한 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야한다.

이 때문에 굴포천 하류는 저수지나 다름없다. 병목현상으로 하천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보니 하류에 오니가 쌓이기 마련이고, 이로 인해 수질이 오염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하류가 정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굴포천 하류 중간에 있는 굴포하수종말처리장(=북부수자원생태공원)에서 수처리한 뒤 굴포천으로 방류하는 물은 오염 된 저수지에 계속 물만 채우는 격이다.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의 생활하수 100%, 그리고 부천시 하수의 60%는 차집관로를 따라 굴포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 된다. 그런데 여기서 정화 된 하수가 하류의 오염 된 물과 섞이고 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귤현보 인근 수문부터 굴포천 종점인 김포시 신곡펌프장까지의 하폭을 넓혀, 굴포천 하류의 물이 원활하게 종점까지 흐를 수 있게 하는 게 국가하천 승격 후 정부가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굴포천, #굴포천 국가하천, #경인아라뱃길, #귤현보, #굴포천 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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