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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관, 왼쪽부터 고상만 대한변협재심법률지원 소위 부위원장, 김혜숙 전 안산투명협 사무국장, 송병춘 변호사, 최순영 전 국회의원,황인성 한신대 교수, 배외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안양지회장
 시민감사관, 왼쪽부터 고상만 대한변협재심법률지원 소위 부위원장, 김혜숙 전 안산투명협 사무국장, 송병춘 변호사, 최순영 전 국회의원,황인성 한신대 교수, 배외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안양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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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감사관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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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서류를 작성하여 설립자의 부친, 장인 및 장모에게 입금하는 방법으로 2억 764만 5000원 부당집행.'

'설립자 부친(85세)을 직원으로 등록하여 매월 200만 원을 세금 공제 없이 지급하는 것으로 서류상 꾸며놓고 실제로는 제삼자에게 송금.'

경기도 유치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경기도 시민감사관들이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2월까지 경기도 사립 유치원 6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감사결과를 '중간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 기자들뿐만이 아니라 감사 대상인 유치원 원장들도 찾아와 감사 결과 발표를 경청했다.

경기도 사립 유치원은 총 1100여 곳이다. 감사를 진행한 지역은 경기도 31개 시·군 중 연천, 포천, 가평, 여주, 양평을 제외한 나머지 26개 지역 유치원 중 규모가 큰 곳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감사를 진행한 60곳 모두 회계 관리가 부실했다. 그중 약 80%는 정도가 심했다.

운영자인 원장이 월 1천만 원이 넘는 고액 급여를 받아가는가 하면, 배우자와 아들딸, 심지어 친인척까지 유치원 운영에 참여시켜 각종 명목으로 많은 급여를 챙겼다. 이들 중에는 근무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유치원비로 성인용품을 구매한 어처구니없는 사립 유치원도 있었는데, 한 시민 감사관은 이 일을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운영자인 원장과는 달리, 대부분의 유치원 교사들은 노동자 최저 임금에 근접한 박봉과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침 7시에 출근해 통학지도를 하고 점심도 아이들 식사 지도를 하느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린이들 급식비가 한 끼에 1천 원도 되지 않은 곳이 있을 정도로 급식의 질과 안전성에도 구멍이 뚫려 있었다. 영양사 1명이 5개 유치원을 관리하는 등 식단관리가 부실한 곳도 있었다.

감사를 진행하는 동안 감사 공무원을 협박하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의 감사 방해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시민감사관은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직접 압력을 넣은 적도 있다. (감사하기) 정말 힘들었다"고 밝혔다.

"어떻게 적절하게 지원할 것인지 검토 없이 누리과정 지원한 게 원인"

시민감사관들은 이처럼 사립 유치원 회계 관리가 부실한 원인을 '그동안 운영비는 지원 하면서도 회계 감사를 하지 않은 탓'으로 보았다. 경기도 교육청은 사립 유치원에 2014년에 5153억 원, 2015년에는 5546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학교 법인이 아니더라도 개인이 사립 유치원을 운영할 수 있어, 원장 등이 사적으로 유용하더라도 횡령죄 등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와 관련 최순영 시민감사관(전 국회의원)은 "누리과정을 어떻게 적절하게 지원할 것인지 검토하지 않은 채 진행하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 감사 결과가) 누리과정의 적절한 지원방법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란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감사결과를 중간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6월부터 시민 감사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7명으로 구성했다. 그 중 안태원 전)국민권익위원회 사무관은 감사관실에서 상시근무하고 있다. 송병춘 변호사가 대표직을 맡고 있고, 황인성 한신대 교수, 최순영 전 국회의원, 배외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안양지회장, 김혜숙 전 안산투명협 사무국장, 고상만 대한변협 재심법률지원 소위 부위원장이 시민감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그:#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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