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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12일 경기 수원 굿모닝하우스(구 경기지사 공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말로는 대선이 최종목표가 아니라고 했지만, 대선 얘기를 안 물어볼 수 없었다. 당장은 아니라고 해도 정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권이니까.

- 10월 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의원을 야권의 잠재후보군 중에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도 새누리당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나 아니면 유승민 의원을 꼽지 않겠나? 가장 무시무시한 후보는 주류의 벽을 뚫고 나오는 사람이다. 안 지사가 문재인 전 대표를 깨고 본선에 올라와봐라. 정말 막강해지지."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돌풍'에 대해서는 "이 시장이 국민의 답답한 가슴을 사이다처럼 뚫어준 게 분명히 있긴 하다. 하지만 앞으로 지지율이 그렇게 안 나올 거다"고 잘라 말했다. 질문은 짧았지만 답변은 길게 이어졌다.

"이재명, 갈증 해결 못하고 몸에도 안 좋은 사이다"

- 이유는?
"사람들은 대통령을 뽑을 때 과거에 대한 청산과 미래에 대한 비전, 이 두 가지를 본다. 탄핵안 가결까지 사람들의 관심은 과거 청산이었다.

이 시장은 과거청산 국면에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할 때 시원하게 뚫어줄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이 상승한 거다. 사이다는 탄산음료 아닌가? 시원하고 달작지근하고 톡 쏘고. 그러나 사이다는 갈증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몸에도 안 좋다. 장기간 복용하면 건강에도 엄청나게 해롭다. 탄산음료의 한계가 뭔가? 당장 목마르고 땀나고 답답할 때 한 잔 하면 시원하지만 그 때 뿐이다. 지금 이 시대는 물이 필요하다. (우리는) 시원한 물이 되고싶다.

이제 헌재 결정으로 마무리해야 할 과제가 있지만, 앞으로의 관심은 미래의 비전으로 갈 것이다. 이 시장이 지금까지 내놓은 정도의 이야기로는 (미래의 지도자로) 판단할 게 없다. 오늘 인터뷰 때 당연히 물어볼 것 같아서 그 동안 어떤 주장 했나 찾아봤더니 별로 없더라.

기본소득은 미래 어젠더로 충분히 토론 가능한 주제다. 그러나 성남시에서 하는 청년수당은 비현실적인 산수다. 급진적으로 추진하기는 위험한 정책이다. 19~24세를 위한 정책을 5조 원 정도 들어 하자는 건데, 재정 여건이 상당히 좋은 시에서는 할 수도 있지만, 경기도 전체에는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반대했다. 외교 정책은 중국과 미국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딱 그 얘기까지다. 그 외 정책은 판단할 게 없다. 대선후보로 평가할 미래비전이 없다."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야당을 비판하는 기회마다 문 전 대표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는다.

- '수구적 보수와 퇴행적 진보 모두 청산 대상'이라는 메시지를 자주 던진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포함되나?
"퇴행적이라고 얘기할 정도는 아닌데, 문 전 대표에게서 박근혜 대통령의 진보 버전 같은 모습을 본다. 박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우라 속에서 성장한 것처럼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우라에서 성장한 분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것같다. 리더십이나 어젠더 설정하는 걸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해 한참 부족해 보인다. 박 대통령처럼 공사를 구분 못한다고까지는 할 정도는 아니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 그래도 국민의당 안철수와 함께 여소야대 20대 국회를 만든 견인차 아닌가?
"그건 박 대통령이 준 선물이라고 봐야 한다. 문재인은 저보다 10배 이상 지지율 나오는 분이지만 지금의 야당은 박 대통령 덕에 다수당 된 거다."

"단기전이라면 민주당 후보는 문재인, 그래도 해볼만 하다"
 
- 그렇다면, 민주당의 최종후보로 누굴 예상하나?
"대선이 당초 예정대로 내년 12월에 치러진다면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1년간의 장기 레이스에서 안희정, 김부겸 등 새 인물의 부상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단기전에서는 문재인이 되지 않겠나? 그게 현실이니까. 민주당은 이미 문재인으로 대선을 치르기 위해 조직적으로 짜여진 정당이다. 이재명 시장의 올라가는 지지율도 이걸 넘기는 어렵다."

- 상수가 정해져 있으면 거기에 대응할 보수진영의 묘수도 있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보수가) 질 가능성은 80~90%다. 하지만 정치권은 늘 의외의 상황이 벌어지는 곳이다. 상대방의 실수도 변수에 놓아야 한다. 누굴 너무 좋아해서 찍는 사람들보다는 저놈만 안됐으면 하고 찍는 사람이 많은 게 선거판이다. '민주당 후보로 문재인만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절반이라면 해볼 만하다."

- 노무현과 이회창이 맞붙은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대변인이었다. 그때도 그런 느낌이었나?
"그렇다. 트럼프와 힐러리가 붙은 미국 대선도 딱 2002년 우리 대선이더라. 미국인들은 월스트리트 자본의 독식에 분노했다.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중산층을 타격한 시스템 위에 얹혀 있는 사람이 힐러리라고 생각한 거다. 트럼프는 좌충우돌이었지만, 전혀 다른 변화를 추동했기에 이겼다. 내가 사실 미국 대선 내기로 돈을 좀 땄다. 민주당 원혜영 의원이 문재인에 대해 '무난하게 대선후보 되면 무난하게 진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상대라면 해볼 만하다."

- 4년 전 박 대통령도 후보가 되는 과정은 무난하지 않았나?
"그때는 김종인이라는 변화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등 몇 가지 변수가 있었다. 나중에 사기쳤다는 얘기 나올 정도로 '센 정책들'도 내놨다. 문재인이 변화하느냐 안 하느냐는 그분에게 달렸다."

- 상대방에 약이 되는 팁을 많이 줬다.
"(웃음)"

- 여권의 대선주자로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가?
"반 총장은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뛴다면 (보수진영이) 이길 수 있다."

-감독이라는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거의 망해가는 이 보수진영을 꼴통보수와 구별해서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보수로 바꾸어내는 감독 역할을 하는 거다."

- 의외의 주문이다.
"그분이 역할을 맡는다면 그게 제일 파워풀할 거다."

"새누리당 돌아오라고? 이정현의 황당한 블랙코미디"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12일 경기 수원 굿모닝하우스(구 경기지사 공관)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남소연
- 정치권에 외교전문가가 들어온다고 영이 설까?
"반드시 정치권에 들어올 필요는 없다. 반 총장이 '나는 대선출마 안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 그럴 만한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대한민국의 주체로 서야합니다'라는 얘기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많이 될 거다."

-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나?
"아니면 말고(웃음)."

막간을 이용해서 이런 질문도 했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2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남경필, 김용태가 지금이라도 정리하고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하겠다'고 했다.
"(박장대소하며) 최근 들어본 것 중에서 가장 멋진 블랙 코미디다. 황당한 블랙코미디다. 정말 그렇게 얘기했나?"

남 지사는 개헌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봤다.

- 11월 29일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헌이 필요하다면 어떤 내용의 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보냐"는 물음에 "그때가서 이야기하겠다"고 답했다.
"그땐 개헌 이야기 할 때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도 아닌 것 같다."

- 개헌 동력이 생길 수 없다고 보나?
"앞으로 대선 후보들의 약속이 될 것이다."

- 개헌하더라도 차기 정권에서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원집정부 같은 어젠더로 사람들이 모일 가능성은 있다. 대선 후보는 자신이 선호하는 권력구조를 공약하고, 21대 총선과 함께 개헌 완성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간다고 하면 그런 매개체를 가지고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지금이야 어떻게 하겠나?"

- 국회 내 개헌 특위의 역할은?
"연구와 과제를 많이 해왔다면 (개헌 분위기를) 이어갈 수는 있겠다. 사견으로는 대통령제와 의회의 협치라는 경기도형 모델이 개헌의 올바른 답이라고 생각한다."

- 선거구제 개편으로 양당 구도를 바꿔보자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대선 전에 할 수 있을까? 올해 인터뷰할 때마다 12월 이내에 선거구제 개편이나 하자고 했는데, 최순실 사태 터지고 나서 11, 12월 다 보냈으니. 하려면 지금도 할 수 있다. 복합 선거구제는 누군가 총대 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태그:#남경필, #이정현,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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