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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종구 유승민 주호영 황영철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 새누리당 이종구 유승민 주호영 황영철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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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비박근혜)가 오는 9일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킬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탄핵 찬성 명단 등을 공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비주류 중심의 '당내당(黨內黨)' 격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표·실무자 회의를 열어 이러한 논의 결과를 밝혔다. 대변인 역할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우리 비상시국회의는 탄핵이 가결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이 탄핵 표결 전 4차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조기 퇴진 입장을 밝히더라도 탄핵 표결 참여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그는 "여러 가지 논의 끝에 이제 대통령의 4월 조기 퇴진(입장 표명)은 국민에게 거부 당한 카드라고 보았다"라면서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읽었기 때문에 이 난국을 풀어 갈 해법은 탄핵 절차에 들어가는 것 밖에 없다.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발표하더라도 탄핵 절차는 거부할 수 없는 요구"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퇴진 시기를 (4월 말보다) 앞당겨도 (탄핵 찬성 입장에) 관계 없느냐"라는 질문에 "전혀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황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헌법과 법률이 정한 탄핵 절차에 임하겠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오는 9일까지 어떠한 '사정변경'이 있더라도 탄핵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한 것이다.

여당 내 탄핵 찬성파가 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당장 이날 회의만 하더라도 지난 4일 "여야 합의가 없다면 9일 탄핵에 조건 없이 참여하겠다"고 합의했던 29명에 속하지 않았던 신상진 의원도 참석했다. 즉, 비상시국회의 참석자만 따져도 최소 30명의 탄핵 찬성파가 확보된 셈이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여당 내 탄핵 찬성파가) 35명이라고 일관되게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친박(친박근혜) 일부도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는데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탄핵 찬성파가) 늘어가고 있는 것은 명확하다. 저에게 개인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친박 의원은) 세 분이 말해주셨다"면서 "다만, 9일 이전에 대통령 담화가 있다면 그런 분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몰라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탄핵 부결시 닥칠 책임론 피하기 위해 '명단 공개' 가능성 시사

무엇보다 비주류의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낸 것은 "필요하다면 (탄핵 가결을 위해) 준비돼 있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줄 수도 있다"고 한 대목이다. 앞서 함구해 왔던 탄핵 찬성 명단 등도 공개할 수 있다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탄핵이 부결될 경우 예상되는 책임론을 비상시국회의가 뒤집어쓰는 사태를 막기 위한 방편임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황 의원은 "탄핵을 부결시켜서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말들이 들리고 있다. 국민 앞에서 장난치지 않길 바란다"라고 주장했다. '명단 공개 가능성'을 거론한 까닭을 물었을 때는, "비상시국회의가 탄핵안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 지는 좀 더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경 의원도 "벌써부터 야당에서 탄핵 결과를 놓고 이런 저런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탄핵 표결 후에 있을 논란에 대비해서 (비상시국회의가) 명백하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려고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탄핵을 부결시켜서 정치적 이득을 얻고자 하는 세력'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친문(친문재인) 세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권성동 의원은 "비상시국회의는 이번 탄핵 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고 표 확보를 위해 물밑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문재인 세력은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내 촛불시위 등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권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 세력들이 국회의원들의 의사 결정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국회 내에서 촛불집회를 하면서 위대하고 양심적인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 역시 "국회 내에서의 집회는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헌법기관으로서의 국회의원들의 (찬반 선택) 권리가 압박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9일 국회 경내 개방 요구와 관련해서는 "많은 국민들이 국회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평화적이고 질서 있는 집회 속에서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잘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뒤 정병국 의원 등과 함께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 비상시국회의 참석한 김무성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 뒤 정병국 의원 등과 함께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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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오후 예정된 당 의원총회에서 이러한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동참을 설득할 계획이다.

황 의원은 "이런 결정을 왜 내렸는지에 대해 동료 의원들께 성의 있게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매번 (의총처럼) 초선 의원들이 먼저 나가서 발언하지 말고 (김무성·유승민 등) 대표자들이 먼저 나서서 당위성 등을 잘 설명하자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친박 홍문종 "대통령 담화 나오면 비박 10명 마음 움직인다"

반면, 친박 주류 측은 여전히 탄핵 가결 가능성을 낮게 점치며 '저항'을 예고하고 있다.

홍문종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비주류 강경파가 4일 회의를 주도하면서 비주류 안에서의 온건파 목소리가 묻혔다"면서 "만약 대통령이 (9일 이전에) 명확한 표현으로 담화를 하고 당론을 정하면 비주류의 마음도 열 몇 표까지 움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현재 비상시국회의 측에서 예고한 탄핵 찬성파 35명 중 최소 10명이 반대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홍 의원의 예고대로라면,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라는 가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게 된다.

그는 '친박계 의원들도 탄핵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지적에는 "비주류의 마음도 변하고 있다"면서 "저도 (확인해보니) 비주류 의원들 중에서 야당에서 발의한 이상 탄핵에 참여할 수밖에 없지만 찬반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분들도 몇 분 계셨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탄핵이 부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는 사회자 질문에도 "솔직하게 말하면 50 대 50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조만간 대국민담화 등을 통해 조기 퇴진 시기를 밝힐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이와 관련, 그는 "아마 대통령께서 오늘쯤 무슨 말씀을 하시리라고 생각하고 계셨던 것이 아닐까"라며 "좀 더 파격적인 그런 말씀을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파격적인 게 뭐냐"는 질문에는 "(4월 말 퇴진-6월 말 대선) 당론보다 (퇴진 시기를) 더 당길 수 있다. 이런 표현이라든가 그런 말씀 아닐까"라며 "대통령께서 담화를 하시면 그 담화 내용을 갖고 (당내서) 갑론을박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태그:#새누리당, #박근혜, #탄핵, #김무성, #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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