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지방경찰청이 23일 부평구 부평역 인근 문화의거리 입구 삼거리에 부평로를 횡단할 수 있는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 부평문화의거리 인천지방경찰청이 23일 부평구 부평역 인근 문화의거리 입구 삼거리에 부평로를 횡단할 수 있는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 김갑봉

관련사진보기


인천지방경찰청이 23일 부평구 부평역 인근 문화의거리 입구 삼거리에 부평로를 횡단할 수 있는 횡단보도를, 설치요구 12년만에 설치했다. 인천경찰청은 또 부평역 시장로 초입에 횡단보도 1개를 추가했다.

문화의거리 횡단보도는 12년 전 부평평화복지연대와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부평동아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민주노동당 등이 장애인과 임산부, 노약자 등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횡단보도 설치를 주창한지 12년 만에 설치됐다.

문화의거리 입구 3거리와 부평역광장 일대 횡단보도 설치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보행약자의 보행 편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 예방 차원에서 그동안 숱하게 제기된 민원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지하도상가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지난 2000년 10월 27일 대법원(98두 8964)은 '횡단보도가 설치될 도로 인근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자에게 횡단보도의 설치에 관해 특정한 권리나 법령에 의해 보호되는 이익이 부여돼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월 '지하도상가 상권과 관련돼있어 횡단보도를 설치하지 않는 것은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인천지방경찰청에 동인천역지하상가와 석바위지하상가 지상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라고 주문했고, 인천지방경찰청은 올해 5월 동인천역 앞에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그 뒤 지난해 7월 부평문화의거리상인회와 동아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자유총연맹부평구지부, 유제홍 시의원(새누리당, 부평2) 등이 횡단보도 설치를 다시 요구해, 쟁점으로 부각했다.

하지만 지하도상가 측은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등, 보행약자를 위한 시설이 있는 데다, 지하보도로 다니는 게 더 안전하다며, 횡단보도 설치에 부정적 의견을 인천경찰청에 전했다.

양측 의견을 접수한 인천경찰청 심의위원회는 대법원 판례와 국가인권위의 결정을 토대로, 국민의 기본권인 보행권이 더 우선한다고 보고, 지난해 9월 부평역 인근 부평로 4곳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쪽으로 의결했다.

다만, 지난해 의결 때 부평문화의거리 입구 3거리에서 부평로를 횡단하는 보도와 부평역광장 동쪽에서 경원로를 횡단하는 보도가 누락 돼 반쪽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 문화의거리 입구와 부평역 시장로 입구에 횡단보도를 설치함으로써 부평역광장 일대 보행환경이 크게 개선 될 전망이다.

최근 3년간(2013~2015년, 도로교통공단) 인천 주요 지점 무단횡단 사고 통계를 보면, 무단횡단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무려 219명(사망 17명, 중상 196명, 경상 6명)에 이른다. 대부분의 무단횡단 사고는 중상 이상 사고였다.(관련기사: 인천 무단횡단 교통사고 다발지역 어디?)

이중 부평역광장 일대에선 중상 10명과 경상 1명 사고가 발생해 작전역사거리(사망 2명, 중상 10명) 다음으로 불명예를 차지했는데, 이번에 횡단보도가 추가 설치 돼 이 또한 개선 될 전망이다.

실제로 횡단보도 설치는 보행사고를 줄이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이 지난해 5월 동인천역 남광장 앞 교차로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후 무단횡단이 사라지고 보행 중 교통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박기훈 교수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교육과 함께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해 무단횡단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한 뒤 "더 근본적으로는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횡단보도의 간격을 좁혀 차량들의 과속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 나아가 도시 공간정책을 차 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전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와 인천지방경찰청에 횡단보도 설치를 이끌어낸 유제홍 시의원은 "우선 보행권은 시민의 권리다. 횡단보도 설치는 시민들의 권리를 찾는 일이다"며 "부평역광장 동쪽 삼화고속정류장 앞에 경원로를 횡단할 수 있는 보도까지 마무리 짓겟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횡단보도 설치로 동아아파트 주민들이 부평시장가기가 더 수월해졌다. 또한 부평구가 추진하려는 '차 없는 거리' 사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한 뒤 "지하상가에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버스정류장을 계획 중인데, 지하상가와 문화의거리, 전통시장 모두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 문화의거리, #횡단보도, #무단횡단 사고, #인천지방경찰청, #유제홍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