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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가 끝난 후 학생과 시민 1천여 명이 ‘다 밝혀라! 세월호 7시간!’ ‘내려와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이 아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거리 촛불행진을 하고 있다.
▲ "박근혜는 하야하라"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가 끝난 후 학생과 시민 1천여 명이 ‘다 밝혀라! 세월호 7시간!’ ‘내려와라! 박근혜!’ ‘대통령은 1+1이 아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거리 촛불행진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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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해 / 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해 / 순실이를 옆에 끼고 말아먹은 박근혜야 / 거짓 사과 오리발로 제아무리 버텨도 / 동네방네 일어서는 국민들을 이길쏘냐 / 내려와라 당장(내려와라 당장) / 하야하라 당장(하야하라 당장) /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려나 주세 (간주) 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해 / 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하야해(박근혜는 하야하라!)" - '박근혜 하야송' 중에서

늦가을 어둠이 찾아들자 저마다 든 초에서 오렌지 빛이 일어났다. 옆 사람에게 불을 옮기고, 촛농에 손을 털며 또 다른 이에게 불을 옮기자 어둠은 이내 밝아졌다. 학생과 시민들은 촛불을 옮겨 붙이며 '아리랑 목동'을 개사해 붙인 '박근혜 하야송'을 합창했다. 노래가 울려 퍼진 안산 상록수역 광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학생과 시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로, 하나의 마음으로 때로는 간절하게 때로는 파안대소하며 불렀다. 일찍 찾아든 한파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시민들의 노래는 손마다 들린 촛불위에서 축제처럼 타올랐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안산시민연대 주최로 9일 오후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다 밝혀라! 세월호 7시간! 내려와라! 박근혜! 가자! 11·12 민중총궐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부와 중·고등학생,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광장 한 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처리를 묻는 스티커 게시판과 '나도 시국선언'이라는 제목의 시민게시판이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우리의 행동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손 팻말과 촛불을 들고 있다.
▲ '세월호 7시간은?'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서 학생과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손 팻말과 촛불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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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시민들이 '이게 나라냐' '박근혜 퇴진' 등이 적힌 손 팻말과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난타인안산'의 난타공연으로 안산시민 시국대회의 막이 올랐다.

노세극 416안산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박근혜의 7시간을 못 밝힌다는 게 말이 되나. 박근혜가 청와대에 있는 이상 세월호 진상규명은 절대로 안 된다"며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서도 박근혜는 반드시 퇴진시켜야 한다. 사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물러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해란 엄마의노란손수건 공동대표가 한 소절씩 알려준 '촛불노래방-박근혜 하야송' 배우기는 때 아닌 웃음꽃을 피우며 진행됐다. 시민들은 노랫말 중 '내려와라 당장'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부를 땐 함성과 함께 '박근혜 하야!' '박근혜 하야!'를 연호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자유발언에서는 고등학생과 주부가 연단에 올랐다.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는 심정을 절절하게 털어 놓으며 박근혜 퇴진과 처벌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발언 중간 중간 "옳소!", "맞습니다!" 등으로 맞장구를 치며 환호하거나 촛불을 흔들었다.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예령·윤영우 학생과 송승연씨(왼쪽부터)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서 자유발언에 나선 한예령·윤영우 학생과 송승연씨(왼쪽부터)가 이구동성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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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의 미래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중요하고, 대한민국이 존재해야 저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행동해 주세요! 진짜 민주주의를 보여 주세요! 힘을 모아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바로 잡아 주세요! 학교에서 리더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리더입니다. 잘못을 회피하지 말고 진실을 말씀하신 후 타당한 처벌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 윤영우(성포고 3학년)

"박근혜씨에게 책임을 촉구합니다. 세월호 참사 때 사라진 7시간에 대한 수사와 국회와 대통령의 더딘 대응에 대한 책임, 백남기 농민을 죽음으로 몰은 살인정권에 대한 책임, 국민을 떨게 한 사드배치와 국민을 힘들게 한 혈세의 책임, 헌법유린과 국가기밀을 유출한 국정농단의 책임에 대해 빠짐없이 청렴한 수사를 받으세요. 모든 책임을 안고 하야하세요. 그리고 국민에게 권력을 반납하세요. 우리의 행동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몸부림입니다." - 한예령(성안고 3학년)

"제가 바라는 건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고 돈 있거나 돈이 없거나 누구나 인간으로서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평한 세상입니다. 저는 지금 제 아이에게 정의가 살아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대통령이라도 잘못하면 처벌받고 책임진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니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도 국민의 힘입니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우리 함께 이뤄냅시다!" - 송승연(반월동 주부)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제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청년학생과 노동자, 농민들이다"며 "사람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돈과 권력을 처벌하기 위해 민중총궐기에서 대한민국의 주인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보여주자.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구속해 그 죄과를 만천하에 밝히는 길에 언제나 유가족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시국대회를 마친 1천여 명의 시민들은 방송차를 앞세우고 '다 밝혀라! 세월호 7시간!' '내려와라! 박근혜!' '언니, 끝났어 내려와' '대통령은 1+1이 아니다' '5%면 핸드폰 배터리도 바꾼다' '사사로운 연은 이어 나가시고 나라와 연을 끊으세요' 등이 적힌 손 팻말을 들고 가두 촛불행진에 나섰다.

시민들이 가두행진을 하는 동안 "다 밝혀라 7시간!", "내려와라 박근혜!" "나라 같지 않은 나라 박근혜는 하야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자 연도에 서 있던 시민들은 박수를 치거나 "하야하라!", "잘한다!" 등을 외치며 힘을 실어줬다.

상록수역을 출발해 상록초교~본오중~먹자골목~상록수역으로 되돌아온 촛불행진은 오는 12일 민중총궐기를 기약하며 마무리됐다.

박근혜 퇴진 안산운동본부 출범 "새누리당은 해체가 답"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 앞서 출범한 ‘박근혜 퇴진 안산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한 후 “박근혜는 하야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9일 오후 안산 상록수역 광장에서 열린 안산시민 시국대회에 앞서 출범한 ‘박근혜 퇴진 안산운동본부’가 기자회견을 한 후 “박근혜는 하야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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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산시민 시국대회에 앞서 40여 개 안산지역 주민·시민사회·노동·정당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안산운동본부'가 출범 기자회견을 가졌다.

안산운동본부는 출범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무능력, 무책임, 오만무도함으로 시종하며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국가 변란에 준하는 사안들에 대한 대응에 철저하게 무력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방불명 등 박근혜 정권 자체가 참사와 관련된 의혹으로 점철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진상규명에 대한 철저한 방해 행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각 개편이나 청와대 비서 몇 사람 잘라낸다고 국정농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국민적 분노가 희석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큰 오산"이라며 "국정농단과 민주헌정질서 파괴, 그리고 각종 추악한 불법·비리의 몸통이 박근혜인데, 몸통을 가만히 두고 깃털 몇 개를 뽑아낸다고 해서 비상한 시국이 수습될 리 없고 범국민적으로 솟구치는 분노가 수그러들리 없다"고 주장했다.

안산운동본부는 "아울러 진실규명을 방해하고 청와대를 옹호하기 바쁜 새누리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새누리당은 해체가 답"이라며 "또한 당리당략에 따라 고민하며 어정쩡한 태도로 국민들 뒤꽁무니나 쫓아가려는 야당들에 경고한다. 국민의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 싸우지 않는다면 야당도 완전히 버림받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태그:#박근혜 하야, #안산시민 시국대회 , #11월 12일 민중총궐기, #박근혜 퇴진 안산운동본부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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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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