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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2017 성남시 시민참여예산축제에서 최근 '영창'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김제동 "국감 나가겠다, 감당할 수 있겠나?" 김제동이 2017 성남시 시민참여예산축제에서 최근 '영창'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 권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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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전화가 왔어요, 웬만하면 아무나 눈에 띄면 사모님이라고 해라."

모든 사건의 시작이었다. 지난 5일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군 간부의 와이프를 아주머니라고 불러서 영창에 다녀왔다'는 방송인 김제동씨의 1년 전 영상을 틀며 이는 군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일이라며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지시로 김제동씨가 영창에 다녀왔는지 재조사가 진행됐고 14일 국방부는 영창에 다녀온 기록이 없다는 최종 발표를 했다. 또한 김제동씨가 다녀왔다고 밝힌 군기교육대 역시 다녀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김제동씨와 함께 군생활을 했던 예비역 13명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소식이 같은날 오후 경향신문을 통해 전달됐다. 백승주 의원도 기다렸다는 듯 김제동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쯤되면 거의 민간인 사찰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짜 다녀왔는지 다녀오지 않았는지 간에 한 연예인의 군생활이라는 사생활까지 국정감사에서 조사한다는 것이 민간인 사찰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는가. 어느 연예인의 과거 군생활이 국정감사에서 조사해야할만큼 대단한 중대사안인지 의문이 든다.

터질 것이 터졌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 가수 이승환 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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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공개됐다.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 성명에 동참했던 연예인과 박원순, 문재인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의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공개됐다.

김제동씨의 국정감사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밖에 없다. 김제동씨는 고 노무현대통령 영결식의 사회를 본 것을 시작으로 등록금인하 대학생 시위 참석, 세월호참사 이후 유가족들과의 끊임없는 연대, 국정교과서 논란 당시 1인 퍼포먼스, 최근엔 고 백남기농민 빈소방문까지 끊임없이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고 현장에 나타났다. 이미 과거 한 차례 민간인 사찰을 받았던 기록도 있다. 김제동씨의 화려한 과거는 현 정부에게 눈엣가시로 보일 수밖에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김제동씨의 지난 성주 발언은 웬만한 정치인들보다 더 나았다. 그의 언변과 내공은 현역 국회의원 못지 않는듯 시원했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훌륭했다. 김제동씨 개인에게 있어서 지속적인 사회적인 발언은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예능에서만 착실하게 활동했다면 국민MC로 거듭났을정도로 잘했을 그였음에도,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끊임없이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

백승주 의원의 증인채택 발언을 시작으로 일베와 종편에서는 김제동 마녀사냥에 나섰다. 지난주 라디오, 시사채널에서는 여야 의원 혹은 여야로 성향을 나눠 김제동씨의 발언에 대한 토론들이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러면서 방산비리는 점점 잊혀졌다.

계속 터지는 방산비리

좌초되거나 침몰한 대형 선박을 구조하기 위해 '통영함'을 만들고도 세월호 구조에는 투입하지 못한 사실을 다들 기억하고 있다. 1590억 원을 들여 만든 통영함에 어군탐지기가 설치된 것이 확인됐으며 2억 원의 음탐기를 41억 원에 납품하는 일도 있었다.

요즘과 같이 남북간의 긴장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2년 동안의 시간과 자유를 반납한 우리 군인들이 입는 방탄복은 불량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최근에는 K2 C1 소총이 연사하는 과정에서 총이 뜨거워져 보급 두 달만에 공급이 전면 중단된 바 있었다.

"국방부는 국방의 일을 다하라"는 말과 함께 "감당할 수 있겠냐"고 주장한 김제동씨의 말처럼 국방부 국정감사는 이제 그만 개인의 과거조사보다 국방의 일에 집중했으면 한다. 한 시민단체의 고발과 김제동씨가 영창에 다녀온 기록이 없다고 얘기한 백승주 의원으로 '김제동 진위 확인'이 2차전에 돌입한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따뜻한 힐링메시지와 사이다같은 발언으로 때로는 힐링과 위안을, 때로는 통쾌함과 웃음을 얻었다. 이제는 시민들이 그의 행동에 보답할 때가 아닌가 싶다.


태그:#김제동, #백승주, #국정감사, #한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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