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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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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백남기 농민 추모 국가폭력 추방,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특검수용 공주시 준비위원회는 4일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고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를 진행했다.

고 백남기 농민은 지난 2015년 11월 14일, 쌀값 보장 요구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317일간 사경을 헤매다 지난달 25일 끝내 숨을 거두었다(관련기사 : 삐뚤빼뚤 글씨 학생도 "백남기님, 부디 하늘나라에서...").

공주시 농민회와 시민단체(공주민주단체협의회, (사)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들은 지난달 28일부터 공동으로 분향소를 설치하여 운영해왔다. 분향소에는 고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며 안타까워하는 각계각층의 시민, 학생, 단체 대표 등의 자발적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을 죽여 놓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는 뻔뻔한 정권"

추모 의례와 함께 시작된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신경미씨는 "지난 수요일부터 분향소를 열었다. 지난 1주일간 분향소를 지키는데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찾아주셨다"며 "오늘 이 자리는 누구든 발언할 수 있으며 농민들의 고통과 함께 고인의 아픔을 나눴으면 한다"고 문을 열었다.

양석진씨는 "사람을 죽여 놓고 국가는 미안하다는 말도 없는 뻔뻔한 정권이다. 겨울에 묶었던 딱딱한 땅을 갈아엎어야 하는데, 우리는 해방 이후에 단 한 번도 갈아엎은 적이 없다"면서 "이 땅의 노동자 농민들은 반만년 동안에 지긋지긋하게 수탈만 당하고 억압당하면서 죽음만 당해왔다. 김홍정 작가의 저서인 금강을 읽어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처절하게 죽어갔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땅을 갈아엎어서 부슬부슬하게 하여서 다음 세대에 평화롭게 살아가게 하여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아기를 업고 나온 정진실씨는 "정부는 살수 지침을 어기고 처음부터 집중 살수를 했다. 아기를 키우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다가 분향소라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아기를 업고 와서 자리를 지키면서 분향소를 찾은 분들에게 백남기 어르신이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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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공주고등학교 교사인 김홍정씨는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합니까? 저는 이 자리에서 백남기 농민의 촛불과 시민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더 이상 농민들을 죽이려고 하지 말라, 농민들은 우매하지도 않고 현명하다"면서 "저는 이 사건을 제 소설에 하나도 남김없이 다 써서 고스란히 남겨 놓을 것이다. 훗날에 사람들도 오늘의 일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호 세광교회 목사는 "(백남기 농민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박정희 독재 치하에서 살며 고초를 겪다가 그 이후에 그의 딸에게 목숨을 빼앗겼다"면서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그런데 우리가 준 권력으로 국민을 지키지 않았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최고 책임자로서 병원에 병문안 정도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잘못된 정권에 바른말 하고 항거하는 사람은 비참하게 죽고, 죽어서도 편안히 천당에 가지 못하고 부검을 해야 한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먼 훗날 역사는 우리를 어떻게 살았냐고 물을 건데...  조국의 허리는 남북으로 잘리고, 분단된 조국에서 막대한 군사비와 사드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1년 후에 다가올 대선에서는 반듯이 바꾸자"라고 주장했다.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오후 7시부터 공주 시외버스 종합터미널 옆 광장에서 200여 명(대책 위 추산)이 모인 가운데 백남기 농민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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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참석자들은 자유 발언을 통해 "물대포는 국가폭력이다. 폭력을 추방하라~", "고 백남기 농민 살인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청문회 실시, 특검 수용"등의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백남기 농민의 사고 당시의 영상과 청소년희망나비의 추모공연으로 끝을 맺었다.

한편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운영하기로 했던 공주분향소는 '고 백남기 농민 추모 국가폭력 추방,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특검수용 공주시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다시 일주일 연장됐다. 또 앞서 24시간 운영되던 분향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문을 연다.


태그:#백남기 ,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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