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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6월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6월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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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온다. 19일 더민주 최고위원회의는 이 의원의 복당을 결의했다. 당무위원회 의결이 남았지만 형식적 절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 탈락으로 탈당한 지 6개월, 총선 이후 복당을 신청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 의원은 7선으로 야권 최다선 의원이고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정치 경험만으로는 비교대상을 찾기 어려운 백전노장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끈끈한 인연으로 소위 '친노'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이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 복당하면서 그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그가 야권에 대표적인 '충청권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를 견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반 사무총장의 행보가 본격화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 의원의 '저격수' 역할은 당분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친노좌장'으로 불리지만 당내 다수의 대선 후보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행보를 펼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추미애 지도부가 구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야권 지지층에게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당장 주도적으로 나설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결국 당분간은 당 지도부와 호흡을 맞추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은 이 의원의 계획이 얼마나 실현될 것인지에 있다. 앞서 이 의원은 몇 차례 강연을 통해 대선 관련 자신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조기 대선 레이스'와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후보 선출'이 요점이다.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이라는 것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인터넷 플랫폼 통해 정책 알리고 투표도 해야"

이 의원은 지난 6월 21일 한 지역 강연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가 당선 되느냐가 국가 장래에 정말 중요하다"라며 "앞으로 1년 동안 후보들 간의 소통과 학습을 위한 토론으로 장기레이스를 펼쳐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치열한 정책토론을 통해 후보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단련된다"라며 "(대선 레이스를) 내년 초부터 1년은 한다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내년 6월로 예상되는 대선 후보 경선을 5개월 가까이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인터넷 투표'를 통한 후보 선출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투표를 할 수 없으니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뽑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라며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후보들의 토론 내용이 전달되고, 투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 의원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조기 경선레이스는 각 후보들의 이해가 엇갈릴 수 있다. 특히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 등 행정 업무와 경선을 동시에 치러야 하는 현역 지자체장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인터넷 플랫폼을 통한 후보 선출 역시 걸림돌이 많다. 일단 당헌에 따른 경선룰을 수정해야 한다. 그에 따른 후보 간의 유불리 문제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추미애 대표 역시 지난 전당대회에서 '인터넷 플랫폼 정당'을 제시한 만큼 논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문재인과 충돌?

지난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희상, 이병완, 문희상, 이해찬 노무현재단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 묵념하는 참여정부 인사들 지난 5월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공식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희상, 이병완, 문희상, 이해찬 노무현재단이사장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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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후보 단일화나 야권 통합에 부정적이라는 것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의원은 같은 강연에서 "투표일에 배낭 메고 비행기 타고 가는 그런 냉소주의가 어디 있나"라며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후 행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냉소적인 후보 단일화가 아닌, 평화와 민주주의를 원하는 유권자를 단일화 시켜야 한다"라며 "유권자들이 바라는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시키기 위해서 당이 역량을 갖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후보 간의 단일화가 아닌 당과 후보의 경쟁력으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20,30대가 참여해야 이길 수 있다, 유권자 단일화를 위해서는 보육정책, 교육정책, 청년정책을 훨씬 더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이 의원의 견해는 추미애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와 엇갈린다. 추 대표는 대표 취임 이후 원외 민주당과 통합한 데 이어 야권의 '큰통합'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 역시 야권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여러번 내비쳤다.

그러나 이 의원이 이 문제로 지도부나 문 전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을 앞두고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당시 박지원 의원과 손을 잡은 이력이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전략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 의원은 강연에서도 "내년 대선후보 경선을 아주 깨끗하게 잘 치러야 한다, 그 과정에서 지도부를 도우면 크게 어려울 건 없다"라며 "당내 적대적 이견이라면 곤란하지만 상대적 이견이라면 담을 수 있는 큰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를 도운 이유로 징계 당한 당원도 복당해야"

이 의원의 복당을 앞둔 더민주 내부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된다. 소위 '친노'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이 의원의 영향력이 여전히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와 갈등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의원이 문 전 대표와 가까운 것은 맞지만, 안희정 충남지사도 출마하는 상황에서 특정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행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친노좌장'이라기보다 당의 '큰 어른'으로 경선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당직자는 "이 의원이 일정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지도부가 마련해 준다면 당과 후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반기문 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이 의원이 특별히 무엇을 하는 일은 없겠지만, 존재만으로 충청권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더민주 복당에 대해 당무위 의결 후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라며 "야권승리를 위해 저를 도왔다는 이유로 징계당한 핵심당원(비상징계 6명, 제명 15명)들에 대한 복권·복당도 함께 돼야 진정한 통합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태그:#이해찬, #반기문, #추미애, #문재인,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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