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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장 큰 명절은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날과 한 해의 추수를 감사하며 보내는 추석이다. 다른 나라에도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기념하는 날이 있다. 추수감사절의 경우 신의 은총을 감사하는 날이다. 한국의 추석은 1년 농사의 고마움을 조상에게 전하는 의미를 가진다.

1인 가구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최근 변화로 볼 때 추석의 의미도 과거와 다르다.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추석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풍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고 가족 여행으로 명절을 보내는 이들도 많아졌다.

명절이라는 의미가 점점 변하면서 최근에는 대형마트나 백화점도 한복을 입고 마케팅을 하던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 최대한 명절 색을 내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볼 기회가 예전만큼 흔치 않다.

명절에 명성황후 생가를 찾은 시민들
▲ 명성황후 명절에 명성황후 생가를 찾은 시민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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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했다. 여주에는 명성황후가 살았던 감고당과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점점 사라져 가는 한국의 전통 문화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전통놀이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스마트폰 게임은 대부분 혼자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통 놀이는 함께 하는 놀이가 많다. 계절이나 절기와 관련된 놀이가 많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놀이는 굴렁쇠 굴리기 놀이이다. 굴렁쇠 굴리기는 쇠붙이나 대나무를 이용해 둥글게 만 굴렁쇠를 채를 이용해 굴리는 놀이다. 중도에 굴렁쇠가 쓰러지지 않게 오래 굴리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아빠, 엄마, 아들, 딸과 함께 굴리는 가족들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어보기도 하고 생각만큼 잘 굴러가지 않아 중간에 쓰러지기도 하지만 함께 하니 모두들 즐거워 보였다.

아빠와 아들의 굴리기 놀이
▲ 굴렁쇠 굴리기 아빠와 아들의 굴리기 놀이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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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행사
▲ 한복입기 체험 체험행사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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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생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험 프로그램은 바로 한복 입어보기이다. 이곳의 한복은 모두 여주시민들에게 기증받은 것으로 여주시민뿐만이 아니라 이곳을 찾는 누구라도 무료로 입어보고 사진을 찍어볼 수 있다. 한복 입는 방법조차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요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민족 고유의 의복인 한복을 접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어 보였다.

명성황후 생가 안에는 잘 지어진 감고당도 입구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고종의 왕비인 명성황후의 생가이기도 하면서 숙종비 인현왕후가 잠시 머무르기도 했던 감고당은 숙종의 친정을 배려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당시 파손되었던 감고당은 1995에 안채와 행랑채, 사랑채, 초당이 모두 복원되었다.

명성황후 생가의 감고당
▲ 감고당 명성황후 생가의 감고당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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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김하나씨는 시간이 있을 때 명성황후 생가를 찾는다고 한다. 특히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는 이곳에서 한복을 입어보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한복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선과 색이 너무 아름답다"고 답했다.

한복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바로 은근함이다. 어깨로 흘러내리는 듯한 저고리의 깃과 단아해 보이는 치마의 선의 조화가 고상하고 우아해 보인다. 한국인의 체형이 변화하여 서양의 드레스도 잘 어울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체형이 잘 맞춰주면서 품위 있으면서 신체미를 잘 드러내 주는 것은 한복인 듯하다.

여주에 거주하고 있는 김하나씨
▲ 한복을 입은 시민 여주에 거주하고 있는 김하나씨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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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중심가에서 명성황후 생가는 멀지 않다. 그런지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나와 추석 마지막 연휴를 보내고 있었다. 최근 손예진이 주연한 조선의 마지막 황녀를 그린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하면서 명성황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명성황후 기념관에서는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명성황후 이야기와 Jazz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문화 행사가 열린다. 또 그녀가 탐독하였던 수많은 서적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고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도 있다. 조선을 마지막으로 흔들리는 봉건 체계나 서양 열강의 침탈 등의 격변기에 조선을 이끌어갔었던 고종과 명성황후를 더 가까이 접해볼 수 있는 곳이다.

기념관 내부
▲ 기념관 기념관 내부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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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황후 생가 관람안내 -
주소: 경기도 여주시 명성로 71
개관시간: 하절기(3~10월) 09:00~18:00 / 동절기(11~2월) 09:00~17:00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관람요금: 어른 1,000원, 중고생 700원, 초등학생 500원, 6세 이하·65세 이상 무료
문의: 031-880-4021~5




태그:#명성황후, #명성황후생가,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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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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