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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들어오는 양산지역 국회의원의 추석인사 문자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당론을 떠나서 '밤새 안녕'이라는 말이 필요한 이 시점에 31만 양산시민과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지진을 겪으며 참으로 여러 생각들이 얽힌다."

경남 양산지역 학부모 밴드모임에 올라온 글이다.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양산갑)과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양산을)의 추석 인사 문자를 받아본 시민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저녁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양산을 비롯한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진 공포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고 하는 추석에도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추석 인사 문자가 대조를 보여 관심을 끈다. 경남 양산은 20대 총선부터 갑-을로 나뉘었고, 지난 4월 선거에서 윤 의원과 서 의원이 당선했다.

윤 의원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다. 윤 의원은 추석 인사 문자에서 지진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지역 개발과 관련한 내용을 열거해놓았다. 윤 의원은 '의정보고'라는 제목을 붙여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은 윤 의원의 문자 메시지 전문이다.

"존경하옵는 양산시민 여러분! 풍요롭고 즐거운 추석을 맞아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보름달같이 행복한 추석되시길 두 손 모아 기원드리옵니다. 보내주신 큰 은혜에 감사드리며 결코 잊지 않고 보답하겠습니다. 늘 초심으로 양산발전과 조국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일자리창출을 위해 산업단지 리모델링, 의학-생명공학연구, 항노화산업, 디자인산업, 재래시장, 양산ICD 혁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초중고 교육프로그램, 체육, 급식개선을 추진하고, 물금신도시와 동면 석산신도시의 학교부족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습니다.

양산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물금황산체육공원, 강서동 체육시설, 삼성동 주민편익시설, 중앙동 원도심문화시설, 상북체육공원을 확충하겠습니다. 도시교통인프라 획기적 개선을 위해 국비포함 약1조원예산으로 양산도시철도, 낙동대교를 포함국지도60호선, 양산대교 재가설,제2양산대교, 국도35호개선 등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양산 도-농간의 균형발전을 위해 상북면, 하북면, 원동면소재지 종합정비사업, 농가소득증가를 실현하고, 원동면 화제 에너지 타운을 조성하겠습니다. 양산발전을 위한 광범위한 계획과 치밀하고 적극적인 사업추진으로 50만 행복도시,백년 번영도시 양산을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양산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크신 성원과 격려에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모두 함께 웃음꽃 가득하시고 늘 건승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윤영석 올림."

'양산갑' 윤영석 국회의원(왼쪽)과 '양산을' 서형수 국회의원이 추석을 맞아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 인사.
 '양산갑' 윤영석 국회의원(왼쪽)과 '양산을' 서형수 국회의원이 추석을 맞아 시민들에게 보낸 문자 인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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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형수 의원은 추석인사 문자에서 지진 이야기부터 꺼냈다. 정부의 늑장 대응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지진 발생 다음 날인 13일 고리원자력발전소를 찾기도 했다. 다음은 서 의원이 문자 메시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경남 양산을 국회의원 서형수입니다. 민족 대명절을 앞두고 큰지진이 발생해 불안에 떨며 밤잠을 설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역대 최강 규모의 지진인데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먹통이고, 긴급문자에는 '안전에 주의하라'는 말뿐이어서 국민들은 어떠한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정부는 6.5가 넘는 지진에도 원전은 안전하게 작동한다고 하지만 사고가 난 뒤에 수습하는 현정부를 보면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 1시 고리원전에 방문해 현장점검을 할 예정이고, 지진으로부터 국민 여러분이 안전할 수 있게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됩니다. 지진으로 들뜬 마음이 잠시 가라앉으셨겠지만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도 많이 드시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국회의원 서형수 올림."

한 학부모는 밴드모임에 '각자도생=각자도 생(각이 있다)'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가적 재난 수준의 지진이 훑고 간 후 꼬박 하루, 공포를 공유하고 연대를 했다, 카톡이나 밴드 대화방, 심지어 전화도 두절되는 상황에서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먹통이고 '각자도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오늘 대통령의 짧은 추석인사 동영상을 보면서, 지진에 대한 언급조차도 하지 않은 것을 보며 정말 '알아서 살아남아야겠구나'라는 생각만 들었다"며 양산 지역 두 국회의원의 문자 메시지를 밴드에 올려 놓았다.


태그:#윤영석, #서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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