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서일대학교 소속 박서후군이 묘기에 가까운 족구를 선보이고 있다.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에서 서일대학교 소속 박서후군이 묘기에 가까운 족구를 선보이고 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괜찮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어! 화이팅!"

강력한 스파이크, '악'에 가까운 파이팅, 그래서 족구를 단지 거친 스포츠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대화와 웃음이 함께 하는 경기를 보며 족구란 스포츠가 꽤 부드럽게 다가왔다. 지난 3일 오전 8시 10분, 망원 유수지 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올해 참가팀은 모두 57개 팀.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일반부 24팀, 50대부 24팀 그리고 여성부 9팀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13개 코트에서 마음껏 발휘했다. 이번 대회는 <오마이뉴스>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서울특별시, 서울특별시체육회, 서울특별시족구협회가 후원했다.

최연소 참가자의 족구 사랑, 그리고...

팀 숫자만큼이나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부천 성주중에 다니는 투윈족구교실 소속 박성범(16) 학생. 그는 "같은 팀에서 활동하는 쌍둥이 사촌형들 덕분에 족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라고 한다. 박성범 학생은 "아직 많이 서툴고 배워 가는 단계"라면서도 "이번엔 예선전만 참여하지만 더 실력을 갖춰 내년엔 본선에서도 뛰고 싶다"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여자부 소속 선수들의 족구에 대한 애정 역시 높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참가한 서울연합의 한 선수는 "족구는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오기에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3~4번 정도는 야족(야간족구)을 한다"라고 전했다. 직장과 병행하는 족구가 힘들만도 할텐데 "족구를 하러 나가는 그 시간이 제일 기대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선수는 또한 "지난해까진 잘하는 팀과 못하는 팀이 확연한 차이를 보였는데, 이젠 실력이 비슷해져 컨디션과 실수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 같다"라는 평도 내놨다. 실제 대회장 곳곳에서는 팽팽한 흐름의 경기가 자주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우승을 거머쥔 팀들의 기쁨은 더욱 달콤해 보였다. 이날 대회에서 '약물 검사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체력을 선보였던 50대부 우승팀 오토파킹은 "해가 거듭할수록 선수들의 실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라면서 기뻐했다.

족구는 인생처럼, 인생은 족구처럼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여성부 루미컴팀이 공격을 하고 있다.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여성부 루미컴팀이 공격을 하고 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3일 마포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열린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 여성부 결승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루미컴팀(앞)이 익산선화(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3일 마포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열린 제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 여성부 결승경기에서 치열한 접전 끝에 루미컴팀(앞)이 익산선화(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결승에서 3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익산선화팀을 누르고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루미컴팀 감독이 밝힌 우승 비결 중 하나는 '즐거움'이었다. 그는 "한 사람이 성질을 내면 팀워크가 깨지기 때문에 즐기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12년 동안 함께 해 왔다고 했다. 그래서 팀은 더 단단해졌을 지도 모른다.

준우승팀 선수의 소감에도 즐거움은 담겨 있었다. '오빠 아들 결혼식'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참여했다는 그는 "우승을 놓쳐 아쉽긴 하지만, 결혼식 후 응원 온 아이들 덕분에 힘이 났다"라고 말했다.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족구투윈(투윈족구교실)팀은 우승이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들은 "족구를 알리는 데 힘써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열렸다. 경기 전 김포우리병원 팀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김포우리병원팀은 3등을 차지하였다.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열렸다. 경기 전 김포우리병원 팀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날 김포우리병원팀은 3등을 차지하였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여성부의 예선 경기가 끝난 후 마포길팀과 남양주비전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3일 마포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여성부의 예선 경기가 끝난 후 마포길팀과 남양주비전팀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그렇기에 족구인들 사이의 친목 도모는 다정해 보였다. 같은 팀이 아니라고 해도 서로 자연스레 말을 걸거나 팀에서 가져온 간식이나 커피 등을 나누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이야기꽃이 피는 와중에 이런 말이 들렸다.

"인생은 더불어 사는 거야. 족구도 비슷해. 항상 대화를 해야 하는 거야. 서로를 믿고 함께 가야 하고."

그래서 경기 도중 말이 없는 팀일수록 실수도 잦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실수로 한 점 또는 두 점이 엇갈린다. 그것을 너무 잘 알기에, 대화와 격려의 필요성을 잘 알기에 그들의 족구가 더 즐거운 것은 아닐까. 거칠게만 보였던 족구 안에서 '작은 사회'를 만났다.

3일 마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50대부에서 준우승을한 고양원전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3일 마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50대부에서 준우승을한 고양원전팀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3일 마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50대부 우승을 차지한 오토파킹의 한 선수가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족구투윈의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일 마포 망원유수지체육공원에서 제 14회 오마이뉴스 전국 직장인 족구대회가 열렸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50대부 우승을 차지한 오토파킹의 한 선수가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족구투윈의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최예린

관련사진보기




태그:#족구대회, #오마이뉴스, #족구, #망원유수지체육공원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