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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에 모인 더민주 초선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손혜원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대한민국호도 살아난다"는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 남소연
청와대에서 광화문을 향해 걷던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마포을)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장외투쟁? 국회의원은 대한민국 어디에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내 지역구인) 마포구에 가서 일하면 장외투쟁인가. 장외라는 게 도대체 뭔가.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서만 일하는 사람인가.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우리를 원하는 사람들, 고통 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디든 가야하는 것 아닌가. 장내에서 (새누리당이)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으니까, 이렇게라도 초선들이 힘을 합해 나온 것 아닌가."

더민주 초선 국회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등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관련기사 : "청와대 항의방문도 못 하나?" 원내외 병행투쟁 결의한 더민주 초선들).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 모인 초선의원 30여 명은 당내 초선의원 57명의 명의로 된 선언문을 통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행정부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논의에 일절 응하지 않는 새누리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헌법상 행정부 수반이며 사실상 새누리당의 총재인 박 대통령이다"라며 이 같이 발표했다.
광장에 선 더민주 초선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대한민국호도 살아난다"고 압박한 뒤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농성장에 있던 세월호 가족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 왼쪽 뒤편으로 청와대가 보인다. ⓒ 남소연
기자회견을 마친 의원들은 17일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사생결단' 단식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찾아 그들을 위로하고 간담회를 진행했다(관련기사 : 무기력한 야당의 약속 파기, 예은 아빠 "진상규명 막히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한이 6월 30일자로 종료됐다고 주장하며 예산지급을 중단하고 파견 공무원을 복직시켰다. 야당은 20대 국회 개원 후 세월호 특조위의 활동기한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법 개정안 발의를 공조하는 등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여당은 응하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 정진석 "발목잡기당" - 우상호 "야3당은 합의 못하나").

청와대 앞에서 대표로 선언문을 낭독한 표창원 의원(경기 용인정)은 "행동하는 의원" 입장에서 세 가지를 다짐했다.

"행동하는 우리는, 지난 총선에서 여소야대를 만들어준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회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국회의원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것이다. 행동하는 우리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진상규명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행동하는 우리는, 지금부터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행동해나갈 것이다."
세월호 농성장으로 향하는 더민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대한민국호도 살아난다"고 압박한 뒤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농성장에 있던 세월호 가족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 남소연
앞서 마이크를 잡은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 심지어 친박 중의 친박, 진박 중의 진박, 실세 중의 실세라는 이정현 당대표에게도 간청했지만 돌아오는 게 없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참고 또 참았다. 그게 소통과 협치의 새 시대를 여는,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더민주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인내했다. 총선 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변한 게 있나.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장외로 뛰어 나와 주야장천 싸움하겠다는 거 아니다. 사람들 마음 속에서 잊혀지고 있는 세월호 문제, 304명의 희생자를 국민 가슴에 묻었지만 여전히 단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세월호 문제, 이대로 묻어야 겠나. 왜 우리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통령께 읍소하고 시민들에게 이런 말씀을 드리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란다."

이어 정춘숙 의원(비례대표)은 "영화 <터널> 보셨나. 눈은 영화를 보고 있는데 계속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라며 "세월호 이전에 봤다면 그 영화는 감동이었겠지만, 세월호 이후에 본 그 영화는 판타지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한 인간의 생명이 우주보다 무겁다는 이야기를 한다"라며 "세월호 문제, 어떻게 처리되고 있나. (정부여당의 행태는) 더민주 초선의원들을 이 자리에 서게 만들었다"라고 강조했다.
광화문광장 행진 참여 의원 명단
강병원 권칠승 기동민 김두관 김병관 김병욱 김성수 김영진 김영호 김철민 김한정 문미옥 박경미 박재호 박정 박주민 박찬대 백혜련 소병훈 손혜원 송옥주 신동근 신창현 어기구 위성곤 이용득 이훈 임종성 정춘숙 제윤경 조승래 최운열 표창원
의원들은 청와대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걸어 이동하며 "국민 여러분, 더민주 국회의원들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앞장서 주십시오!"라고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현장 활동을 진행했다. 폭염과 습한 기운 때문에 의원들의 등과 이마에 땀이 흥건히 맺혔다.

도보행진 도중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갑)은 기자와 만나 "세월호 같은 인재의 진상조사는 책임자 처벌은 물론, 다시는 그런 인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라며 "진상조사를 막는 것은 똑같은 재난이 일어나도 괜찮다는, 부작위에 의한 제2의 세월호 참사 방조로 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소 의원은 "세월호 피로감을 이야기하며 그만하라, 그만하라 그러는데 그동안 희생자 가족들의 뜻 중 관철된 게 뭐가 있나. 하나도 없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피로하다고 이야기하면 어떡하나"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가족 찾아간 더민주 초선 의원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손혜원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후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농성장에 있던 세월호 가족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남소연
광화문광장에서 초선의원들을 만난 세월호 유가족들은 고마움과 함께 섭섭한 마음을 토로했다.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이라고 운을 뗀 고 오준형(단원고)군의 어머니 임영애씨는 "최선을 다하겠다, 함께 하겠다, 미안하다 등의 말로 2년 6개월은 버텼지만 지금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채 특조위는 끝나게 생겼고, 유가족들은 목숨을 건 채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며 울먹였다.

고 이재욱(단원고)군의 어머니 홍영미씨도 "사생결단식,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우리도 할 만큼 다 해봤고, 최선인 줄 알고 뭐든 해봤지만 현재 결과가 이렇다"라며 "그래도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어떤 마음으로 하는지 교감하지 못하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씨는 "너무 큰 벽에 부딪혀 있는 거 잘 안다. 알지만, 그 벽에 조그마한 구멍 하나라도 내기 위해 행동해주시기 바란다"라며 "초선의원들이니 초심 잃지 않으시라고 믿고 싶다. 아니, 믿고 싶다는 말은 싫다. 여러분을 믿겠다. 제발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광장에 선 더민주 초선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알아야"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박주민 백혜련 손혜원 의원 등 초선 의원들이 25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혀야 대한민국호도 살아난다"고 압박한 뒤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하고 있다. 광장에 도착한 이들은 농성장에 있던 세월호 가족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 남소연
현장을 찾은 이석태 특조위원장은 "세월호 특조위도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지만, 사실 여소야대 국면이고 야당이 처음부터 특별법 개정안을 말했기 때문에 (국회 정기국회 전 협상 기간인) 8월 중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줄 알았다"라며 "하지만 8월이 지금 다 지났지만 (세월호는 물론) 조선산업 청문회의 증인 문제만 갖고도 (여야 협상이) 한 발짝도 못 나간 상황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특히 12일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가 모여 내놓은 합의내용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젠 협상 갖고 될 일이 아니다"라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6월 30일 이후) 정부의 강제조치로 이미 2개월을 손해봤고, 지금도 일을 못하는 상황이다. 12월까지 활동기한을 보장 받아서는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안전사회 건설)할 수 없다. 오직 특별법 개정이 답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비슷한 시각에 세월호 유가족들과 백남기농민대책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더민주 당사를 기습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백남기 청문회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관련기사 : "더 이상 여당 핑계 대지마" 더민주 당사 점거한 유가족과 농민들)
태그:#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세월호,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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