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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주에 가려고..."

황인무 국방부 차관이 말을 꺼내자마자, 성주군민들의 격렬한 항의와 비판이 쏟아졌다. 황인무 차관이 13일 오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 국방부에 항의 방문한 300여 명의 성주군민 앞에서 '성주'가 아닌 '상주'로 잘못 언급한 것이다.

사전 협의 없는 갑작스러운 사드 배치로 흥분해 있는 성주군민에게 황인무 차관의 말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특히, 황 차관은 그 전에도 성주를 상주로 언급한 뒤 바로 정정했던 터라, 성주군민들은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성주군민들은 황인무 차관에게 "사드를 성주에 배치해놓고, 어떻게 성주를 모르느냐", "그렇다면 상주로 보내뿌라", "이렇게 무식하면서 무슨 설명회냐"라고 격렬하게 항의했다. 설명회가 잠시 중단됐고, 황인무 차관은 "죄송하다. 성주인데, 말실수를 했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군민들, 장관 올 때까지 떠나지 않겠다며 농성

이어진 설명회는 군민들의 분노만 더 키웠다. 황 차관의 말실수뿐만 아니라 황 차관의 태도와 설명회 내용도 군민들을 자극했다.

황 차관은 설명회를 시작할 때 사진기자들에게 "사진을 찍고 싶은 분은 찍으세요"라고 말했다가 군민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한 군민은 "(황 차관은) 사진을 찍으러 온 게 아니다. 군민하고 대화하라"라고 일갈했다.

황 차관은 설명회에서 "제가 직접 성주에 내려가서 군민들을 찾아뵙고 소상하게 보고를 드려야했는데, 여기까지 피곤한 몸으로 오시게 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미리 배포한 설명 자료를 그대로 읽었다.

군민들은 이날 오후 4시 국방부 국방컨벤션에 도착한 뒤 지속적으로 한민구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군민들은 황 차관에게 "한민구 장관은 언제 오느냐"라고 물었고, 황 차관은 "확인해보겠다"라고 답했다.

군민들은 다시 거세게 항의했다. 이재복 성주 사드배치 반대 범군민 비상대책위원장은 "설명회를 하려면 뭔가 충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진심이 없어 보인다"며 "또한 군민들이 오후 4시부터 한민구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는데, 2시간이 지나서도 차관이라는 자가 '장관이 오는지 확인해보겠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라고 비판했다.

결국 군민들은 황 차관을 퇴장시켰다. 군민들은 한민구 장관이 올 때까지 국방컨벤션을 떠나지 않겠다면서 농성을 이어갔다.

황인무 국방부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 항의 방문한 성주군민들에게 사드 배치 지역으로 최종 선정된 배경을 설명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고개숙인 황인무 국방부차관 황인무 국방부차관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 항의 방문한 성주군민들에게 사드 배치 지역으로 최종 선정된 배경을 설명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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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주군민 사드 배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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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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