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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불출마 선언한 친박계 좌장 최경환의 뒷모습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대 불출마 선언을 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6일 오전 11시 3분]

친박(친박근혜) 좌장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6일 8.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최 의원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 번 저를 바치고자 한다"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또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 재창출이 된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다"라며 "제 불출마를 계기로 서로가 서로가 손가락질하는 일 자제해달라, 전당대회가 반목 아닌 당의 새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느 순간에도 계파정치 해보겠다고 마음 먹은 적 없는데 그렇게 비췄다면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지난 총선에서 당원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송구스럽다"면서도 '진박 마케팅' 등 20대 총선 패배 책임론은 부인했다.

최 의원은 "지난 총선 기간 저는 최고위원은커녕 공천관리위원 구성과 절차에 아무런 관여를 못했던 평의원 신분이었다"면서 "그런데도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 당해서 당이야 어찌되든 제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대 시기나 룰을 마음대로 하려 했다는 황당한 음해를 접할 때는 마음을 추스리기가 무척 어려웠다"면서 "진심을 아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음해를 받느니 전대에 출마해 명예회복하라고 했지만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최 의원은 '불출마 결단 시점'을 강조했다. 4.13 총선 직후부터 당권도전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김용태 "당내 패권주의 무너지기 시작한 전조"

그는 "불출마 기자회견 전 청와대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오래 전부터 언론에선 다른 해석의 보도들이 나왔는데, (나는) 총선 직후부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청와대에)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정무수석과 같은 분들도 저의 완강한 뜻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의총에서 다뤄질 지도체제 및 경선 방식에 대해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마당에 이런저런 (의견을) 하는 게 적절하진 않다"면서 "백의종군하는 마당에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답변을 피했다.

최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마무리하며 "당 대표에 출마해 당의 재건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온몸을 던져 희생해달라는 간절한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당의 화합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고심을 거듭해 내린 결단임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친박계 의원들의 '최경환 추대론'은 물거품이 됐다. 홍문종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지도자는 야단맞는 일에 두려워해선 안 된다"라며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

반면, 전당대회에서 최 의원과의 일전을 벼르던 김용태 의원은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여든 야든 견고했던 당내 패권주의가 국민과 여론의 압박 속에 무너지기 시작한 전조"라며 "이제 새누리당은 전당대회에서 '과거로의 회귀'나 '현실과의 어정쩡한 봉합'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의 시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대 불출마... 마이크 잡은 최경환 새누리당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전대 불출마 선언을 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고 있다. ⓒ 남소연
최 의원의 기자회견문은 다음과 같다.

새누리당을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지난 2012년 10월 7일, 대선 패배의 먹구름이 몰려오던 그 순간, 저에게 돌을 던져 달라며 대선 후보 비서실장직을 사퇴하던 그 날보다 수 백 배 더 무거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지난 총선에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난 총선이후 지금까지 총선책임론으로 밤낮을 지새우는 우리당의 모습을 지켜보며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에 불면의 밤을 뒤척여 왔습니다.

지난 총선기간 저는 최고위원은 커녕, 공관위 구성과 공천절차에 아무런 관여도 할 수 없었던 평의원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당할 때에는 黨이야 어찌되든지 간에 저의 억울함을 풀어볼까 생각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전당대회 시기도 전당대회 룰도 모두 저에게 유리하도록 정하려고 한다는 황당한 음해를 접할 때에는 마음을 추스르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저의 진심을 아는 많은 분들이 이렇게 음해를 받느니 차라리 당대표에 출마하여 명예를 회복하라고 권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 최경환, 이 날 이 때 까지 私를 위해 公을 외면하고 저 살자고 당을 내팽개치며 주어진 소명 앞에 망설였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정치 입문이후 지금까지 제 마음속엔 오직 국민의 삶과 국가발전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자리에 있든 그 자리를 저의 개인적 이익과 정치적 인기를 위해 이용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비록 야당에게 욕을 먹고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당과 국민을 위해 저 개인을 버리고 살아왔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오늘, 당의 화합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한 제단에 다시 한번 저를 바치고자 합니다.

이번 전당대회에 저는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그 날을 위해 오직 평의원으로서 백의종군 하겠습니다.

할 말이 많지만, 제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두고 가겠습니다. 다시한번 저에게 돌을 던져 주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제가 죽어야 당이 살고 제가 죽어야 박 근 혜 정부가 성공하고 제가 죽어야 정권재창출이 이루어진다면 골백번이라도 고쳐 죽겠습니다.

오늘 저의 불출마를 계기로 더 이상 당내에 계파라는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를 손가락질하고 반목하는 일은 없게 해주십시오. 전당대회가 대립과 반목이 아닌 당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축제의 장이 되게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나 된 우리, 새로운 하나', 지금 이 순간 저의 바람은 오직 이것뿐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1년 반 후면 우리는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까지 그 길을 인도할 불빛 하나 없이 깜깜한 어둠 속을 걸어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날을 생각하면 서로를 탓하는 시간조차 우리에겐 사치입니다. 똘똘 뭉쳐도 감당하기 어려운 폭풍우가 휘몰아치는데 우리 당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지금과 같은 분열 상태로는 꺼져가는 정권재창출의 불씨를 살려낼 수 없습니다.

해안의 난파선은 먼 바다의 등대라고 하였습니다. 분열된 당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과거 대선패배에서 뼈저리게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밤은 한 명 한 명의 불빛이 모일 때만 밝힐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 모두에게 그저 '아무나'가 아니라, 어둠을 밝혀줄 소중한 희망들입니다.

오늘 저는 저의 몸을 불살라 그 불빛 중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오늘 이후로 제2, 제3의 불빛들이 나와 주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한 방울의 비가 모여 千山을 적신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뭉치면, 과거에 해냈듯이 다시 해낼 수 있습니다. 절대 서로를 포기하지 맙시다,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맙시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정치를 시작한 그 날부터 지금까지 정치의 근본은 '民生民本'이라는 일념 하에 살아왔습니다.

보수의 가치가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의 어려움은 곧 민생의 어려움입니다.

국민 여러분께 보다 나은 삶을 선사해 드리지 못한 점 청년 여러분께 보다 나은 미래를 제공해 드리지 못한 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저는 어느 한 순간도 계파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의 눈에 그렇게 비치었다면 그 잘못 또한 저의 몫입니다.

'民生民本'을 위해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합니다. 그럼에도 제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다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앞으로 저는 정치 입문의 初心으로 돌아가 지도 밖의 길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더 치열하게 답을 구하겠습니다.

국민의 삶은 '혀 끝'이 아니라 '손 끝'에 달려있음을 저는 믿습니다. 정치는 예능(藝能)이 아니라 유능(有能)임을 저는 믿습니다.

사막을 흐르는 강처럼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民生民本'을 쉼 없이 실천하여 여러분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빛을 안겨 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은 흘러 원래의 바다로 돌아가고 달은 떨어져도 하늘을 떠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한 발 낮은 자세로 세상을 마주하며 낮게 더 낮게 여러분 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끝으로 저를 아끼고 늘 함께해 주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당대표에 출마해 당의 재건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온 몸을 던져 희생해 달라는 간절한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게 된 점,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당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을 위해 고심과 고심을 거듭해 내린 결단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 민생의 바다로 들어가겠습니다. 당의 화합과 내년 대선승리를 위해 견마지로를 다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그:#최경환, #새누리당, #친박,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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