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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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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제가 좋아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어록입니다"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우리 중에 인물이 없는 것은 인물이 되려고 마음먹고 힘쓰는 사람이 없는 까닭이다. 인물이 없다고 한탄하는 그 자신이 왜 인물 될 공부를 아니 하는가?"

이 글귀에 이어 김 전 의원은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는 왜 당대표 출마 생각은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바로가기).

"현실적이지 않은 꿈을 꾸라고, 벽을 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밖으로 나갈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강연할 때마다 외치면서 결국 나도 '현실성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출마조차, 아니 출마의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김 전 의원의 글에는 "부딪혀 보십시오",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 나가십시오" 등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라는 응원의 댓글이 달렸다. "김 전 의원이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안창호 선생의 어록을 인용하며 당권 도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라고 쓴 기사도 나왔다.

"이름 오르내리니 기분 좋더라, 생각 없었는데 심사숙고 중"

4일 김 전 의원은 자신을 당대표 주자로 소개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지난 번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출마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정말 당대표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 걸까?

5일 오전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 전 의원은 "심사숙고 중"이다. 김 전 의원은 "사실 어제(4일) 페이스북에 '기왕 이렇게 된 거'라고 쓸 때만 해도 (출마와 관련해) 고민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다양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안창호 선생의 어록을 인용한 것은 반성의 의미였는데, 그걸 보고 사람들이 '출마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한 것 같다"라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기사까지 나가서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제 이름이 오르내리니 기분은 좋더라"라고 웃음을 내보였다.

이어 김 전 의원은 "(나갈 생각이 없었던 까닭은)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과 관련해 고민이 컸기 때문이다"라며 "당대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한데다가, 지금 저는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수행비서 한 명도 없는 상황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어제까지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댓글을 남긴 이들에게 "공탁금이 없어서도 못나가요"라며 농담 섞인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정치라는 게 현실 가능성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잖나"라며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19대 국회 초반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최고위원직을 역임했다. 하지만 같은 청년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던 장하나 전 의원은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직에 도전하려다가 컷오프돼 본선 후보에도 못 오른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 전당대회 선거를 치르는 게 쉽지 않다"라며 "지난 번 장 전 의원도 당 중앙위원회에서 컷오프됐는데, 저희 같은 청년 정치인들이 중앙위원의 표심을 갖고 있는 게 없기 때문에 당내 선거를 치르는 게 만만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제가 나가면 흥행 될까요?"

김 전 의원은 현재 당대표 도전을 공식 선언한 송영길·추미애 의원과 관련해서 "두 분 모두 당선되면 잘하겠지만, 많은 분들이 '아, 진짜 이 사람이다'하는 느낌은 아닌 무난한 정도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말 그대로 관리형 대표가 필요한지, 당의 기운을 살릴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한지 고민이 필요하다"라며 "근데 제가 선거에 나가면 정말 흥행이 될까요?"라며 되묻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으로 있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당대표로 "문성근 전 대표(권한대행)"를 꼽았다. 김 전 의원은 "짧은 시기였지만 당의 체질을 바꾸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방향성에선 가장 괜찮았다는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더민주 상황과 관련해 김 전 의원은 "현재 더민주는 다른 때와 다르게 당내 갈등 구조가 꽤 많이 사라진 구조여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자중지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여소야대 국면이니 당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점점 더 중요해졌다. 그게 여소야대 국민들의 뜻에 부합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태그:#김광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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