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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금지법' 위헌 결정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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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금지법의 위헌 결정을 내렸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연방대법원은 텍사스 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낙태금지법(Texas abortion access law)을 대법관 5대 3으로 위헌 선고했다. 이로써 텍사스뿐 아니라 다른 주에서 시행하거나 추진하려는 낙태금지법에 제동이 걸렸다.

텍사스는 지난 2013년부터 산모나 태아의 건강에 지장이 없는 한 임신 20주 이후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고, 규정에 맞는 수술실과 의료진을 갖춘 병원에서만 낙태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법은 1973년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의 결정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여성계와 낙태 지지층은 위헌 결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여성이 스스로 낙태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어 산모가 집에서 약물을 복용하거나 호르몬 주사를 맞는 위험한 방법으로 낙태를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았다.

대법원의 보수파를 이끌던 앤터닌 스칼리아 대법관이 지난달 사망하면서 대법관의 이념 성향이 진보 4명과 보수 4명으로 나뉘었지만, 중도 보수로 분류되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예상을 깨고 위헌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만족' vs 공화당 '실망'... 대선 쟁점 될듯

대법원의 결정이 발표되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만족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번 결정은 미국 여성의 승리"라며 "낙태는 문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을 이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대법원이 실망스러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하지만 여성의 더 나은 삶과 건강을 위한 우리의 싸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치권이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면서 낙태 문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