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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경환,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으로부터 김해공항 확장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보고 받고 있다.
▲ 동남권 신공항 중진의원 간담회 참석한 최경환-유승민 새누리당 최경환, 유승민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으로부터 김해공항 확장 결과에 대한 타당성을 보고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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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우리 정부 스스로 이제껏 (김해공항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해놓고 김해공항이 최선이라고 하니, 주민들이 납득을 못하는 거다."

[최경환] "안 그래도 PK(경남), TK(경북) 지역 주민이 다소 서운한 감정이 있는데 이걸 정치권이 자꾸 부추기면 안 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최경환 의원이 22일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다시 만났다. 신공항 백지화 사태 관련 새누리당 5개 시도 중진 의원 간담회 자리에서였다. 지난 16일 복당이 허용된 유승민 의원에겐 첫 공식 발언 무대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부의장을 비롯해 유승민, 최경환, 이주영, 이우현, 김상훈, 강길부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 두 원내대표 선배님들이 와 계신다"며 먼저 자리를 깔았다. 재회한 두 의원은 이따금 카메라 앞에서 손을 맞잡거나 눈을 마주치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발언만큼은 대립하던 과거를 복기하듯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놨다. 유 의원은 '정부 해명'을 요구했고, 최 의원은 '대승적 수용'을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두 의원은 모두 밀양 신공항을 지지했던 대구·경북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 결정으로 밀양 신공항 유치가 무산된 만큼 함께 입을 맞췄어야 했는데도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특히 당내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맹주' 격인 최 의원이 지역 의원들의 의견과 다른 '수용론'을 제기한 것이 주목됐다. 친박 핵심인 그가 당의 지역기반인 영남권이 분열되는 상황을 막고자 한 당 지도부나 청와대의 의중을 읽고 총대를 멘 것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관련 기사 : "죽도 밥도 아니다", 여당 텃밭 균열만 남긴 '신공항')

청와대 보조 맞춘 친박 핵심과 당 지도부

대구 동을 지역구의 유승민 의원은 "한 가지 해결돼야 할 부분이 있다"면서 김해공항 확장 결정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배석한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을 향해 "계속 김해공항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하다가, 이게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니 전부 어안이 벙벙한 상태"라면서 "오늘이라도 그간의 경위를 좀 더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정부가 그간 김해공항 확장 불가론을 주장하다가 이제 와 입장을 바꾼 것은 지역 주민 이해를 배제한 결정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인프라 구축 예산이 6천억 원이라고 했는데, 이 부분도 충분한 것인지 (예산에 관한 부분도) 설명이 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북 경산이 지역구인 최경환 의원은 "최적의 대안으로 결론 났으니 우리가 대승적으로 받아들여야한다"며 수용론을 펼쳤다. 그는 "지역주민들이 (이번 결정으로) 불안하거나 갈등하지 않도록 특별한 사후 후속조치를 취해 달라"고 주문했다.

최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파기 아니냐"는 질문에 "파기라고 보기보다는 신공항에 준하는 그런 확장이라, 백지화가 아닌 다른 대안이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도 최 의원과 같은 입장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시작하며 "(김해공항 확장 결정은) 참으로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는 국토교통부가 한 일 중 제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한 김무성 전 대표를 대신해 "(김 전 대표가) 정부 발표를 대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꼭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와 보조를 맞춘 것이기도 하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려진 최적의 결론"이라며 "(영남권 신공항 결정 관련) 공약 파기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해공항 확장(결론)은 사실상의 신공항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읍 "용역 맡겼지만 이미 김해 쪽으로 가닥 잡은 것 아니냐"

부산 가덕도를 지역구로 둔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맨 왼쪽)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과연 김해공항 확장으로 소음피해가 제로인 24시간 운항 가능한 공항, 안전한 공항이 가능하냐"며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 김해공항 확장에 의구심 제기하는 김도읍 부산 가덕도를 지역구로 둔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맨 왼쪽)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동남권 신공항 건설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 참석해 "과연 김해공항 확장으로 소음피해가 제로인 24시간 운항 가능한 공항, 안전한 공항이 가능하냐"며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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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 결정에 대한 당내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의원들이 김해공항 확장 관련 주변 사회기반시설 확충 계획 등을 보고한 국토교통부에 마뜩찮은 반응을 보인 것이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해공항 확장 결정 이행을 위해 올해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겠다면서 국제선 활주로와 국제터미널 신설은 물론 이용객을 위한 도로 신설 등 연결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정호 국토부 2차관은 "영남지역 주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교통망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산 북강서을이 지역구인 김도읍 의원은 "과연 이번 확장(결정)으로 소음 피해 제로인, 24시간 운항 가능하고 안전한 공항이 가능한 것인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즉각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또 "북서쪽으로 40도를 틀어 활주로를 더 만든다고 했는데, 이 복안이 언제 나왔는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용역을 맡겼다면서 이미 김해 쪽으로 가닥이 잡은 것이 아니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승민 의원도 간담회 후 취재진들과 만나 "상식적으로 납득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최선이라고 하니 국민이 납득을 못하는 것이다"라면서 "그 점을 제대로 설명해보라고 했으나, (정부가) 아직 설명을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간담회 후 "후속조치 차원에서 내주 초 (신공항 관련) 5개 시·도지사를 초청해서 의견을 들어보고 정부 측 의견도 취합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다 새누리당 분들 아니냐, 당 차원에서 의견을 모을 부분들도 있다"며 '대승적 수용'을 희망했다.



태그:#유승민, #최경환, #신공항, #가덕도, #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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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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