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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장의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장의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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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월 받아왔던 차별과 설움이 생각나 우리 환경미화원들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국회 환경미화원 김영숙(국회 환경노동조합 위원장)씨는 기자회견문을 읽기 위해 쓴 돋보기안경 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왈칵 쏟아진 눈물을 닦아내며 김씨는 "아무쪼록 20대 국회에서는 우리 사회에 힘 없고, 백 없는 근로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시길 기원한다"며 기자회견문을 계속 읽어 내려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16일 국회사무처와 용역계약에 의해 고용된 환경미화원을 207명을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국회 환경미화원들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정 의장은 이날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앞장서야할 국회가 아직 이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빠른 시일 내에 환경미화원 분들을 직접고용할 방안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나설 생각이다"라고 발표했다.

정 의장은 간담회 뒤 인터넷매체 기자단 오찬에서 "(지금까지 국회 환경미화원들이 직접고용되지 못한 이유를) 파악한 바로는, 특정 정당의 정체성 등과 관련이 있어 (그 정당에서) 반대했던 것"이라며 "이번에는 반대해도 (직접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국회의장이 그 동안 국회 환경미화원을 직접고용하지 못한 원인을 새누리당으로 지목하고 정면으로 해결할 의지를 밝힌 셈이다. 정 의장은 "국회 청소 용역업체 계약 갱신이 올해 말"이라며 "연말에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면 타이밍이 딱 맞다"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정 의장은 용역계약에 의해 고용된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 정세균 "개헌 20대 국회에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정 의장은 용역계약에 의해 고용된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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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환경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을지로위원회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장의 결정에 감사와 환영의 마음을 표했다.

국회 환경노동조합을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김영숙씨는 "우리 국회 환경미화원들은 국회사무처와 용역업체 간 계약을 통해 3년 마다 회사가 변경됨에 따라 차별과 설움을 겪으며 불안감을 안고 살아왔다"라며 "힘 없고 백 없는 우리 환경미화원들을 위해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신 정 의장과 더민주 을지로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다른 용역계약 노동자들도 직접고용 해줬으면"

이어 김씨는 그 동안 직접고용 전화을 위해 노력했지만 정부와 국회의 벽에 막혔던 사례를 소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2년 19대 국회 개원 이후 운영위원회에서 직접고용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2013년부터 직접고용 전환 추진 활동을 펼쳐왔으나 우리 환경미화원들에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또 지난해 '공공부문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명시된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해 임금이 지급될 수 있기를 간곡히 호소했지만 이마저도 정부의 반대로 결국 시행되지 못했습니다. 우리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를 누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정 의장님의 발표에 지난 세월이 생각나 감정이 북받쳐 오릅니다."

김씨는 "용역, 하청사업장에서 일하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한 근로자들의 근무조건이 개선되는 것이 진짜 민생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국회 내 다른 용역계약 근로자들도 직접고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국회 환경미화원들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원식 더민주 의원(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국회 미화원을 국회사무처가 직접 고용해 좋은 일자리를 드리자는 것은 우리 을지로위원회의 오랜 염원이었다"라며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은 정 의장의 직접고용 입장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 의원은 "국회 환경미화원을 직접고용할 경우 3억 9000만원의 예산절감 효과가 있고, 절감된 예산을 인건비로 사용할 경우 20만원, 약 17%의 임금인상 효과가 있다"라며 "더민주가 국회 제 1당이 되면서 14년 만에 야당 출신 국회의장이 선출된 지 일주일 만에 개선된 일이다. 정치가 바뀌면 국민의 삶도 바뀔 수 있다. 정치를 변화시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을지로위원회 소속의 유동수 의원은 "정부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대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적용범위 또한 청소, 경비, 시설관리 등 단순노무용역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주차관리요원,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 및 안전순찰원, 콜센터, 학교 급식실 등 공공부문 기타용역 노동자까지 대폭 확대해 나가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또 유 의원은 "시중노임단가를 민간영역의 임금까지 정상화시켜 국민소득 성장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라며 "을지로위원회는 정당한 처우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장의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16일 국회 환경미화원들을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국회 환경미화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 의장의 결정을 환영한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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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정세균, #환경미화원, #직접고용,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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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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