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월 15일 오전 7시 30분 무렵 연평도 망향대에서 바라본 연평도해역. 중국어선 약 26척이 진을 치고 있다. 연평도어촌계는 정부 단속과 금어기가 맞물려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 연평도 6월 15일 오전 7시 30분 무렵 연평도 망향대에서 바라본 연평도해역. 중국어선 약 26척이 진을 치고 있다. 연평도어촌계는 정부 단속과 금어기가 맞물려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 사진제공 연평도어촌계

관련사진보기


한강하구에서 대대적인 단속에도... 연평도엔 여전

연평도 어민들이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나포한 이후 서해와 북방한계선(NLL) 대한 관심이 뜨겁고, 13일에는 정의당 김종대(비례) 의원이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조업규칙 합의를 주창하고, 14일에는 새누리당 김성태 국회의원(서울 강서을)이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자고 주장하면서 10.4공동선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연평도 어민들의 직접 나포로 서해5도 해역을 제집안마당처럼 드나들며 싹쓸이하는 중국어선 불법조업 실태가 드러나자, 정부가 단속 강화에 나섰다. 정부는 한강하구 지역에 군과 해경을 동원해 대대적인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해5도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 있는 중국어선들은 여전히 단속 사각지대에 있으며, 우리 정부의 단속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불법조업 중이다. 연평도어촌계는 15일 오전 26척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강하구는 유엔사령부 작전 관할 지역이라 군을 작전에 동원해도 큰 무리가 없지만, 서해5도 해역은 사정이 다르다. 만일 정부가 북방한계선에 군과 해경을 동원해 대대적인 작전을 펼칠 경우, 북한과 군사적인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군사작전이 어렵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후속조치로 '불법어업 방지 합의문' 채택해 불법어업 근절을 위한 획기적 계기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해수부는 "서해 NLL 수역은 군사·안보적으로 매우 민감한 지역이고 중국어선의 집단조업에 의한 우리어업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음에 따라 서해 5도서 주변수역의 무허가 불법어업 방지를 위해 관리 감독 등의 노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합의문 채택으로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무허가 불법 중국어선에 대한 실효적이고 강력한 제재 조치를 추진할 수 있게 돼 서해 조업질서 유지는 물론 수산자원 보호와 우리어업인의 안정적인 조업활동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도 중국어선이 여전히 불법조업을 일삼은 데서 알 수 있듯이 합의문은 지켜지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에 합의문 이행을 강제하지도 못해 종이 조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또한 서해5도 어민들이 한중 해양경계 획정, 중국어선 단속강화, 조업방지 시설 설치, 조업구역 확장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해도 정부는 단속강화와 서해5도 해양경비단 신설 외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서해5도 해역에선 무허가 중국어선만 단속 가능

서해에서 해경의 단속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특히 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서는 더욱 단속이 어려운 것은 해수부 발표에 그대로 담겨 있다. 우선 우리 정부가 단속하는 것은 무허가 선박에 국한 돼 있고, 이젠 그 무허가 선박이 수 천척에 달해 단속하기에도 벅찬 것이다.

합의문 채택 당시 우리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허가받은 중국어선은 1600척이지만, 해수부가 파악한 잠정조치수역 내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은 2000~3000척에 달했다. 이는 서해5도 해역에 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뺀 수치다.

서해상 한중 양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 겹치는 곳을 한중어업협정 당시 잠정조치수역(한중공동어로수역)이라고 했고, 이 해역에서는 한중어업공동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양국이 공동으로 관리 한다. 이 곳에 무허가 선박이 조업할 경우 우리 정부가 단속할 수 있지만, 이 곳을 단속하는 데도 정부를 애를 먹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가장 뜨거운 화두로 부각한 곳, 즉 이 잠정조치수역 북단에 위치한 '현행조업유지수역(한중어업협정 제9조)'이다. 이 곳은 바로 서해5도 해역이다. 이곳은 우리의 배타적경제수역이 아니다 보니 한중 간 별도의 합의가(어업협정개정 합의) 없는 한 중국어선이 현행어업활동을 유지하는 곳으로, 중국어선은 이곳에서도 조업할 수 있게 돼 있다. 물론 지금은 무허가 어선이 더 많은 게 심각한 문제다.

즉, 북방한계선 이남 서해5도 해역을 서해의 다른 배타적경제수역(영토 기선에서 200해리까지)처럼 지정할 수 있으면, 이 곳에 중국어선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 '영해 및 접속수역법'을 개정 한 뒤, 유엔해양법협약 질서에 따라 유엔에 기탁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북한과 중국의 협조 없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시민사회 '서해5도 지키기 국민운동' 전개 예정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11일 부평공원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6주년 기념식과 인천시민평화통일골든벨 행사를 기점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마련과 서해평화 실현을 골자로 한 '서해5도지키기 국민운동'서명운동을 시작했다.
▲ 서해5도지키기 국민운동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11일 부평공원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16주년 기념식과 인천시민평화통일골든벨 행사를 기점으로 중국어선 불법조업 대책마련과 서해평화 실현을 골자로 한 '서해5도지키기 국민운동'서명운동을 시작했다.
ⓒ 김갑봉

관련사진보기


이 때문에 지난 2007년 남측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측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10.4남북공동선언을 채택해, 우선 서해5도 북방한계선 일대 해역을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해 남북 어민이 공동으로 조업을 할 수 있게 하자고 합의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14일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설치하자는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은 '남과 북이 협력하여 서해에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고, 남북 어민들이 공동조업을 한다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창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연평도 방문 후 남북관계 개선과 남북조업규칙 합의를 주장하고,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이 남북공동어로수역 지정을 주장하면서 20대 국회 개원 후 정치권에서 모처럼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오늘은 6.15남북공동선언 16주년이다. 6.15선언과 10.4선언은 남북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선언이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북이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서해는 남과 북의 공동의 자산이자, 공동번영의 보고다. 서해 해양주권과 평화 수호를 위해 '서해5도지키기 국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근거와 경계가 애매모호한 한중어업협정 개정, 서해5도 지원 특별법 개정과 서해어민 지원 특별법 제정, 중국어선 불법조업 방지대책 마련, 서해평화와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치 등을 위한 국민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중국어선 불법조업, #서해5도, #남북공동어로수역, #10.4남북공동선언, #한중어업협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