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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이 싫다. 비오는 날 출근하는 것은 더 싫다. 여기, 비오는 날 출근하지 않아 꿀맛 같다고 내 염장을 지르는 '탈직장인'이 있다. 바로 화가 김미경. 서촌 옥상화가로 알려진 그다. 화가 이전에는 기자로, 뉴욕 한국문화원 직원으로 일했다. 아름다운 재단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27년 동안 월급쟁이로 살던 그가 2년 전 돌연 전업 화가를 선언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 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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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고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림을 그리지 않고는 살 수 없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이상하게 몸도 아팠다. 그래서다. 월급쟁이를 포기한 건. 기사 마감하듯 그림을 그리며 산다는 그는 '엉덩이의 힘'을 믿으며 그려질 때까지 그린단다. '엉덩이에 투자를 하다보면 그림은 늘게 되어 있다'면서. 그렇다면 돈 문제는 어떻게 하나.  

"그림 그려서 먹고살 수 있겠냐고 비웃는 사람, 걱정해주는 사람 참 많았죠. 그런데 사실 가난하게 살겠다고 작정하면 겁날 게 없어요. 먹고사는 데 그렇게 많은 돈이 드는 건 아니잖아요. 저는 인생은 선택이고 늘 버리고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 결혼도 사랑도 이별도 순간 순간 선택에 용감했기에 후회가 없어요. 해보고 싶은 건 후회 없이 했고 돌이켜보면 다 소중한 순간들이었으니까요. 삶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힘은 용기라고 생각해요."

책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에는 김미경 화가처럼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찾은 10인'의 열정 분투기가 실렸다. 공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서울에서 양봉을 하는 어반비즈 박진과 여행작가 윤정인, 기자로 살다 우연히 나무에 빠져 아예 나무 이야기만 쓰기로 하고 퇴직한 나무 박사 고규홍, 돈 70만 원 들고 무작정 강원도로 떠나 목공예가가 된 이태인, 교사로 살다 농부가 된 김계수 등.

이 책의 저자 중 한 사람인 한명석씨는 "이것저것 재느라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면 '내가 하고 싶으면 그냥 하는 용기'를 배울 수 있을 거"라면서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것을 권한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찾은 10인의 열정 분투기

한명석 외 지음, 사우(2016)


태그:#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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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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