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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최근 구조조정설이 나돈 후 회사측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자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울산 동구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조선소인 현대중공업. 최근 구조조정설이 나돈 후 회사측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자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울산시 조선해양산업 현황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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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20일부터 비조합원인 기장(과장급) 이상 생산직 21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생산직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은 1972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힘스, 현대E&T 등 조선 관련 5개사 사무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자는 5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확대에 정치권과 노동계가 일제히 "노동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희망퇴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희망퇴직? 어느 노동자가 희망느끼나"

정의당 울산시당은 20일 논평을 내고 "현대중공업의 위기는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희망퇴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경영진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요구한 정부의 고용안정 대책 마련과 회사 경영주의 사재 출연, 조선산업 특별고용지원법 시행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조선업계에서 비롯된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재벌 총수의 부실 경영이 낳은 위기를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고, 또 다시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며 재벌 살리기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쟁력이 없고 경영상태가 부실한 기업을 정리한다는 구조조정의 근본 취지는 이해하지만 구조조정 방식이 일방적으로 책임 전가 형태로 진행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20일 성명을 내고 "생산직 기장까지의 일방적인 희망퇴직 실시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현대중공업은 인사저널을 통해 '사무기술직과 연구직 과장급 이상만 신청받기로 한 희망퇴직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며, 그 이유로 '몇몇 생산직이 동참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근속 20년 이상 생산직 기장 이상에게도 희망퇴직의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고 했다"면서 "지금처럼 경기가 나쁠 때 사측이 실시하는 희망퇴직을 말 그대로 희망으로 느끼는 노동자가 몇몇이나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실직에 따른 노동자와 그 가족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부실한 상태에서 너무나 쉽게 희망이라는 외피를 씌운 희망퇴직 모집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한 처사이자 노동자에 대한 기업 살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대안은 없나?

정의당 울산시당은 "현대중공업은 비용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하청과 비정규직을 늘려왔다"면서 "하지만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비율을 높인다면 단기적으로는 인건비를 줄여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겠지만 숙련되고 노련한 직원을 길러내기는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공업 산업은 오랜 현장 경험으로 숙련된 기술이 상당히 중요한 산업분야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수많은 하청과 비정규직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비정상적인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들의 처우도 같이 개선하고 이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현대중공업 회사 측이 노조와 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총은 "회사 측의 말바꾸기와 일방적 통보, 소통과 공감 없는 인사 관리는 노동조합을 적으로 만들 뿐"이라면서 "노사의 관계를 맺기 위한 상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대중공업은 위기 상황에서 파트너인 노동조합을 적으로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진정한 파트너로서 인정하기부터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태그:#현대중공업 희망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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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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