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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사진의 핵심은 빛이다. 최근영 씨는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빛을 최대한 활용해 그림 같은 사진으로 만든다. 최 씨가 찍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풍경이다.
 풍경사진의 핵심은 빛이다. 최근영 씨는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빛을 최대한 활용해 그림 같은 사진으로 만든다. 최 씨가 찍은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풍경이다.
ⓒ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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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림 같았어요. 남도 풍경이요. 이렇게 좋은 걸 혼자만 본다는 게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블로그를 만들어서 공개를 했죠. 아무나 보고, 또 퍼갈 수 있도록이요."

최근영(48, 전남도청 농식품유통과)씨의 말이다. 최씨는 '그림 같은 남도풍경'을 주제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하고 있다. 최씨는 SNS를 통해 그림 같은 남도의 풍경 사진 3만여 장을 공개하고 아무라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회원과 이웃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카카오스토리 5000명을 비롯 인터넷 블로그 2000명, 밴드 1500명, 페이스북 3000명 등 1만여 명에 이른다. 모두가 최씨의 '광팬'들이다. 최씨는 회원들 사이에서 '그림 같은 남도풍경'의 '교주'로 통한다.

SNS에 '그림 같은 남도풍경' 사이트와 계정을 운영하며 남도의 풍경사진 3만여 장을 공개하고 있는 최근영씨. 최씨는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많은 사진동호인들의 발길을 남도로 불러들이고 있다.
 SNS에 '그림 같은 남도풍경' 사이트와 계정을 운영하며 남도의 풍경사진 3만여 장을 공개하고 있는 최근영씨. 최씨는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많은 사진동호인들의 발길을 남도로 불러들이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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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임자도의 모래성. 최근영씨가 햇빛을 끌어들여 찍은 사진이다.
 신안 임자도의 모래성. 최근영씨가 햇빛을 끌어들여 찍은 사진이다.
ⓒ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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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는 사진을 무시로 올린다. 찍은 날짜와 시간은 물론 그날의 날씨와 빛의 각도, 카메라 조리개값까지도 공개한다. 아무라도 같은 조건에 맞추면 최상의 작품을 얻을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회원들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림 같은 남도풍경을 찾아가는 길 안내에서부터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찍었다는 정보를 다 공개하니까요. 더 자세한 내용을 물어오면 또 세세하게 설명을 해주죠."

회원들은 최씨가 올린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와 조건을 맞춰서 남도풍경을 찾았다. 혼자도 찾지만, 서너 명 또는 아예 팀을 꾸려서 찾았다. 최씨와의 만남도 자연스레 이뤄졌다. 최씨도 그들과 동행하며 또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 최씨는 자신과의 인연으로 남도를 찾아오는 방문객이 해마다 1000여 명은 족히 넘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을 보고 감명을 받은 분들은 그 풍경을 반드시 찾아오더라고요. 2년 안에요. 와서 그림 같은 남도풍경을 보고, 찍고. 또 인증사진을 찍어서 올리더라고요. '나, 언제 다녀왔다'고요. 자연스럽게 하나의 모임 문화가 됐어요."

밴드 회원 90여 명이 5월 20일과 21일 이틀 동안 담양에서 모이는 것도 이의 일환이다. 회원들은 20일 저녁에 모여 친목을 다지고, 이튿날 관방제림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일대에서 남도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자체 축제를 연다. 최씨는 관방제림으로 드리우는 아침 햇발을 이용해 회원들의 프로필 사진을 담아줄 예정이다. 회원들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배경으로 그림 같은 풍경사진을 담는다.

최근영씨의 사진을 보고 남도를 찾은 SNS 회원들. 최씨의 안내로 월출산 일대를 사진에 담으며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근영씨의 사진을 보고 남도를 찾은 SNS 회원들. 최씨의 안내로 월출산 일대를 사진에 담으며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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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영씨가 찍은 화순 세량지 풍경. 저수지에 반영된 산벚나무와 신록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최근영씨가 찍은 화순 세량지 풍경. 저수지에 반영된 산벚나무와 신록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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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유치 부서에 근무하던 때였어요. 홍보물을 만들려고 황금 들판과 차진 갯벌 사진을 찾는데요. 다 뒤져도 없더라고요. 제가 원하는 사진이요. 그래서 사진기를 들고 나갔죠."

최씨가 사진 촬영과 인연을 맺은 계기다. 10년 전이었다. 평일 출장길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쉬지 않고 나다녔다. 들판이 넓은 해남과 나주, 그리고 서남해안의 갯벌을 찾았다. 그렇게 찍은 사진으로 홍보물을 만들었다. 하지만 발품을 판 만큼 흡족한 사진을 얻진 못했다.

"보는 눈이 없었던 것 같아요. 의욕은 넘쳤는데요. 풍경을 가장 빛나는 하는 게 빛인데, 그걸 몰랐던 거죠. 화장을 곱게 하고 하얀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가는 신부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게 조명이잖아요. 풍경도 그렇더라고요. 예쁜 풍경에 고운 빛이 더해지는 순간을 잡아야 하거든요."

최씨는 남도풍경에 가장 맑고 밝은 빛을 '그림'처럼 담기 시작했다. 사진기를 들고 산으로, 들로, 바다로 쏘다닌 지 3∼4년 만에 터득한 경험이었다. 지금은 날씨와 빛을 고려하며 최적의 장소만 찾아 사진을 찍는다. 같은 장소를 수십 번씩 찾는 것도 이런 연유다. 사진은 주로 주말이나 휴일, 그것도 맑은 날을 골라서 찍는다.

"남도풍경은 아기자기한 선이 살아 있어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경도 많고요. 알려진 관광지일지라도, 가장 아름다운 시점을 찾아서 다시 찍죠. 그 순간을 담아서 공개하는 거고요."

최씨가 오늘도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이유다. 좋은 사진을 찍어 그 지역에 기부하고, 관광지에서 만난 사람들을 사진으로 담아 선물하는 것도 작은 기쁨이다. SNS에서 만난 회원들이 그의 사진을 보고 남도에 다녀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보람도 느낀다. 힘들고 괴로울 때 남도풍경을 보면서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는 편지를 받았을 때의 희열은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비경을 찾아 공개한 사진의 반응이 뜨거울 때도 큰 기쁨이다.

최근영 씨의 사진강좌 모습. 최 씨는 남도풍경만으로 강의 자료를 만들어 여러 기관과 단체의 초대를 받아 사진강의를 하고 있다.
 최근영 씨의 사진강좌 모습. 최 씨는 남도풍경만으로 강의 자료를 만들어 여러 기관과 단체의 초대를 받아 사진강의를 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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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로 시작된 사진 강의가 여러 기관·단체에서 잇따르고 있는 것도 행복이다. 최씨는 남도풍경만으로 구성한 강의 자료도 모두 160쪽으로 만들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남도풍경 사진 300여 점을 보여주며 남도여행으로 유혹도 한다.

"한 장의 사진으로 100만 명을 불러들일 수 있어요. 그런 사진을 담아서 공개할 것이고요. 그동안 공개한 사진을 모아서 '그림 같은 남도풍경'을 주제로 사진 전시, 사진집 발간 등도 해볼 생각입니다."

'프로작가', '남도관광 홍보대사'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최씨의 포부다. 한편으로는 '사진에 미친놈'이란 소리를 듣지만, 그는 이번 주말에도 이맘때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사진기를 들고 나갈 궁리를 하고 있다.

신안 임자도 대광해변의 일몰과 승마. 최근영씨가 해질 무렵 찍은 사진이다.
 신안 임자도 대광해변의 일몰과 승마. 최근영씨가 해질 무렵 찍은 사진이다.
ⓒ 최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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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근영, #그림같은 남도풍경, #남도풍경, #그림같은 남도풍경 이야기, #남도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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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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