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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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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아, 이 카네이션 아버님께 전해주렴…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에 결혼식 축의금까지…. 어김없이 가정의 달이라는 5월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뻐할 번듯한 선물이나 맛있는 식사라도 하려면 어느 정도 주머니 사정도 허락해야 합니다. 혹시, 감사함에 대한 기쁨보다 부담감이 앞서지 않으신가요? 5월 중에서도 어버이날이 가장 부담스러운 기념일이라는 통계조사는 씁쓸한 우리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지루하고 부담으로 느끼는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그토록 간절히 하고 싶은 소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가족과 부모님을 뵙고 싶어도 못 뵙는 분들이 주변에 뜻밖에 많습니다. 우리가 지출 걱정에 느끼는 부담까지도 어떤 이들에는 그저 사치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지난주 어버이날에는 1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님 산소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바쁜 직장인 아들의 입장에서는 몇 푼 돈으로 때우는 것이 가장 편리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보태서 '돈으로 때울' 아버님도, 꽃 한 송이라도 받으실 아버님도 이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기껏 해드린다는 게 아버님 산소 앞에 카네이션 브로치를 하나 놓아드렸습니다. 좀 더 찾아뵐 걸, 좀 더 맛있는 거 사드릴 걸 하고 후회한들 이미 때는 늦었지요. 아버님과 같은 공원묘지에 안치되셨지만, 어버이날에도 찾는 이 없는 큰어머니의 납골당에도 카네이션 브로치를 하나 달아드리고 왔습니다.

꽃 한 송이로 퉁치더라도 찾아뵐 부모님이 계시다는 건 참 행복입니다. 부모님을 찾아뵙고, 고향을 찾는 것이 꼭 명절이나 5월 8일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어젯밤 갑자기 나가버린 전등 바꿔 줄 사람이 없어 어둠 속에서 저녁을 들고 계시진 않는지 그냥 홀연히 부모님께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언제나 사랑을 보내주셨던 부모님께서 당신들의 사랑을 다시 갚아드리고 싶은데, 부모님은 이미 이 세상에 계시지 않습니다. 오늘까지 오래 기다려주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오늘은 주말입니다. 오늘은 꼭 부모님께 전화하세요. 할 말이 없으면 "박말순씨!" 하고 어머니 이름을 장난스럽게 불러보세요. "아이고, 나 박똑순인데요~" 하며 장난을 받아주실지도 모릅니다. 수줍게 수화기를 든 어머니의 목소리에는 분명 행복이 묻어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결심하는 것이고, 그다음은 실행하는 것입니다. 지금 바로 실행에 옮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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