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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조선중앙통신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가 계속되었다며 이 사진을 보도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가 계속되었다며 이 사진을 보도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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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 보유국으로서 비핵화 의무 실천'과 함께 '적대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경제-핵개발 병진노선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핵실험 동결을 카드로 북·미 평화협정으로 이행할 협상을 벌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의 8일 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 7일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보고 발언에서 그동안 네 차례의 핵실험을 비롯한 핵개발 성과를 높이 평가하면서 "시대는 달라지고 우리 나라의 지위도 달라졌다, 우리 공화국이 존엄높은 자주의 강국, 핵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선 것만큼 그에 맞게 대외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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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1비서는 "제국주의의 핵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을 병진시킬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자위적인 핵무력을 질량적(질적·양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책임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이미 천명한대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방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록 지난 날에는 우리와 적대관계에 있었다 하더라도 우리 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리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나라들과는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나라의 존엄과 이익을 첫 자리에 놓고 대외관계를 주동적으로, 다각적으로 발전시키며 자본주의 나라들과도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를 녹화 방송하기 시작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10시35분께(평양시간 오후 10시5분께)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분석) 보고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를 녹화 방송하기 시작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10시35분께(평양시간 오후 10시5분께)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분석) 보고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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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직접 NPT(핵확산방지조약)체제의 핵전파방지의무 이행과 비핵화 실현 노력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북한 밖으로 김 제1비서가 직접  '비핵화'를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는 '세계 비핵화'라고 했다. 이는 그가 해당 발언에서 핵무력-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으로 천명한 것과 연결시켜 보면,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서 대외관계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핵 보유국 자격으로 평화협정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제1비서는 "미국은 핵강국의 전열에 들어선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여야 하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남조선에서 침략 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북한학)는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를 얘기하려면, 핵보유국의 자격으로 핵군축 방향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고, 그에 이어서 대외관계 개선을 언급한 것은 현재의 정전체제를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는 데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풀이했다. 정 교수는 "북한이 내심 핵실험 동결을 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평화협정을 동시 진행하자는 메시지가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유화적인 태도로 남북 대화 촉구, 남한 차기 정권 겨냥?

북한 노동신문이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비롯한 주석단의 인물들의 모습.
 북한 노동신문이 6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제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비롯한 주석단의 인물들의 모습.
ⓒ 연합신문·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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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제1비서의 핵무기 관련 언급이 결국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강조한 것이라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대목은 유화적인 태도로 평가된다.   

그는 "북남관계의 현 파국상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얼마든지 극복해나갈 수 있다"라며 "북과 남은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다양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적극 발전시켜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조국통일과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출로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선 북남 군사 당국자 사이의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라고 말했다.

7·4남북공동성명,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두고 "민족 공동의 대강(大綱)이며 그에 대하여 그 누구도 일방적으로 부정하거나 외면할 권리가 없다"라고 말한 김 제1비서는 "남조선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데 관계없이 북남합의들이 충실히 이행되었더라면 북남관계는 복잡한 우려곡절을 겪지 않았을 것이며 조국통일 위업실현에서는 이미 커다란 전진이 이룩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 제1비서의 사업총화보고 발언에 대해 "김일성과 김정일의 통일노선을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남북한 관계는 금강산관광 폐쇄에 이어 개성공단 가동까지 중단돼 최악의 전면단절 상태이지만, 김정은은 의외로 남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간주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북한이 당대회에서 천명하는 노선이나 정책은 대략 향후 5~10년을 염두에 두고 발표되는 것인만큼 이같은 입장을 한국의 차기 정부와의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입장 표명으로 판단된다"라면서 "북한 노동당 7차대회 직전에 한국에서 있었던 총선에서 남북 대화에 적극적인 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이 김정은이 당대회에서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대남 태도를 표명하게 된 배경이 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제시 "전력문제에 집중, 대외무역 다변화"

한편 이번 당대회에서 김 위원장은 '2016~2020년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5개년 전략수행기간에 당의 새로운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에네르기(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을 정상궤도에 올려세우고 농업과 경공업 생간을 늘려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첫째로 꼽은 분야는 전력문제 해결이다. 그 뒤로 석탄공업, 금속공업, 철도운수부문을 꼽았고, 현재 자원수출에 치중돼 있는 대외무역을 가공품수출, 기술무역, 서비스무역으로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합영·합작 활성화, 경제개발구역 운영 활성화, 관광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를 녹화 방송하기 시작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10시35분께(평양시간 오후 10시5분께)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분석) 보고하고 당원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진행된 노동당 제7차 대회 이틀째 날 행사를 녹화 방송하기 시작했다. 중앙TV는 이날 오후 10시35분께(평양시간 오후 10시5분께)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사업 총화(분석) 보고하고 당원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 연합뉴스·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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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북한, #김정은, #노동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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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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