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중관계와 한반도 정치, 그 불편한 진실

(주장) 역사오류를 직시하고 미래를 보자
16.05.03 16:03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6년 4월 26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 무기들을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다. 하지만 인도주의적 대가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직접 '파괴'라는 강경한 용어를 통해 북한을 비판했지만, 한편으로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은 이에 대해 "자꾸 북한에 대해 강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한국에 더 피해가 큰데 그렇게 해도 되겠냐는 얘기"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자꾸 북한에 대해 강하게 해달라는 한국정부에 대한 역설적 경고"라고 해석했다. 1994년 핵 위기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전쟁발발 1주일 이내에 남북한 군인과 미군을 포함해 군 병력만 최소한 100만 명이 사망하고, 남측 민간인 피해가 극심해 약 50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며, 1000억 달러의 손실과 3000억 달러의 피해 복구비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었다(출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북한이 한국 바로 옆", 오바마는 왜 강조했을까).
한편 2016년 4월 28일, 댜오위다오(釣魚臺)에서 열린 중·러 주도의 '아시아 교류·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회의'는 북한 핵실험을 비난하는 코뮈니케를 채택했다. 특히 여기엔 외교문서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표현인 '규탄(condemn)'이란 단어가 들어갔다. 코뮈니케 31항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 2270호와 유사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는 문장이 들어갔다. 중국의 대북 압박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CICA 외교장관회의 축사에서 강한 어조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시 주석은 "유엔 안보리 결의(대북제재)를 전면적으로 완전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출전: http://news.joins.com/article/19957495).
이상이 2016년 현재 미중관계와 한반도 정치를 둘러싼 사실이다. 이에 대해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이 글을 쓴다. 숨길 수 없는 사실은, 북한이 현재 핵을 무기로 남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며, 미국은 이를 제어하거나 파괴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게 강력한 메시지와 통제를 가할 능력이 있으며, 한국의 현 정권은 미중에게 좀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해서 북핵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한다. 비극이 초래되면 누가 웃고 누가 우는가? 김정은 위원장과 박근혜 대통령은 우는가? 웃는가? 한민족의 지도자라면 어찌해야 하는가? 이런 사실을 직시하면서 1916년, 2016년, 2116년을 보자.
100년 전 일본은 청나라와 러시아를 제압하고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문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세이다. 그 와중에 남북은 갈라서서 삿대질이다. 2016년 우리민족의 자화상이다. 100년 이후에도 똑같은 역사가 반복된다면 후손은 오늘날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까? 침략적 제국주의가 판을 치던 100년 전에도 우리가 지도자를 제대로 만났다면 달라졌으리라. 식민지의 숙명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독립투쟁이나 해방투쟁의 모습은 달라졌으리라. 이후 조국분단과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의 원초를 제공하지는 않았으리라. 민족역사의 기반을 만드는 기초도 달라졌으리라. 그런데 당대 지도자들의 시대정신이나 시대인식은 천박했다. 그 씨앗은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자라고 있다. 슬프다, 참담하다, 분노가 인다.
분노로 끝내려하는가? 아니다. 역사비극의 반복을 극복하는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 철학하는 지도자, 결단력 있고 배포가 큰 지도자가 요구된다. 경제, 민생, 일자리 등은 생존권과 안보문제보다는 주변적이다. 근본은 통일이고 남북화해이다. 미국이나 중국의 지도자를 설득하는 지도자, 민족의 100년 역사를 준비하는 지도자, 100년 역사오류를 꿰뚫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한국사회의 지도층(교수, 판검사, 장차관, 대통령, 국회의원)도 문제다. 그들 주변의 100인에게 분별력, 인간성, 공공성, 사명감이 있는지 혹은 그 지위에 걸맞은 능력과 상식의 소유자인지를 물어라. 아니면 파면감이다. 한국사회의 지도층에게는 더 엄격하고 더 철저하게 따지고 물어라. 현명한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4.13총선이 그나마 국민기준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제외된 자는 자숙하라. 염치 좀 있어라.
2016년 현재, 한반도문제를 일본처럼 강 건너 불을 보는 입장이 아니라면, 한국의 지도부는 미중에게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외교적 협력과 연대를 구하라. 사대주의인가? 아니다. 아직 한반도정세에 미중은 중요한 실세이고, 한국이 북을 제어할 능력이 없어서이다. 자학인가? 아니다. 미국의 자극에 북한이 도를 넘어 전쟁의 역사를 다시 쓰면 아니 되기 때문이다. 남북이 통합은커녕 분열로 치닫는 현실에 한국역사의 부끄러움을 고백하자. 한반도에 비극이 발생하면 누가 웃는지를 고민하자. 한국은 북을 제어할 카드가 없음을 직시하고 준비하자. 미중관계가 불편하면 한반도정세 및 동북아정세는 더 불안해진다. 100년 이후라도 다시는 미국이나 중국에게 의존하는 한반도질서를 자초하지 말자. 무엇이 애국인가? 조국애는 '조국에 대한 분노(네크라소프)'가 아니던가? 역사오류를 직시하고 미래를 보자.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