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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아버지 김영용, 부인 이유미와 함께 지지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닐 김 후보는 "소선거구제하에서 1971년 이래 45년 만에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했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
▲ 3번째 도전 김부겸, '지역주의 뛰어 넘었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아버지 김영용, 부인 이유미와 함께 지지자로부터 축하꽃다발을 건네받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닐 김 후보는 "소선거구제하에서 1971년 이래 45년 만에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탄생했다"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발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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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심장인 대구가 뚫렸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야당 후보로서는 31년 만에 당선됐다. 콘크리트처럼 견고하기만 할 것 같았던 대구의 민심이 이변을 일으켰다. 가히 정치혁명이라고 할 만하다.

대구 수성갑 선거구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는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큰 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또 더민주를 탈당한 홍의락 후보도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를 여유있게 이기고 당선에 성공했다.

대구에서 31년만에 야당후보 당선

김 후보와 홍 후보의 당선은 1985년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제1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성환, 신도환  당시 신민당 의원이 당선된 이후 31년 만이다. 1996년 자유민주연합 돌풍이 일면서 13개 지역 중 11개 지역에서 자민련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는 했지만 정통야당 후보는 아니었다.

새누리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한 동구을 선거구에서는 유승민 무소속 후보가 7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했고 여성우선공천에 반발해 탈당했던 주호영 무소속 후보도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했다.

총선 개표 결과 대구의 12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이 8석을 차지하고 더불어민주당 1석, 무소속은 3석을 차지했다. 지난 19대 총선 때 대구에서 싹쓸이 한 것과 비교하면 새누리당의 완패라고 볼 수 있다.

대구 이변은 예견된 일...새누리당의 공천파동과 '짐박'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김부겸(수성갑)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실 벽에 '화합상생', '변화의 물결 김부겸'이라고 적힌 글귀가 붙어있다.
▲ 김부겸 선거사무실에 붙어있는 글귀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3일 오후 대구 수성구 김부겸(수성갑) 더불어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실 벽에 '화합상생', '변화의 물결 김부겸'이라고 적힌 글귀가 붙어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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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완패는 이미 예견됐다. 지난 30여 년간 대구는 새누리당에 몰표를 줬지만 지역내총생산(GRDP)은 20년째 전국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역 경제도 최하위를 맴돌면서 지역민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대통령을 만들어낸 도시라는 허울 좋은 모습만 있을 뿐 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해도 지역 정치권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청년들은 매년 1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갔다.

여기에 새누리당 공천파동은 민심이반을 불러왔다. 지난 1월 소위 '진박' 후보들이 대구의 한 식당에서 빨간색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자신들만이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후보인 것처럼 행동하자 시민들은 '진박'이 아니라 '짐박'이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친박 좌장을 자처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자칭 '진박감별사'인 조원진 의원이 진박 후보들을 찾아다니며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는 친박 후보들을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더구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친유승민계 의원들이 공천을 받지 못하자 지역 여론은 새누리당 지지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민심이 이반현상을 보이자 새누리당 후보들은 무릎을 꿇고 백배사죄를 했다. 지난 6일 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대구지역 새누리당 후보들은 대구 두류공원에서 무릎을 꿇고 회초리를 맞겠다며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쳤다.

수성갑에 출마한 김문수 후보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매일 백배사죄를 하는 큰절을 하고 선거운동을 벌였고 북구을 지역에 출마한 양명모 후보는 삭발을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인선 후보(대구 수성을)도 비를 맞으며 백배사죄를 했지만 결국 민심을 돌리지 못했다.

이들은 공천파동에 대해 사죄한다면서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국정을 뒷받침할만한 국회가 구성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읍소했다. 그러나 시민들에겐 강압적인 모습으로 비쳤다. 대구지역 야당들은 "새누리당 후보들의 사과는 습관이지만, 애원이기보다는 협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최경환 대구경북선대본부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대구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6일 오후 대구시 달서구 두류공원에서 대구시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한 후 큰 절을 올리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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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구 완패 책임론 솔솔...대구 정치지형 급변 예고

한편 새누리당은 대구지역 완패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경환 위원장과 조원진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공천 파동 논란의 한 중간에 섰던 이한구 공천위원장에게도 화살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구의 정치지형이 급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통 야권 후보가 대구에서 2명이나 당선되고 유승민 후보가 새누리당으로 돌아가지 못할 경우 새로운 정치지형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김부겸 후보는 당선소감에서 "새로운 정치, 보다 책임성이 높은 정당체제가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의락 후보도 통 큰 정치를 말하며 "새로운 재편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큰 차이로 이기고 당선되었기 때문에 당장 야권의 대선 후보로 떠오를 가능성도 높다. 대구경북에서의 야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이 지역 맹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는 대구경북의 차기 대권 주자로 오르려는 구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새누리당, #더민주, #대구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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