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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차를 따라가 주세요."

택시 기사에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탄 유세 차량을 가리키며 말했다. 택시는 유세차량을 쫓았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대에서 추격전이 벌어졌다. 기자가 탄 택시뿐만 아니라 다른 언론사 차량도 함께 추격전에 나섰다. 김 대표의 수행 차량 역시 유세차량을 쫓았다. 이 때문에 유세차량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김무성 대표는 유세차량에서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서울 마포갑 선거구)에게 한 표를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추격전을 벌이는 기자도 김 대표의 발언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유권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권자들은 넓은 도로 한가운데에서 유세를 벌이는 김 대표의 목소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김 대표는 20분 동안의 유세를 마치고 유세차량에서 내려,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4·13 국회의원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당 대표를 중심으로 치열한 유세전을 벌였다. 하지만 빠듯한 일정 탓에 '발도장'을 찍는 유세에 그쳤다.

김 대표는 마포구에 앞서 용산구에서 황춘자 후보 유세 차량에 올랐다. 그는 황 후보와 맞잡은 손을 번쩍 든 뒤 사진기자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는 황 후보 쪽에 "음악 틀고 출발하세요"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이크를 들고 "내일은 투표일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새누리당 후보를 뽑아 달라"라고 말했다.

10분 뒤 김 대표는 유세차량에 내려, 마포구로 이동했다. 황 후보 쪽은 취재진에게 김무성 대표가 유권자를 만나는 유세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일정을 맞추기 위해 유권자를 만날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이날 수도권에서 20번의 유세 일정을 내놓았다. 20~30분 단위로 선거구를 옮겨 다니며 유세를 한다는 빠듯한 계획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 결국 김 대표는 몇몇 유세를 생략하거나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유세를 이어나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금강아산병원 앞에서 황춘자(용산)후보 이동지원유세 앞서 취재기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엄지손가락 치켜 세우고 총선 승리 다짐하는 김무성-황춘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금강아산병원 앞에서 황춘자(용산)후보 이동지원유세 앞서 취재기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총선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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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하루종일 20번 유세', 김종인 대표 '11시간 동안 13번 유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역시 빠듯한 일정 탓에 유권자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후암시장 입구에서 진영 더민주 후보의 유세차량에 올라 한 표를 호소했다. 이곳에는 진영 후보의 선거운동원과 지지자 수십여 명이 미리 와 있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내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권을 꼭 심판해 달라. 심판하지 않으면 경제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어떻게든 탄생했다가 여당에 흡수되는 게 제3당의 운명이다. 민주주의 발전에 장애요인"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는 유세차량에서 내려와 5분 동안 진 후보의 선거운동원·지지자들과 악수했다. 그 뒤 진 후보와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이날 오전 제주에서 첫 유세에 나선 김 대표는 오후 1시 15분부터 자정까지 서울에서만 13번의 유세에 나서는 계획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오후 2시 45분 서울 관악구에서 유세를 한 뒤, 오후 3시 5분 영등포구에서 유세에 나서는 일정이다. 유세시간과 이동시간을 생각하면,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김 대표 역시 유세시간을 최대한 축소해 유세에 나섰다.

선거일을 하루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모두 '수도권 수십 곳이 예측불허'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런 탓인지 새누리당이나 더민주나 마지막 선거운동도 최대한 빠르게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는 전략이다. 하지만 취재 기자도 따라잡기 어렵고 뭐라 말하는지 전달도 잘 안 되는 '허겁지겁 유세'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후암시장 앞에서 열린 진영(용산)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진영 의원은 행실이 바르다. 본인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주장하다가 어쩔 수 없이 당적을 바꾸는 과정을 겪었다"며 "우리당에서 배출한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진영 의원이 힘을 합치면 용산을 발전시킬 수 있다. 내일 실시되는 선거에서 기호 2번 진영에게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 김종인 "진영 국회로 보내주실거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후암시장 앞에서 열린 진영(용산)후보 지원유세에 참석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김 대표는 "진영 의원은 행실이 바르다. 본인이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 주장하다가 어쩔 수 없이 당적을 바꾸는 과정을 겪었다"며 "우리당에서 배출한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진영 의원이 힘을 합치면 용산을 발전시킬 수 있다. 내일 실시되는 선거에서 기호 2번 진영에게 압도적으로 지지를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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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발도장 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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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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