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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6일 합천 해인사 지관 스님 다비장에서 지극한 모습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시던 혜총 스님
 2012년 1월 6일 합천 해인사 지관 스님 다비장에서 지극한 모습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송하시던 혜총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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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에 덴 바람소린가 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소리가 솔바람소리처럼 들려왔습니다. 듣고 있는 사람 마음조차 흔들어 댔습니다. 피어오르는 연기마저도 흐느낍니다. 지그시 감은 두 눈, 주름진 얼굴에 드리운 아련함, 털모자 사이로 드러난 삭발머리는 차라리 애달픔이었습니다.

스님의 입에서는 나무아미타불 소리가 그렁그렁한 눈물처럼 끊이지 않았습니다. 요령을 흔들며 이어가는 나무아미타불 소리는 사별을 아쉬워 하는 흐느낌 소리로 들렸습니다. 뭔가를 애절하게 호소하는 기원의 소리로도 들렸습니다. 그랬습니다. 2012년 1월 6일, 지관 스님 다비식이 거행되던 합천 해인사에서 뵌 혜총 스님이 그랬습니다.

그날 그렇게 애절한 리듬으로 이어가던 나무아미타불 소리, 나무아미타불 소리와 함께 가야산 자락을 물들이던 그 간절함은 지관 스님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장엄한 기도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전 포교원장이 쉽게 풀어 설명한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지은이 혜총 /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4월 11일 / 값 15,000원)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지은이 혜총 /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4월 11일 / 값 15,000원)
ⓒ (주)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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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지은이 혜총,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은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을 역임한 혜총 스님이 <아미타경>을 쉽게 풀어 설명한 내용입니다.

불교신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불교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단어를 적어보라'고 하면 아마 '나무아미타불'이나 '관세음보살'을 적어내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 생각됩니다. <아미타경>은 그만큼 널리 알려진 아미타부처님, 불교신자들 사이에 가장 많이 유포되어 독송되는 경전 가운데 하나입니다.

<아미타경>은 아미타부처님과 극락정토(極樂淨土)의 장엄함을 설명하고, 그러한 정토에 왕생하는 길이 아미타불을 부르며 염불(稱名念佛)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일반 독자자의 눈높이에서 볼 때, 대개의 경은 전문용어로 된 전문서입니다. 불교신자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번역돼 있는 것을 또 번역해 놔도 용어 자체가 일상적인 용어가 아니다 보니 어렵습니다. 용어가 어려우니 뜻을 새기는 건 더더욱 어렵습니다.

<아미타경>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하고 있는 아미타경은 범어로 된 경을 구마라집 삼장법사가 한문으로 번역해 놓은 것입니다. 한문으로 된 <아미타경>을 다시 한글로 해석해 놓은 <아미타경>도 역시 어렵습니다. 보석처럼 좋은 뜻이 담겨 있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우면 잡석같은 말이 됩니다. 하지만 제대로 이해하며 새기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보석, 윤회고를 벗어나는 지름길이 되는 게 <아미타경>입니다.

'이 보험은 달마다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 또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들 수 있다. 언제든 들어 놓기만 하면 다시는 참담한 윤회의 고통에 빠지지 않는다. 보험 가입 빠르면 빠를수록 더 좋다. 이 신비한 주문 같은 부처님 명호를 아기 때부터 귀에 대고 속삭여 주어도 좋다.' - 132쪽.

스님은 <아미타경>을 풀어서 설명하고,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예문을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무슨 뜻인지 몰랐던 말들이 이해되고, 왜 하는지를 몰랐던 이유를 알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일러줍니다.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는 극락으로 가는 공짜보험

진즉에 알아 오랫동안 나무아미타불을 꾸준히 염송하는 것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라도 알아 아주 간절한 일념으로 "천타불 만타불" 하며 아미타부처님을 부른다 한들 어찌 왕생하지 못하겠느냐는 일화는 천둥번개 같은 희소식입니다.

기억력이 떨어져 '나무아미타불'이라고 해야 하는 걸 깜빡 잊은 할머니가 며느리가 일러준 대로 '김 영감님, 김 영감님…' 하고 부른다 한들 어찌 일념으로 항상 그리는 대상이 아미타 부처님이고 극락세계라면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다 갈 수 있는 곳이 극락세계라는 것도 들려줍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48대원, 염불하는 사람의 열 가지 공덕, 염불을 권하는 선지식의 말씀까지 읽어가다 보면 '몇 천만 년 전의 굴이나 금방 만든 굴이나 불을 켜면 곧바로 밝아진다'고 하신 서암 스님의 말씀도 읽게 됩니다.

맞습니다. 태고의 어둠을 간직하고 있던 동굴도 성냥개비 불 하나에 밝아집니다.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을 읽으며 성냥개비를 그어대듯 읊조리는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는 수천 겁 윤회고에 갇힌 어둠을 밝혀 줄 구원의 소리가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지은이 혜총 / 펴낸곳 (주)조계종출판사 / 2016년 4월 11일 / 값 15,000원)



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

혜총 스님 지음, 조계종출판사(2016)


태그:#혜총 스님의 아미타경 강설, #혜총, #주)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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