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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총선 선거공보물들.
 제20대 총선 선거공보물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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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을 기다렸다. 야당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강원도에 할당된 9개의 의석을 모두 여당에게 빼앗겼다. 몰수패를 당한 격이다. 강원도가 정통적으로 여당 우세 지역이기는 하지만, 야당이 국회의원 의석을 한꺼번에 모두 여당에 넘겨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야당이 강원도에서 이런 참패를 겪을 수도 있다는 건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이런 결과는 여당인 새누리당조차 짐작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개표가 시작되면서, 강원도 전역이 붉은 색으로 뒤덮이는 뜻밖의 상황이 전개됐다.

그 후 강원도에서는 야당이 전패를 해야만 했던 이유를 두고 말들이 많았다. '선거 전략의 부재', '조직의 열세', '상대적으로 능력이 부족한 후보들'이 주된 이유들 중에 하나다. 그리고 선거 막판에 야당에 불리한 변수가 돌출하는 등 악재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판에서 패자가 늘어놓는 말들은, 그 말이 아무리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해도 그저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19대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강원도에서 겪은 수모를 되갚을 기회를 찾기 위해 4년 내내 칼을 갈았다.

드디어 그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20대 총선이 코앞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9대 때 겪은 수모를 결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선거구 획정으로 강원도 전체 의석수가 8석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최소 1, 2석에서 최대 3, 4석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도전이 쉽지 않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는 아예 '전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강원도 전역에서 단 1석이라도 잃게 되면, 총선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전의가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과연 얼마나 많은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강원도 내에서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이 다시 '싹쓸이'를 노리는 것도 크게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론조사가 반복되면서, 새누리당에도 '한계'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론조사 결과, 판세에 일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새누리 4곳 우세, 무소속 1곳 우세, 접전 3곳

지난달 3월 28일, 춘천KBS·춘천MBC·G1강원민방 등 방송3사가 여론조사(이하 1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도했다. 그리고 이달 6일에는 춘천KBS·춘천MBC·G1강원민방과 강원일보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이하 2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 결과를 비교해 봤다.

먼저 6일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현재 새누리당이 8개 선거구 중 7개 선거구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볼 수 있다. 나머지 1개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가 크게 앞서고 있다. 이때까지 더불어민주당이 1위를 점한 곳은 한 곳도 없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3개 선거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1개 선거구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2개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 세 후보들이 뒤집기에 성공하면, 새누리당은  최악의 경우 8개 의석 중 4석을 잃어야 하는 비극을 맞을 수도 있다. 이들 선거구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16총선넷 선정, '최악의 후보' 10. 춘천선거구 김진태 후보가 포함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2016총선넷 선정, '최악의 후보' 10. 춘천선거구 김진태 후보가 포함돼 있는 걸 볼 수 있다.
ⓒ 총선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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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 49.3%,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 21.8%, 국민의당 이용범 후보 7.9%, 정의당 강선경 후보 2.3%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 50.4%,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 28.1%, 정의당 강선경 후보 2.8%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차 여론조사에서 김진태 후보와 허영 후보의 지지도 격차가 27.5% 포인트 벌어진 걸로 나타났다. 2차 여론조사 때는 그 차이가 22.3% 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허영 후보와 이용범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 2차 여론조사에서 어느 정도 그 효과를 보고 있기는 하지만, 김진태 후보를 꺾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김 후보는 강원도는 물론이고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낙선 대상'으로 꼽고 있는 인물이다.

[원주갑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 44.3%, 더불어민주당 권성중 후보 24.5%, 국민의당 김수정 후보 6.3%, 정의당 최석 후보 3.9%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김기선 후보 39.3%, 더불어민주당 권성중 후보 33.2%, 국민의당 김수정 후보 4.3%, 정의당 최석 후보 2.3%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강원도에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지역 중에 하나다. 1차 여론조사에서 김기선 후보와 권성중 후보 사이에 19.8% 포인트나 벌어졌던 지지도가, 2차 여론조사에서 6.1% 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원주을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 37.3%,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 32.8%, 국민의당 이석규 후보 9.2%, 민중연합당 이승재 후보 0.3%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 38.2%,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 36.9%, 국민의당 이석규 후보 7.0%, 민중연합당 이승재 후보 0.6%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박빙이다. 두 후보는 처음부터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차 여론조사 때 새누리당 이강후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 사이의 지지도 격차가 4.5% 포인트에 불과했다.

2차 여론조사에서는 1.3% 포인트로 좁혀졌다. 이강후 후보와 송기헌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도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다 이 후보가 2.51% 포인트 차로 겨우 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는 송 후보가 지난번의 석패를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주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 강원도에서 새누리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인물 중에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주을 선거구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후보. 강원도에서 새누리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인물 중에 한 명으로 떠오르고 있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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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황영철 후보 43.0%,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 22.5%, 무소속 정해용 후보 8.8%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황영철 후보 46.9%,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 18.5%, 무소속 정해용 후보 11.4%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황영철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 사이의 지지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1차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격차가 20.5% 포인트였던 것이, 2차 여론조사에서 28.4% 포인트로 벌어졌다.

황영철 후보와 조일현 후보는 지역의 오랜 맞수다. 홍천·횡성 선거구에서만 모두 4차례나 결전을 벌였다. 선거구 획정으로 홍천·횡성 선거구가 다른 선거구에 편입이 되면서, 이번에는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에서 다시 맞붙게 됐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 36.7%,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10.6%, 무소속 김진선 후보 25.5%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 35.6%, 더불어민주당 장승호 후보 11.4%, 무소속 김진선 후보 29.3%

새누리당과 무소속이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무소속 김진선 후보 사이의 지지도 격차가 1차 여론조사에서 11.2% 포인트였던 것이, 2차 여론조사에서 6.3% 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달 말, 염동열 후보 전 보좌관이 '염 후보 처조카에게 월급을 상납했다'는 의혹을 터트리면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진선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후, 당을 박차고 나와 배신자 소리를 들으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지난 2012년 4월 12일,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강원도 9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음을 알리는 신문
 지난 2012년 4월 12일,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강원도 9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음을 알리는 신문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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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삼척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박성덕 후보 30.0%, 더불어민주당 박응천 후보 15.0%, 무소속 이철규 후보 32.1%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박성덕 후보 27.2%, 더불어민주당 박응천 후보 10.9%, 무소속 이철규 후보 40.5%

무소속 후보가 큰 우위를 점하고 있다. 1차 여론조사 때만 해도, 무소속 이철규 후보가 새누리당 박성덕 후보보다 겨우 2.1% 포인트 앞서나갔다. 박빙이었다. 그런데 2차 여론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오차 범위를 벗어나 13.3% 포인트나 벌어졌다.

이철규 후보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되자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결행했다. 그 후 이 후보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이 당선될 경우, 자신을 지지해준 시민들의 의사에 따라 복당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를 단순히 무소속 후보로 보는 데 무리가 있다.

[강릉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권성동 후보 55.1%,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17.5%, 노동당 최종문 후보 2.7%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권성동 후보 52.9%,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23.7%, 노동당 최종문 후보 3.5%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 사이의 지지도 격차가 37.6% 포인트에서 29.2% 포인트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속초·고성·양양 선거구]

1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이양수 후보 46.5%, 더불어 민주당 김주학 후보 9.1%, 무소속 송훈석 후보 2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2차 여론조사: 새누리당 이양수 후보 55.1%, 더불어민주당 김주학 후보 18.7%

새누리당이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새누리당 이양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주학 후보와의 격차가 심하다. 무소속 송훈석 후보가 지난 3월 30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송 후보의 지지도가 남은 두 후보들에게 골고루 나눠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민주 '여론조사 열세' 뒤집을 지 관심

단지 두 차례 실시된 여론조사로 총선에 어떤 결과를 나타날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9대 총선 당시, 총선일에서 10여 일 전까지만 해도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이 오차 범위 안에서 2, 3석 정도 앞서가는 걸로 나왔다. 하지만 그 뒤에 나타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번 총선에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도 19대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에 전패를 한다면, 그 충격은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원주시에서의 추격전이 심상치 않다. 전패를 모면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어떤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1차 여론조사는 춘천KBS·춘천MBC·G1강원민방 등 3개 방송사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도내 각 선거구별 유권자 5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2차 여론조사는 춘천KBS·춘천MBC·G1강원민방·강원일보 등 4개 언론사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도내 각 선거구별 유권자 50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태그:#여론조사, #강원도,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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