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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9월 유엔 총회 투표에서 최종 선출된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9월 유엔 총회 투표에서 최종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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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두고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각) 뉴질랜드 총리를 지낸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가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뉴질랜드 정부도 성명을 통해 클라크 총재를 자국의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후보만 클라크 총재를 포함해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불가리아), 나탈리아 게르만 부총리(몰도바), 다닐로 튀르크 전 대통령(슬로베니아), 베스나 푸시치 부총리 겸 외교장관(크로아티아),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포르투갈) 등 8명으로 늘어났다.

이들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외교적 지원과 선거비용을 받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반기문 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로 공식 종료되며, 차기 사무총장의 임기는 2017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유엔 사상 처음으로 후보들이 공개 토론과 유세를 펼치며 공개적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일부 강대국들이 막후에서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관행을 깨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지난 70년간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로 구성된 5개 상임이사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후보 추천부터 선거 유세, 투표까지 모든 절차가 공개된다.

이번에 선출할 차기 사무총장은 유엔의 개혁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대응, 극단주의 테러리즘, 중동 난민, 전염병 퇴치 등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안을 풀어야 할 무거운 책임을 맡게 된다.

유엔 "역사적인 선출 제도 도입"... "변한 것 없다"는 비판도

이번 선거에는 유독 동유럽 출신 후보들이 많다. 지금까지 동유럽에서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대륙별 순환'이라는 암묵적 관행에 따라 발 빠르게 여론을 선점한 것이다.

하지만 8명의 역대 유엔 사무총장이 모두 남성이었다는 점에서 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클라크 UNDP 총재와 보코마 유네스코 사무총장, 푸시치 크로아티아 부총리도 여성이다.

이처럼 '여성 대망론'이 힘을 얻으면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 등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여성 지도자들까지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후보군으로 거론될 정도다.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의 유엔 사무총장 도전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의 유엔 사무총장 도전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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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사무총장 선출 일정에 따르면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은 다음 달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앞으로 유엔을 이끌어 갈 비전과 전략 등을 193개국 회원국 대표단에게 호소할 기회를 얻는다. 또한 미국과 영국에서 2차례 공개 토론을 열고 전 세계 시민단체와 개인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 가운데 올해 7월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15개 이사국이 유력 후보를 추천하고, 9월 유엔 총회에서 투표를 치러 전체 회원국 3분의 2가 찬성하면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되는 방식이다.

모겐스 리케토프트 유엔 총회 의장은 "새로 도입한 사무총장 선출 절차는 유엔의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향후 유엔 사무총장을 선출하는 데 있어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엔 회원국의 투표를 통과하더라도 여전히 5개 상임이사국이 최종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실질적인 권력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새 사무총장 선출에 어떤 평가가 내려질지 주목된다.


태그:#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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