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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교육감 기자간담회
 이재정 교육감 기자간담회
ⓒ 황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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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교육 자치를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행위입니다."

새누리당의 교육감 직선제 폐지 공약과 새누리당과 정부가 당정 협의회에서 결정한 '지방교육정책 지원 특별 회계법(아래 특별 회계법)' 제정에 교육계와 더민주 등이 강하게 반발했다.

특별 회계법 제정에 교육계 등이 반발하는 이유는 그동안 논란이 된 누리과정(3~5세) 지원을 시·군 교육청에 강제 부담시킬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재정 교부금(내국세 20.27%+국세+교육세) 중 국세와 교육세 재원을 '특별회계'로 만들어 누리과정 등에만 사용하도록 못 박은 게 골자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지난 28일 김정훈 정책위 의장,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누리과정 등 교육현안 관련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2017년 예산부터 누리과정 예산을 특별회계로 만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새누리당이 지난 18일 발행한 공약집 225쪽에도 실렸다. 새누리당은 "과도한 선거비용 문제, 교육감과 자치단체장과의 갈등, 이념적 성향에 따른 국가 정책과의 부조화" 등의 문제가 있다며 "총선 직후 당 차원의 교육감 선거제도 개혁 TF를 구성, 대안 검토 및 개혁안을 도출하겠다"라고 밝혔다.

"특별 회계 만들어 누리과정, 법률 파괴 행위"

경기도의회 더민주 새누리당 특별 회계법 반대 기자회견
 경기도의회 더민주 새누리당 특별 회계법 반대 기자회견
ⓒ 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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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반발이 가장 거센 곳은 경기도 교육청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29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는 교육 자치를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행위"라며 이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조대현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또한, 특별 회계법 제정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다.

이와 별도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서 "누리과정 특별법 노림수는 교육감 직선제 폐지"라고 성토했다.

이 교육감은 "특별 회계는 특별한 세입이나 세출이 있을 때 만들 수 있는 국가재정법인데, 이게(누리과정이) 특정한 세비냐?"라고 반문하며 "지방 재정 교부금을 떼서 특별 회계로 만들어 누리과정으로 쓰면 법률 파괴, 법률 훼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이 교육감은 "이분들(새누리당, 정부) 목적 어디에 있나? 누리과정 아니다"라며 "이것(특별 회계법)을 선거 정책으로 내놓은 것은 교육감 직선제 폐지가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감들이 새누리 입맛에 맞지 않는 올바른 주장을 하니 속상하지 않겠나, 더군다나 10명 넘는 교육감들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하니 이거 못 보겠다, 이거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교육감들이 정부 정책에 반발하는 게 마뜩잖아 직선제를 폐지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교육감은 "선거를 앞두고 특별 회계법을 만들려는 의도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논란 책임을 교육감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국회라면 이거(특별 회계법) 어떻게 심의하겠나, 이거 분명히 실패한다"라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 더민주 "빈 수레에 빈 상자 실어 보낸들"

1인 시위(배외숙 참교육을위한 전국 학부모회 안양지부장)
교육재정위기 극복과 교육재정 확대를 위한 경기도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부터 경기도청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1인 시위(배외숙 참교육을위한 전국 학부모회 안양지부장) 교육재정위기 극복과 교육재정 확대를 위한 경기도민 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부터 경기도청 앞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 구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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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 김현삼)은 29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과 정부의 특별 회계법을 "총선용 사기 공약"이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누리과정 예산이 담겨 있지 않은 빈 상자를 '누리과정 특별 회계법'이라는 빈 수레에 실어 교육청에 보내면 무슨 소용"이냐고 비꼬았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유권자를 만나려면 누리과정 해법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들고나온 책임회피 면피용 방안"이라고 힐난하며 "4.13 총선이 (누리과정 지원을 공약하고 지키지 않은 박근혜 대통령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안혜영 더민주 경기도의회 수석 대변인은 29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새누리) 선거 공약이라 신중하게 대응하려 한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 대변인은 "누리과정 지원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고, 그런 것이 교육 지방자치 성과를 무시하고 과거 권위주의 시절로 되돌아가려는 의도 같아 참 씁쓸하다"라며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밝혔다.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회장 장휘국 광주광역시 교육감)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특별 회계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협의회는 "교육감의 예산 편성권을 빼앗고 지방 교육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사안이고, 모든 부담을 시·도 교육청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소치"라며 "정부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태그:#누리과정, #이재정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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