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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사드 한국 배치' 논의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관련 미중 합의에 따라 조금 물밑으로 가라앉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드 한국 배치는 한미일 3각 MD와 군사동맹 구축의 '핵심 고리'이기에 미국은 전략적으로 계속 추진할 것이다.

지난 3월 4일 한미당국은 약정을 체결하고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 위한 공동 실무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사드 배치 후보지도 평택, 군산, 대구/왜관, 원주, 부산 기장으로 좁혀지고 있다. 다만 전술적으로는 미중 관계에 따라 배치 시기가 조정될 수도 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은 지난 3월 7일부터 25일까지 사드 배치 후보지를 중심으로 전국 20여 개 도시에서 '사드 배치 반대' 집중 홍보캠페인 - '달려라 평화행동'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5일부터 10월 23일까지도 '달려라 평화행동'을 진행한 바 있어 지역 여론의 변화지점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사드 배치 후보지의 개요와 후보지로 거론되는 이유,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과 후보 지역의 생생한 주민 여론을 총 6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 기자 말

사드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2013.9.10.)
 사드 고고도 방어 미사일 시험 발사 장면(2013.9.10.)
ⓒ 미국 국방부 미사일 방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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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2월 23일로 예정됐던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이 미뤄졌다. 그러면서 한때 사드 배치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른바 '미중 빅딜설'이다. '중국이 고강도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받는 대신에 미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철회 내지 유보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2월 23일) 후 "북한이 비핵화되면 사드는 필요 없다"고 발언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우리는 사드 배치에 급급하거나 초조해 하지 않는다"는 유보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도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결정한 게 반드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다"(2월 25일)라며 한발 물러섰다. 중국이 미중 국무장관회담 전후로 '왕이 이니셔티브'로 불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동시병행 제안을 들고나온 것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이 통과(3월 3일)되자마자 한미 당국은 운영 약정을 체결(3월 4일)하고 사드 배치 후보지, 배치 비용, 배치 시기를 결정할 실무단 회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3월 22일 카터 미 국방장관은 미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현재 한국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라며 "한국과 원칙적으로 (사드 배치에)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그간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기정사실로 되어 왔지만 미 국방장관이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었다.

전략적으로 미국은 사드 배치 지속 추진할 것

지난 4일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및 평화행동 사진
 지난 4일 사드 한국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약정 체결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 및 평화행동 사진
ⓒ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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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한국 배치 합의가 사실이라면 남은 것은 배치 지역, 비용, 시기에 대한 다소 '실무적(?) 결정'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민구 국방장관은 앞서 3월 18일, "한미 공동실무단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활동 계획을 확정한 상태"라며 "이를 토대로 군사적 효용성과 작전기지 입지조건 등을 세부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배치 지역에 대해서는 주한미군이 이미 2014년 3월~5월까지 사드 배치 부지 조사를 마쳤다(미 <월스트리트저널> 2014년 5월 28일 보도)는 이야기가 나왔다. 국방부도 사드 배치 후보지 선정 기준은 "주한미군 기준이 우선"(2016년 2월 15일)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사실상 논의가 마무리됐다고 봐야 한다.

배치 비용에 대해서도 도입 비용과 운영비는 미국이, 시설비는 한국이 부담한다는 대략적 안에 한미 당국이 이미 합의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배치 시기에 대해서는 중국의 대북 제재 이행 정도를 보면서 시기를 조정,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함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고려해서 미국이 직접 중국을 설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경우 사드 배치가 유보 또는 조정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분명한 점은 전략적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란 점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부상하는 중국을 봉쇄하기 위한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아·태 재균형 전략'으로 표현되는 패권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정권 교체나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동북아 미사일 방어 체계(MD)구축은 지속될 것이란 점을 의미한다.

오바마 정권이 2012년에 발표한 '아·태 재균형 전략'의 핵심은 국방 예산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해상 패권을 유지·강화하기 위해 해군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동아시아에서 동맹네트워크의 강화, 그중에서도 일본·한국의 미사일방어(MD)망 구축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시아·태평양의 탄력적 접근 전략'(APPAA)은 유럽 미사일 방어(MD)계획인 '유럽의 단계적·탄력적 접근 전략'(EPAA)에 비견되는 것이다. 사드 한국 배치는 APPAA의 2단계(아태 단계적·탄력적 접근 : 북한에 대한 미국 대응, 2014년 12월)에 해당한다고 한다.

사드 배치, 본질은 '미일 동맹'의 질서 유지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이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주한 미 8군사령관이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이날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 군사적 대책안을 발표했다. 이날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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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치 사드가 지역 전략적 맥락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핵심은 사드 요격 미사일과 함께 들여오는 사드 레이더에 있다. 사드 레이더(AN/TPY-2)의 탐지거리는 3000Km 이상으로 중국에서 미국을 겨냥한 대륙 간 탄도미사일과 중국 동·중 북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에 대한 초기 정보를 미일 MD망에 제공하여 미일의 요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또한 사드 레이더는 해상도에서 미일이 보유한 기존 탐지레이더의 성능을 능가하며 진짜 탄두와 가짜 탄두(decoy)를 구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이 미국의 MD망을 뚫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온 신형 다탄두 탄도미사일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요격 작전의 측면에서는 유사시 주한미군기지를 겨냥한 중국의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서 패트리엇(PAC-3) 체계와 함께 다층 방어체계를 구축해 준다. 이렇듯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 체계는 미국의 동북아 MD망의 완결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미 본토 방어를 위한 탄도미사일 탐지추격 및 요격체계와 연결된다.

이는 중국의 대미 핵 억지력을 무력화하려는 차원에서 미중 사이의 전략적, 지역적 안정을 파괴한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가 갖는 전략적 의미는 바로 현 미일 동맹 우위의 전략·지역 질서의 유지 강화에 본질이 있다고 하겠다.

이에 사드 한국 배치 전망은 동맹 파트너십 강화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아태 전략에 대한 분석에 기초할 때 올바로 판단할 수 있다. 더불어 3월 29일부로 일본의 안보법제가 발효됐다. 이제 일본 자위대는 MD를 핵심으로 하는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일과 손잡고 북한 정권 붕괴와 체제 흡수통일을 추구하려는 박근혜 정부도 사드 한국 배치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에 사드 한국 배치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사드 배치를 저지하기 위한 평화 행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목차
(1) 사드 한국 배치 전망 한미 간 논의, 사실상 마무리됐을 가능성 높아 / 오혜란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
(2) "우리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고?"①경북 칠곡(왜관 캠프 케롤) / 황동환 신부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
(3) "우리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고?"②대구 동구을(K-2 공군기지) / 김찬수 대구평통사 대표
(4) "우리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고?"③ 부산 기장 / 박석분 부산평통사 상임운영위원
(5) "우리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고?"④ 군산 (미 공군기지 Kunsan AB, K-8) / 김판태 군산평통사 운영위원
(6) "우리 동네에 사드가 배치된다고?"⑤ 평택 (K-55, K-6 기지) / 현필경 경기남부 평통사 사무국장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오혜란 시민기자는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공무원 신문에 공동으로 개재됩니다.



태그:#사드 한국 배치, #THAAD, #MD, #한민구
댓글2

#한반도비핵화 #평화협정 실현 #사드철거...성역화된 국방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감시와 대안있는 실천으로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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