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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앞두고 청년 유권자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 소속 학생들이 지난 2014년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대학재정의 투명한 심사의결을 위해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 "반값등록금 약속 언제 지키실 건가요" 서울지역대학생교육대책위 소속 학생들이 지난 2014년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과 대학재정의 투명한 심사의결을 위해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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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친구가 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방학 때면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일을 하고 돈을 모으는. 그런 친구가 또 있다. 학자금 대출로 사회에 나가기도 전에 이미 3000만 원의 빚이 있는.

대학교를 가야 '사람 취급'을 해주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공부를 하고 싶어서 혹은 취업을 하기 위해서 등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우리는 대학교에 입학한다.

처음 합격 소식을 듣고 좋아하는 것도 잠시.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이내 한숨을 쉬게 되는 것이 우리의 이야기다.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는 입학금과, 낸 만큼 수업의 질이 높아지는 건지 의문이 드는 엄청난 등록금 액수.

이것이 나만의 걱정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등록금 고지서를 본 부모님은 '신경 쓰지 말고 공부나 잘하라'며 나를 위로해 주신다. 하지만 부모님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인다.

그렇게 대학에 왔다. 그러나 등록금을 벌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장학금을 받기 위해 꿈꿔왔던 대학생활을 포기하고 공부만 한다. 그렇게 졸업을 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을 때, 우리에게 남은 것은 학자금 대출금과 고된 기억뿐이다.

한 학기 400만 원, 감당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대학의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 원을 웃돈다. 이를 월별로 환산하면 한 달 1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다. 아마 우리나라 서민층은 월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일 것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대학을 가지 않고 소위 '계층이동'을 포기하는 것. 그리고 대학에 간 뒤 빚을 지면서 '계층이동'의 희망만 가지고 사는 것. 부모님 입장에서 자식들이 대학을 간다는 것은 가족 전체가 빚더미에 올라가는 일이다. 등록금 문제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가족, 더 나아가 사회의 문제라는 뜻이다.

이러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 대학생들은 반값등록금 운동을 진행했었다. 그 결과, 국가장학금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정부에서는 반값등록금이 완성되었다고 홍보 광고를 하고 있지만 우리 주위에는 아직도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국가장학금이 결코 우리의 등록금 부담을 완화해주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장학금의 소득 분위 산정을 제대로 하면 해결되는 것일까? 어차피 그 기준이 명확하더라도 어려운 사람이 못 받는 사각지대는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소득분위 기준을 설정하고 소득분위 결과를 내는 등의 경제적 비용과 소득분위 선정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이로 인한 갈등이 유발하는 사회적 비용을 생각해보면, 국가장학금 제도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결국 등록금 금액 자체를 내리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서민층이 충분히 부담해낼 수 있는 정도의 등록금은 지금 등록금의 반값이다. 이 정책을 위한 비용은 앞서 말한 국가장학금 제도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보다 더 많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에 투자한다는 관점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GDP 대비 1%정도를 고등교육에 지출한다면 또한 가능할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주위에 소중한 사람들이 등록금으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들을 포기하면서 산다. 더 이상 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20대의 청년으로서,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 그 권리를 찾는 첫 발걸음은 고지서 상의 반값등록금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한양대학교 44대 총학생회장입니다.



태그:#반값등록금, #총선,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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