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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총선에서 춘천 선거구에 출마하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시민단체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공천 부적격자'라는 이유 때문이다.

1천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는 지난 3일 "시민제보를 받아 기본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을 선별"했다며 김진태 의원 등 9명을 '1차 공천 부적격자'로 선정했다. 이에 앞서 강원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일 김진태 의원 등 7명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절대로 공천해서는 안 될" 정치인으로 꼽았다.

김진태 의원은 시민단체들의 낙천 대상 명단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춘천시 내 시민단체들의 모임인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이하 춘천네트워크)는 11일 "김진태 국회의원의 공약 이행을 분석한 결과, 공약 이행률이 겨우 4.2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춘천네트워크는 "정책 선거를 위해 철저한 공약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춘천네트워크는 이날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진태 의원이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당시 유권자들에게 제시한 공약과 선거 공보물을 통해 제시한 공약 70여 건을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공약 이행 건이 단 3건, 공약 미이행 건이 무려 47건에 달했다. 그 외 아직도 추진 중인 공약이 18건이고, 평가가 불가능한 것이 2건이었다.

그 중 김진태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가장 큰 무게를 두고 다뤄온 '3대 핵심 공약'은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2012년 4월 19대 총선을 치를 당시 ▲ 소양강 냉수를 이용한 농산물 저온저장유통센터 건립 ▲ 캠프페이지 부지에 기상·기후클러스터 유치 ▲ 춘천을 거점도시로 시·군 통합 등을 3대 핵심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김명호 운영위원장이 11일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김진태 의원 공약 이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춘천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김명호 운영위원장이 11일 춘천시청 기자실에서 김진태 의원 공약 이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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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이행률 4.28%, 김 의원실 "흠집내기" 반발

공약 이행률뿐만 아니라, 김 의원실이 공약을 이행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도 실제 공약과는 별다른 연관이 없는 등 상당수가 사실과는 다른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

춘천네트워크는 공약 평가 자료로, 김진태 의원실이 지난 2월 한국메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자체 공약 평가 자료를 사용했다. 춘천네트워크는 애초 "김 의원실에 공문을 통해 정식으로 공약 이행평가 자료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의원실은 여기에 응하지 않았다. 춘천네트워크는 결국 이 자료를 토대로 공약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춘천네트워크는 이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김 의원실이 자체적으로 공약을 평가하면서 상당수의 공약에 '완료' 답변을 달아 제출했으나, 실제로는 그 공약 이행에 "황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등 대부분 공약이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일부 공약은 "공약의 내용이 너무 막연해 평가가 불가능"한 것들도 있었다.

한 예로, '농산물 저온저장 유통센터 건립'이라는 제목을 단 공약의 경우 김 의원실은 "완료" 답변을 달아 자료를 제출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춘천 신북농협(의) 기존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내 완전자동선별기를 갖춘 종합선별장을 신축"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춘천네트워크는 "신북농협 유통센터는 김 의원 공약인 농산물 저온저장 유통센터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은 또 '농산물 저온저장 유통센터를 건립'하면서 "신규 일자리를 1500개를 창출"하겠다고 한 공약에도 "완료" 답변을 달아 제출하면서, 그 근거로 "2011년 춘천시 근로자 수가  90,600명에서 2013년 97,801명으로 7,201명 증가"했다는 통계청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춘천네트워크는 이 공약의 경우 "농산물저온저장 유통센터 건립 자체가 안 됐기 때문에 일자리 1500개 창출은 당초에 불가능"하다며, "(통계청이 집계한) 근로자 수 증가 통계 자료를 (김 의원이) 일자리 1500개 창출 공약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검증이 전혀 불가능한 억지 근거"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김 의원실이 "완료"했다고 답변을 단 공약들 중에서 춘천네트워크가 "미이행"이라고 평가한 공약은 모두 43건에 달한다. 그 외 2건의 공약이 "평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실이 "완료"한 것으로 언급한 공약 중, 춘천네트워크가 "이행"으로 평가를 내린 공약은 단 3건에 불과했다.

춘천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약을 선거 때 잠깐 보여주기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한다면 정책 선거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하고, "유권자들이 공약 이행 여부를 투표의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면 헛공약을 남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유권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그리고 총선 출마 후보자들을 향해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은 공약, 지키는 것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는 공약, 자치단체장이나 교육감이 해야 할 일을 자신이 하겠다고 내세우는 공약, 평가 자체가 막연한 공약, 이런 나쁜 공약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며, "올바른 공약을 제시하고 이행"할 것을 당부했다.

공약 이행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김진태 의원실은 "다년간 공약 평가에 전문성을 인정받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평가는 70%를 상회함에도 5%라는 터무니없는 결과를 발표한 것은 의도를 지닌 후보 흠집내기라고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김진태 의원실이 주장하는 공약 이행률 70%라는 수치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따로 발표한 수치는 아니었다.

이와 관련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측은 "김 의원실이 제출한 자체 평가표를 가지고 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평가단이 의원실에 문제 제기한 것이 2건인가가 있는데, 의원실에서 볼  때, 이 2건 외에 나머지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공약 이행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우리가) 따로 몇%라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2월 18일 '19대 국회의원 공약이행 정보'를 공개하면서, '국회의원 공약이행 자체 평가표'와 '소명 자료'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지역사회의 2단계 검증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김진태, #총선,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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