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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박영선 필리버스터 중단하자.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시민단체들의 필리버스터 중단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김종인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필리버스터 중단의 뜻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대표는 필리버스터의 중단을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당이 강경론에 끌려 다니다 보면 선거에서 표를 얻기 힘들다.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으니 다소 아쉬워도 오늘 자정까지는 필리버스터를 종결해야 한다"


그는 필리버스터 지속을 주장하는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선거 망치면 책임질거냐!'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습니다. 선거 승리를 위해 테러방지법의 통과를 지켜보기만 하겠다는 것입니다. 김종인 대표와 친근한 관계라는 박영선 의원도 필리버스터에 나서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하는 이유를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필리버스터의 중단을 결정하고 그것을 의총에서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계시다는 것,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중략)..


저에게 분노의 화살을 쏘십시오. 그리고 제가 다 받겠습니다. 대신 국민 여러분께서 분노하신만큼 4월13일 총선에서 야당을 찍어주십시오. 야당에게 과반 의석을 주셔야 여러분들이 원하던 평화롭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온통 새누리당의 시뻘건 물결로 덮이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그리고 독재로 회귀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누가 될지 모르는 내 아들, 딸이 감시당하는 것을 원치 않으신다면, 국민 여러분께서 야당을 4월 13일 날 찍어주십시오."


그들의 공통분모, 총선 승리가 우선이다?


김종인 대표와 박영선 의원의 발언에서 우리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다음 선거에서 승리해 테러방지법을 개정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이들이 정치를 하는 것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일까요? 아니면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일까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면 테러방지법의 제정을 막을 힘이 없더라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그들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해 테러방지법을 재개정할 힘을 못 가지게 된다면 국민들은 언제가 될지도 모를 테러방지법 재개정의 날까지 이 법률에 의해 감청을 당하고 사찰을 당하는 상황을 감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 최선을 노력을 하지 않는 것, 다가올 선거를 준비하기 위해 국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법안의 통과를 좌시하겠다는 것, 정상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총선 승리해도 국민 위해 최선을 다할까?


그동안 필리버스터에 나선 여러 의원들이 주장했던 것처럼 테러방지법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악법입니다. 박영선 의원이 말한 평화롭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존재해서는 안되는 법입니다.


그럼에도 김종인 대표와 박영선 의원은 이 법의 제정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다음 총선에서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고, 이를 위해 그간 진행해온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총선이 연기되는 것보다 국민의 권익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는 것보다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는 상황이 더 비극적인데도 말입니다.


물론 필리버스터가 지속돼도 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것은 3월 10일까지입니다. 그다음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국회법에 따라 테러방지법은 즉각 표결에 부쳐집니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으로선 어차피 막을 수 없는 법안을 끝까지 반대하기보다 이러한 반대로 인해 발생할지도 모를 역풍을 차단, 다음 선거를 준비하자는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국민들은 질 때 지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랍니다. 중도에 쉽게 포기하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합니다. 그들도 이 점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에서의 승리를 먼저 생각하며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는 그들을 보며 저는 이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이들이 다음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해줄 정치가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에겐 선거가 먼저고, 다수당이 되는 것이 먼저고,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 먼저다. 여러분은 어떠한 생각을 하셨나요?


태그:#필리버스터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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