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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유일한 본분으로 일컬어지는 공부. 하지만 "공부만 하라"는 어른들의 질책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에 드러나거나 숨겨진 다양한 여러 곳에서 두각을 보이는 청소년들이 있고, 그리고 청소년에게 힘이 되어주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같은 고민에 속해 있는, 청소년인 필자가 직접 인터뷰합니다.

또, 청소년들이 모이고, 주최했던 행사나 모임을 취재합니다. 청소년 시민기자가 직접 발로 뛰고 집필하는 연재기획, [옆동네 1318]입니다. 이번 차례에는, 철도 애호인 청소년끼리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 모인 '레일 플래닛' 팀원 두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말

청소년들은 현재 교통문화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교통문화가 시작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말이다. 청소년 교통 애호인들이 모여있는 카페는 1만4000명 이상의 회원수를 갖고 있다. 이런 청소년들, 아니면 막 대학생이 된 사람들이 모여 여러 행사를 개최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08년 있었던 수원역 철도체험전은 물론, 2014년부터 2년째 개최 중인 서대전역 종이철도모형축제 등이 그 예다.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있다. 이전에 철도행사에 참여하던 사람들은 물론, 구경만 하던 철도 애호인들이 만든 팀이 생겨났다. '레일 플래닛'이 바로 그 팀이다. 이들 팀원 중 가장 잔뼈가 굵은 두 명을 만나볼 기회가 생겼다. 지금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고준서씨 그리고 갓 중학생이 된 유민하씨였다.

이들을 만나 청소년 교통동호축제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다. 지난 2월 27일 화양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그들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해봤다.

유민하 씨(왼쪽)와 고준서 씨.
 유민하 씨(왼쪽)와 고준서 씨.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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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내가 (인터뷰하러) 지역으로 가는데, 이번에 준서씨를 멀리 계룡에서 올라오게 만들었다. 힘들지 않으셨나.

고준서 : "딱히 힘들지는 않았다. 마침 오늘 팀 모임이 서울에서 잡혀서 올라왔다. 3시간 밖...에? 안 걸린다(웃음)"

- 모든 인터뷰어에게 하는 질문이다. 자기소개를 해주셨으면 한다.
유민하 : "인천 신정중학교 1학년에 막 입학하려고 한다. 송도국제도시에서 살고 있다. 레일 플래닛 팀에서 모형 제작을 하고 있다. 레일플래닛 팀에 들기 이전에는 서대전역 종이철도모형축제에 경모씨, 영석씨와 같이 활동했었다(관련 기사: 이걸 진짜 종이로 만들었다고요?).

고준서 : "상주공업고등학교 철도전기과 2학년에 재학 중인 고준서다. 충남 계룡시에 살고 있는데, 통학 거리 때문에 학교 홍보자료에 많이 오른 적 있다. 레일 플래닛 팀에서 행정 관련 일을 하고 있다."

- 지금까지 어떤 교통애호행사에 참여했는지 궁금하다.
고준서 : "서대전역에서 2014년부터 2년간 열린 종이철도모형축제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었다. 2013년까지 충남 연산역에서 열렸던 종이철도모형축제라던가, 청소년 철도축제 등에는 아는 사람을 만나러 갔었다. 서울 쪽에서도 행사가 많이 열렸다는데, 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유민하 : "단순히 직접 만든 종이모형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생각해 전시에 참가했다. 처음으로 전시했던 곳이 2014년 서대전역 종이철도모형축제였다. 1년 뒤 열린 행사에도 모형을 전시했는데, 그때는 스태프로도 있었다.

대구 3호선 개통할 때 즈음에 대봉교 대백프라자 전시홀에서도 모형 전시를 했던 적이 있었다. 2015년 어린이날때 열린 의왕철도축제때는 스태프로 있었는데, 청소년이 어린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행사였다. 굉장히 특이하면서 뿌듯했던 경험이었다."

- 교통애호행사를 모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교통애호행사에서 어떤 것이 이뤄지는지 설명해달라.
고준서 : "교통애호행사라고 해서 어려운 것이 아니다. 교통과 관련된 모형이라던가, 교통현장에서 쓰는 비품들, 그러니까 옛날 승차권, 행선판, 전호등 같은 물품을 전시한다. 또 철도 역사를 간단히 다루는 미니 박물관 같은 곳도 운영한다. 음악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애호인이 할 수 없는 수준이다. 행사는 교통을 운영하는 기관, 그러니까 코레일 같은 곳에서 개최한다."

유민하 : "대부분의 행사장에서 모형 코너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철도는 물론 일본철도까지 모형을 전시하는 경우가 많다. 대량생산되는 미니어처들 대부분이 일본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보통의 모형에서는 점토나 플라스틱 등의 재료를 쓰는데, 교통모형은 유독 종이로 만드는 방식이다."

- 지금 활동하시는 팀인 레일 플래닛이 궁금하다.
고준서 : "철도문화에 대해서 홍보하고, 이를 알리기 위한 행사도 주관하는 팀이다. 아직 팀이 완전한 모양새를 갖추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언급은 어렵다."

지난 2015년 5월 개최된 의왕철도축제의 전경
 지난 2015년 5월 개최된 의왕철도축제의 전경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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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행사를 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면?.

고준서 : "행사를 참여하다 보니, 일반인들이 '덕후의 세계'에 관심은 갖는데, 아직은 부담스럽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또, 접근해보고는 싶은데 끼어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는 이런 행사를 자주 열면서 부담감을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

스스로의 성장도 있었다. 이런 행사를 통해서 일종의 '진로'를 정하게 됐고, 관련된 특성화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계기도 됐다. 이렇게 행사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원봉사가 되고, 사람들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을 하면서 뿌듯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게 되었다."

유민하 : "행사를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자부심을 느끼게 되면서 앞으로도 교통 관련 행사에서 열심히 활동하며 더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 유민하씨는 지금까지 참여한 인터뷰어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나이가 어린 상황에서 고등학생, 나아가 대학생인 사람들과 같이 행사에 참여하는데…. 부담스럽지는 않은지.
유민하 : "다같이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니 많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행사를 떠나서 막내이다 보니 잡일은 혼자 담당하게 된다. 준서형이 저번에 대전에서 점심 먹다가 젓가락도 가져오라고 하고, 물도 떠오라고 여러 번 시킨 적이 있었다. 다른 부담은 그렇게 없다. 허드렛일만 너무 자주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 고준서씨, 젓가락 사건에 대한 해명을 해봄직한데.
고준서 : "해프닝이다. 그 벌로 다른 테이블의 젓가락을 혼자 다놨었다. 그때 다른 사람이 '진짜 막내야 일해라'라고 했었다. '드립'을 날렸다가 더 크게 피를 봤다."

- 분위기가 나쁘셨냐고 걱정하시는 독자도 있을 것 같은데, 험악한 상황은 아니다. 앞으로 개최나 스태프로 참여하는 것을 해보고 싶은 행사가 있는가.
고준서 : "대전권 행사 대신 수도권에 있는 교통 행사에 자원봉사자 대신 스태프로서 참여해보고 싶다. 친구들이 대전에서 열리는 서브컬처 행사인 '디쿠(DICU)'에 스태프로 봉사나가는 것을 꽤 봤다. 다음번에 열리면 꼭 스태프로 참여해보고 싶다. 부산은 해보고는 싶지만, 너무 멀어서 고려조차도 못하고 있다. 서울도 간신히 올라가니마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유민하 : "지금 하는 분야가 모형제작이다 보니 앞으로 모형 실력이 늘면 개인전을 한 번 열어보고 싶다. 교통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다. 다른 종이모형, 그러니까 탱크라던가, 스마트폰 종이목업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있다. 교통 애호 전시가 철도 외에는 없어서, 버스 쪽도 도전해보고 싶다. 커다란 도시 디오라마를 만들어서 진짜 도시처럼 교통수단을 배치해보고 싶다."

-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궁금하다. 차례대로 말해주셨으면 한다.
유민하 : "지금 활동하는 팀에서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철도 시스템에 대해 배워서 이를 재현하는 '솔로 활동'도 해보고 싶다. 일본에서는 이미 간단하게 구현된 취미다. 앞으로도 철도문화의 활성화를 위해서 기여해보고 싶다."

고준서 : "미래의 꿈을 향해 행사에만 안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앞으로 자격증이라던가 교내 성적에도 집중하면서…. 속칭 말하는 '덕업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발전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대해 달라."

지난 8월 개최되었던 종이철도모형축제
 지난 8월 개최되었던 종이철도모형축제
ⓒ 박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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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몰랐던 주제나 관심있었던 주제에 가장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는 다름아닌 행사나 축제다. 지역축제로 인해 지역 특산물이나 지역 정체성이 개발되고, 많은 이들의 뇌리 속에 박힌 경우가 많은데, 대표적인 것이 철도특구로 나서는 의왕과, 화천어 마을로 자리잡은 화천이다.

이들이 단순한 축제 개최에 만족하지 말고, 행사를 개최하는 지역을 그 행사로써 '대표'한다는 변화를 가져왔으면 한다. 그것이 행사를 주최하는 이들에게도, 행사를 참관하는 시민에게도, 지역주민에게도 이득이요, 곧이어 그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 낼 일전쌍조(一箭雙鵰)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본 인터뷰는 레일플래닛 팀 전체의 의견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옆동네 1318은 우리 사회에 '멋진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trainholic@naver.com으로 부탁드립니다.



태그:#교통, #청소년, #철도, #행사,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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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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