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미사일 발사 장면
▲ 사드 미사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미사일 발사 장면
ⓒ 록히드마틴 제공

관련사진보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향한 대한민국 국방부의 사랑이 뜨겁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도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필요도 없다"식의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취했지만 지금 그런 '밀당'은 없다.

국방부는 '사드 바로알기'라는 코너까지 누리집에 개설하며 사드의 필요성을 알려 나가고 있다. 여기서 국방부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과 관련해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남한지역의 1/2에서 2/3범위에 대한 탄도미사일 방어가 가능하다"고 자랑하고 있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우 힘들다. 물론 가능할 수도 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아래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한다. 북한이 자신들의 미사일이 요격당하기 위해 흔쾌히 들어주어야 할 조건은 아래와 같다.

북한이 미사일 요격 당하려고 '흔쾌히' 들어주어야 할 조건

지난 2010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 2013.4.11
▲ 북한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 지난 2010년 10월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 중거리미사일(IRBM) '무수단'. 2013.4.11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우선 움직이면서 쏘면 반칙이다. 북한은 차량에 싣고 다니며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 TEL이라 불리는 이동발사대 차량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큰 트럭에 미사일을 싣고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TEL이다. 고정식이 아닌 이동식 발사를 하게 되면 사드가 요격하기 어렵다.

그다음으로 고도를 낮게 쏘면 반칙이다. 한반도는 거리가 가까워 북한이 미사일을 멀리 보낼 때처럼 고도를 높여서 쏠 필요가 없지만, 사드에 요격당하기 위해서라면 최대한 높게 쏴야 한다. 특히 KN-02같은 대남 공격용 주력 미사일을 사용해선 안 된다. 왜냐면 이 미사일은 최고 고도가 50km에 불과해 40~150km에서 낙하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도록 만들어진 사드로는 요격이 힘들다.

마지막이 가장 중요한데 북한은 절대 한번에 48발을 넘게 미사일을 쏘아서는 안 된다. 사드 1개 포대가 통상 48발의 요격 미사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 발당 110억 원으로 알려진 요격 미사일을 추가 구입하는 방법으로 전력 보강이 가능하다. 다만 여기서 고려해야 할 불편한 진실은 북한이 1000여 발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는 점이다. 

사드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15.5.9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략잠수함 탄도탄수중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15.5.9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미사일을 막아내더라도 정작 실질적인 위협 중 하나로 꼽히는 장사정포에 사드는 속수무책이다. 수도권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는 대포인 장사정포는 휴전선 일대 실전에 4800여 문 정도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북한의 협박성 발언은 이 장사정포를 믿고 하는 소리이다. 하지만 고고도 미사일만 아는 바보인 사드는 장사정포는 모르는 바보이기도 하다.

잠수함 전력 역시 변수로 꼽힌다.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인 AN/TPY2 조사 범위가 전방 120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레이더가 내뿜는 강력한 전자파 논란을 불식하려고 할 때 특히 강조하는 지점이다. 하지만 북한은 바로 이 허전한 남한의 뒤통수를 노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잠수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대표적이다.

이는 미국의 사드를 무력화하기 위해 러시아가 취했던 방법과도 유사하다. 러시아는 미국이 동유럽에 사드를 들이려 하자 미사일을 탑재한 보레이급 핵잠수함으로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5월 민주정책연구원은 "북한은 훨씬 저렴한 비용을 들이고도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는 다양한 공격 능력을 증강시키게 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의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미 의회 조사국은 자체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이 낮은 탄도로 날아오고, 짧은 시간 안에 도달하기 때문에 한국은 사드같은 미국 주도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큰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별다른 효용성도 입증되지 못한 사드가 한국에 배치했을 때 가장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앞선 '사드, 아는 만큼 보인다' 기획에서 전자파 논란( 기사보기)을 다루었던 <오마이뉴스>는 다음 시간에 '사드 대박'을 터트리실 분들을 미리 만나보겠다.


태그:#사드, #THAAD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