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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씨 송환을 위한 대구경북모임'은 1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련희씨의 송환을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김련희씨 송환을 위한 대구경북모임'은 1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련희씨의 송환을 위해 대한적십자사가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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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보고 싶고 딸 안아보고 싶은 거 말고 또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가족들에게 밥상 차려주고 단란하게 살고 싶습니다. 부모님 돌아가시기 전에 술이라도 한 잔 올리고 싶은데 무슨 법이 필요한 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평양주민' 김련희씨가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대한적십자사는 전쟁 중이 아닌 이산가족에 대해서는 도와줄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김련희씨의 송환을 돕기 위해 결성된 '평양주민 김련희씨 송환을 위한 대구경북모임'은 1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련희씨를 인도적 차원에서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송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김련희씨는 2011년 중국에 친척방문 여행 중 탈북브로커의 유혹에 속아 여권을 빼앗긴 채 한국으로 내려왔다"며 "본인은 도착하자마자 자기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북으로의 송환을 요구했지만 구정원을 비롯한 정부 당국은 이러한 요구를 거절했다"며 "김련희씨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착할 의지가 없고 가족이 있는 북으로 돌아갈 의사를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주민 김련희씨가 1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평양주민 김련희씨가 17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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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세계 인권선언 13조 2항에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어떤 나라에서든지 떠날 수 있으며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는 인도적, 인권적 차원에서 대한적십자사가 대구시민인 김련희씨의 송환에 앞장설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국제적십자사의 정식안건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들은 또 김씨가 간경화로 인해 힘겹게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건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적십자사의 지원을 요청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가족과 헤어지고 간경화로 오랫동안 투병중인 상황에서 삶이 나날이 지쳐가고 있다"며 "사상과 체제, 분단의 비극을 넘어 순수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으로 보내주었으면 감사하겠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김연숙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사무처장과 면담을 갖고 김씨가 송환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처장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지원하거나 도와드릴 부분이 없다"며 소극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 처장은 "제네바협약 등에 따라 무력충돌이 생겼을 경우 이산가족에 대한 지원이나 도와주는 것은 맞다"며 "김련희씨의 경우는 이와 상이하기 때문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련희씨 송환촉구 대구경북시민모임은 17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관계자들과 만나 김련희씨의 송환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한적십자사는 도와줄 방법이 별로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김련희씨 송환촉구 대구경북시민모임은 17일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관계자들과 만나 김련희씨의 송환을 위해 도움을 요청했지만 대한적십자사는 도와줄 방법이 별로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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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처장은 "대구지사의 역할은 지역에서 정부의 복지나 복지사각지대에 대한 인도적인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재해가 있을 때마다 재난보호 책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이산가족 문제는 우리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본사에 김련희씨의 상황을 알리겠다고 말했지만 "적십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통일부나 이런 부서와 협의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며 지역에서의 역할이 없다고 단정지었다.

한편 김련희씨는 지난 2011년 친척을 만나러 중국에 갔다가 한국에 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탈북브로커에게 속아 여권을 빼앗긴 채 한국으로 왔다. 이후 북한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간첩 행세를 해 구속되기도 했다. 현재 대구시 수성구에 거주하며 자신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태그:#김련희, #송환 촉구, #탈북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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