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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저고리
검정치마
이 땅의 딸이
이제 베옷 입고 하늘품에 안긴다

김유철 시인이 쓴 "꽃들이 가는 길, 잎들이 가는 길"이란 제목의 추모시다. 김 시인이 양산에 살다 15일 저녁, 90세로 세상을 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며 쓴 시다.

김 시인은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경남시민행동'이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연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에서 추모시를 낭송했다.

마침 '경남시민행동'이 이날 '경남대회'를 열 예정이어서, 집회에 앞서 추모식을 연 것이다. 김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이어 참가자들은 '일본군위안부 희생자 신위'라고 적어 놓고 그 앞에 국화꽃을 바쳤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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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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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날 저녁 숨을 거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때 대만의 맥주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위안부로 끌려갔다. 유가족들은 할머니의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해 별도의 추모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제 정부 등록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45명뿐이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일본군위안부 한일합의를 무효화 하지도 못했는데 또 한 분의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셨다"며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피해자들의 한이 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일협상은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 기만적이고 굴욕적이다. 우리 정부나 일본정부나 마찬가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머니들을 대신해서 우리가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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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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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교육희망학부모모임)씨는 "정부가 나서서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고, 할머니들의 가슴을 찢는 협상을 했다"며 "우리가 연대하고 단결해서 민족의 자존심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흔히 대통령은 '국부'라 한다. 그렇다면 백성의 부모 아니냐. 부모면 자식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할머니들이 70년 넘게 풀지 못한 한을 부모가 외면하고 말았다"며 "이제 45명의 할머니들이 살아계신다. 그분들이 한을 풀고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남해여성회 회장은 "남해에는 올해 아흔 다섯 살의 박숙이 할머니가 살아 계신다. 오늘 할머니를 찾아뵙고, 양산에서 돌아가신 할머니 소식을 전해 드렸더니, 박 할머니께서는 '내보다 어린데 조금만 더 견디지'라고 하시더라"며 "오늘 남해에서는 전국노래자랑 녹화 행사가 열렸는데, 그 행사장 앞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한일협상 무효 서명운동'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무슨 합의를 하더라도 당사자가 빠지면 안된다. 그것이 기본이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기본도 모른다"고, 사회를 본 최은진(창원여성회)씨는 "지금 대통령은 국민한테 원칙을 지키라고 강요하면서 한일협상에는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이제 그 원칙을 국민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산 가수(경남민예총) 등이 노래를 불렀다. 또 마지막에는 '사대주의 한일합의, 굴욕적 위안부 한일합의'라는 글자를 팻말에 적어와 참가자들이 나와 주먹으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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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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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유철 시인의 추모시 전문이다.

꽃들이 가는 길, 잎들이 가는길

하얀 저고리/검정치마/이 땅의 딸이/이제 베옷 입고 하늘품에 안긴다

하늘품은 넓으려나/그 하늘품은 억울함 없고 서러움 없으면/평온할 수 있으려나/같은 날 피워 올린 꽃들도/같은 날 숨을 쉬던 잎들도/떨어지는 날은 달랐다

서러운 일이다/서럽고 서러운 일이다/어머니 손을 놓고 이역만리길 폭탄소리/들리던 곳으로 가던 날/고향산천 뒤로하고 물빛도 하늘빛도/처음 보는 낯선 곳으로 가던 날/그리고 만난 군인들, 남자들, 짐승들, 왜놈/그렇게 꽃들은 눈과 귀와 입을 잃었다

어디로 가는가/이름도, 얼굴도 없이 숨죽여 살던 어머니/어디로 가시나요/어디로 가시렵니까

붉은 꽃들이여/푸른 잎들이여/미안합니다 용서하소서/엎드려 떨리고 분한 마음을 빕니다

하얀 저고리/검정치마/이 땅의 딸이/오늘 베옷 입고 하늘품에 안긴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면서, 하루 전날 별세한 피해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소속 손석형 국회의원선거 후보(창원성사)가 헌화하고 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면서, 하루 전날 별세한 피해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소속 손석형 국회의원선거 후보(창원성사)가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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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면서, 하루 전날 별세한 피해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이 헌화하고 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면서, 하루 전날 별세한 피해할머니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송영기 전교조 경남지부장이 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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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70여개 단체로 구성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시민행동'은 16일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 경남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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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일본군위안부, #합일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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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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