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병호 국회의원이 지난 17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문병호 국회의원이 지난 17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 한만송

관련사진보기


문병호(인천부평 갑) 국회의원이 지난 17일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인천지역 야권의 주요 텃밭이라 할 수 있는 부평의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시작됐다.

문 의원은 17일 국회와 인천시청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재편으로 차기 총ㆍ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탈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이 이기지 못하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정권이 만들어놓은 청년실업과 노인빈곤, 망국적인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결할 수 없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막을 수 없고, 세월호 진상규명도 불가능하며, 국민의 고통은 끝없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는 거듭되는 선거 참패에도 반성과 책임, 대책도 없었다. 자기만 옳다는 아집과 계파 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며 "양당 구도로는 절대 새누리당을 이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인천에선 최원식(계양 을) 국회의원이 조만간 탈당을 결심할 수 있다"며 "전국적으로 20여명의 국회의원이 탈당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구 당원들 미지근한 반응?

문 의원은 안철수 의원의 전 비서실장으로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발언 하나하나가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그 만큼 안 의원 등의 탈당은 야권에 상당한 정치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문 의원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당원들과) 상당히 교감했다. 당원들과 전화나 문자로 상의했고, 상무위원회를 열어 충분히 의견을 나눴는데 아무도 이의 제기를 안 했다"며 "지방의원과 당원 탈당이 예상된다"고 했다.

하지만 문 의원의 지역구 당원들은 그의 탈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분위기는 아니다.

한 지방의원은 17일 전화통화에서 "의원님이 은연 중 탈당을 말해왔지만, 공개적으로 탈당 의사를 밝힌 것은 며칠 되지 않는다"며 "신당이 만들어지면, 탈당 여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의원은 "(탈당에 대해) 제대로 우리와 논의하지 않았다. 탈당 하루 이틀 전 일방적 통보를 받은 셈이다. 나는 (탈당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그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국회의원이 됐다면, 내부에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논쟁해 당을 혁신하는 것이 맞다"고 한 뒤 "동반 탈당 당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일부 당원은 '오히려 갈 사람은 가야한다. 새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을 강화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부평 정치 지각 변동, 부평 갑 4자 대결도 가능

부평 갑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이성만 전 인천시의회 의장은 문 의원이 탈당한 만큼 빠르게 당원들을 흡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전 의장은 <시사인천>과 한 인터뷰에서 "저를 비롯한 지역 당원들은 문 의원 탈당에도 당을 지킬 것이고, 흔들림 없이 총선과 정권교체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며 "한두 달만 먼저 탈당했어도 문 의원의 지역 기반을 다 잃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 기반이란 부평 갑 조직이 문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로 구성된 것을 말한다.

그는 이어, "문 의원은 불과 3년 전에 '안철수 의원의 정치개혁은 전형적 구경꾼 정치이자, 국정 경험이 전무해 나오는 아마추어의 극치'라고 비판했다"며 "문 의원의 행태는 우리 당의 민주화 전통과 자존감을 무너뜨린 행위이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부평에서 야권이 분열하면서, 정치적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부평 갑 지역구에서 2명 이상의 야권 후보의 출마가 예상되자, 새누리당에선 조진형 전 국회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 전 의원은 19대 총선 공천 탈락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14,15,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조 전 의원은 '올드보이' 정치인으로 분류되면서, 정치를 그만두는 거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조 전 의원은 최근 기자와 인터뷰에서 "내가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만났다"면서, 우회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부평 갑에선 야권 후보 2명 이상의 출마가 불가피하다. 정의당 인천시당도 부평지역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고 있다. 당초 부평 을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부평 을이 노동자 밀집 지역인 데다, 지난 10월 인천시의원 부평5선거구 재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제치고 2등을 할 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지지 기반이 튼튼한 편이다. 강병수 전 인천시의원과 김상용 전 부평구의원 등의 출마설이 나온다.

부평 갑에도 후보를 낸다면, 김응호 부평구위원장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문 의원 탈당과 무관하게 당원들은 인천 북부벨트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는 그동안 북부벨트에서 유의미한 득표력을 보였고, 정의당 지지층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병호, #안철수 , #부평갑, #조진형, #이성만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