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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부산의 한 교차로에서 시내버스와 화물차가 정면으로 충돌해 버스 기사와 승객 17명이 다쳤다. 이어 10월 21일에는 춘천에서 1톤 트럭이 시내버스를 들이받아, 12명이 다쳤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대중교통 버스의 사고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시내버스 교통사고는 6천415건이 발생해 9천872명이 죽거나 다쳤다. 2009년 6천 건을 넘어선 이후 매해 평균 80여 건씩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시내버스 교통사고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시내버스 교통사고는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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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건강 대학생 기자단 또바기조는 대구에 있는 금구동, 영남대, 경일대, 대구대 총 4곳의 종점을 찾아가 버스 기사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4명의 이야기를 종합 정리했다.

하루 평균 12시간 근무, 제대로 휴식 못 해

- 보통 업무 시간이 얼마나 되십니까?
"짧게는 8시간, 길게는 18시간 근무를 하기도 합니다. 평균적으로는 하루에 12시간 근무를 하지요. 그 사이 3~4번의 휴식시간이 주어집니다. 매번 약 10~20분 정도이기 때문에 그사이에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하면 휴식시간이 끝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휴식시간이라고 해도 보시다시피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도 없지요. 휴식시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다시 운전해야 하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금구동에 위치한 버스종점에 있는 휴게실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버스 기사들은 휴식을 취하고 식사도 한다. 하지만 그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금구동에 위치한 버스종점에 있는 휴게실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버스 기사들은 휴식을 취하고 식사도 한다. 하지만 그 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 일과건강 대학생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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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은 무엇입니까?
"대부분 오랜 시간 운전해서 목, 허리, 무릎, 어깨 등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어요. 특히 기어 변경과 에어컨 바람 때문에 어깨 통증이 가장 심하지요. 승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므로 그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합니다."

- 승객들로부터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상세히 말하려면 너무 많아, 밤을 새워도 모자라지요. 가장 심한 것은 음주 취객들입니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거나 구토를 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간혹 애완견을 데리고 타거나 음식물을 들고 타서 다른 승객들이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버스 또한 공공장소이기 때문에 시끄럽게 하거나 다른 승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행위는 삼가야 하는데, 요즘은 그런 생각을 잘 못 하는 것 같습니다."

한 때 버스기사 폭행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이 논란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2007년 4월 3일 시행)이 개정되어, 버스운전기사 폭행·상해시 3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다.
 한 때 버스기사 폭행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이 논란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2007년 4월 3일 시행)이 개정되어, 버스운전기사 폭행·상해시 3년 이상 징역에 처하게 되어 있다.
ⓒ 대학생 기자단 또바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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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내버스 내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주로 어떤 것이 있나요?
"버스가 멈추지 않았는데 노인분들이 내릴 준비를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버스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넘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또 버스배차 표에 의해 정류장마다 도착해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또 '버스운행 관리시스템(BMS)'을 운영하여 대구시의 모든 버스를 관찰하고 있어 항상 정시 운행을 하게 됩니다. 간혹 그 시간에 맞추기 위해 급제동 출발, 신호 위반, 잦은 차로 변경 등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버스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처리됩니까?
"다소 큰 사고가 나면 '버스 공제조합'에 의해서 처리하게 됩니다. 일종의 버스의 보험회사라고 생각하면 쉬울 거에요. 운행 도중 버스에 문제가 생기면 우선 뒤차에 승객들을 이동시키고, 정비를 받기도 합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안전을 위해서 승객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특히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버스에 탑승하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느라 버스 손잡이를 잡지 않는 행동은 아주 많이 위험합니다. 또 버스 안에 냄새나는 음식을 들고 타거나 크게 떠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도 삼가길 바랍니다. 아, 그리고 버스에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간혹 발생합니다. 될 수 있으면 잘 보이는 통로에 버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시트에 못 뺄 정도로 쓰레기를 끼워놓는 경우가 많아 청소할 때 힘이 들 때가 많아요."

취재하며 수많은 버스 기사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중에는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기 때문에 취재에 응하고 싶지 않다"고 말씀하신 분들도 계셨다. 직접 방문한 네 곳에는 모두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열악했다. 버스 기사들이 온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운전을 하게 될 경우 사고는 필연적이다. 버스가 사고가 나면 대부분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꽤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다. 버스 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어야만, 버스는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 일과건강 대학생 기자단 또바기조의 기사입니다.
- 일과건강 웹진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버스, #안전, #근무환경,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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