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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청년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추진위원회'는 2일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2일부터 10일동안 전태일추모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추진위원회'는 2일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2일부터 10일동안 전태일추모문화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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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1970년 11월 스스로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청년 전태일이 45년 만에 대구에서 부활한다.

전태일의 고향은 대구다. 1948년 8월 26일 대구시 중구 남산동 50번지에서 태어났다. 그는 남산로 8길 25-16번지에서 살았고 청옥고등공민학교(현 명덕초등학교)를 다녔다. 전태일은 일기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인간으로서의 자각과 기쁨과 우애와 사랑을 충만히 느꼈던 시절'이라고 대구를 회상했다.

전태일 열사 45주기를 앞두고 대구의 시민들이 뭉쳤다. 전태일 열사의 삶과 정신을 대구시민들에게 알리고 계승하기 위한 시민문화제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4년 대구에서 전태일장학기금이 조성된 이후 두 번째다.

전태일을 기억하는 시민들과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등 16개 단체는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대구시민문화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대구불꽃 전태일! 기억하고 상상하라'는 주제로 시민문화제와 토론회, 전태일 삶의 자취를 찾아가는 동행, 전태일공원 선포식 등을 갖는다.

오는 12일 오후에는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우리시대의 노동'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리고 이어 집담회 '대구+전태일, 기억하고 상상하라'가 진행된다. 집담회에서는 전태일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살리기 위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어 13일에는 2.28기념공원 전역에서 '불꽃의 전조, 전태일의 대구'를 주제로 한 대구시민문화제가 열린다. 열린 참여 공연으로 열리는 1부 행사에 이어 2부에서는 '1948 둥지-1970 불꽃-2015 귀향'을 주제로 한 행사가 진행된다. 또한 전태일의 기록물과 사진을 공원 내에서 전시한다.

21일에는 전태일 열사의 친동생인 전태삼씨가 참석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삶의 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열사가 다녔던 학교와 대명시장, 거주했던 집과 생가터를 방문하고 '전태일 공원' 선포식을 갖는다. 이어 오오극장에서 시전에 참여한 작가와의 대화를 갖고 특별히 구미 아사히글라스 하청노조 차현호씨도 참석해 현재의 노동현장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는 시화전 '울타리 밖의 전태일'이 12일부터 21일까지 오오극장에서 열린다.

오규섭 공동추진위원장은 "청년들의 고용불안, 비정규직 양산 등 비민주적인 현실 속에서 45년 전의 전태일을 여전히 생각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며 "전태일을 통해 다시 한 번 노동이 무엇인지, 노동자의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고자 한다"고 전태일 문화제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12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전태일추모문화제 포스터.
 오는 12일부터 대구에서 열리는 전태일추모문화제 포스터.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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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는 2일 오전 대구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자도 사람이라는 '인간선언'을 스스로의 몸을 불살라 보여주었던 전태일 열사 45주기가 되었다"며 "하지만 민중들의 상태는 변하지 않았고 수많은 전태일들의 절규는 아직도 이 땅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자유주의의 노동유연화 정책은 일반해고라는 무차별적 칼날로 일하는 사람들의 목을 겨누고 있다"며 "일할 곳 없는 청년은 마른 꽃처럼 시들어가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남은 삶을 빚과 불안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전태일이 목 놓아 부른 '대학생 친구'는 높은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탓에 채무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이 시대를 쉽게 해고당할 권리가 있고 청년 백수가 될 자유가 있는, 대부분이 빚에 짓눌리는 가난의 평등 사회"로 규정했다.

추진위는 "대구는 한국 현대사에서 저항의 중심도시였지만 언제부턴가 전태일과 같은 저항정신에 대한 기원과 기억은 철저히 외면받았다"며 "그동안 대구는 네 명의 대통령을 낸 권력자의 고향으로만 기억되고 '고담대구', 보수와 수구의 도시라는 원치 않은 낙인이 찍혔다"고 말했다.

정중규 공동추진위원장은 "전태일의 정신은 가난한 노동자들의 애정과 사랑에 대한 희망"이라며 "이 시대 비정규직과 소외된 자들의 도시 대구에 전태일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는 믿음이 오늘의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20대 청년으로 추진위에 참여한 허은영 공동추진위원장도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노동자가 되어야 하고 노동자로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을 한다"며 "전태일을 통해 희망을 찾고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시민의 자발적인 의지와 참여로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문화제를 준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호소했다. 현재까지 27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으며 앞으로도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 힘들고 어려운 모든 사람에 대한 따뜻한 격려와 연대의 시작이 되기를 희망했다. 또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전태일의 정신을 살리는 첫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태일의 고향 대구에서 시민의 힘으로 전태일을 부른다!!
모든 노동자들의 이름 전태일, 세상 모든 전태일을 위해!!
자본이 아닌 인간을 위한 노동으로!! 99%인 을들의 따뜻한 연대를 위해!!
미래세대가 이어가야 할 정신의 역사, 전태일의 정신을 위해!!"


태그:#전태일, #추모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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