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가위 추석명절을 맞아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일가친척들과 바쁜 일정을 보냈다면 남은 시간 동안 가족들과 느긋한 산책도 즐기고 입맛도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

수도권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 가운데 한 곳을 추천한다면 '소래포구'입니다. 소래어시장은 추석 무렵이면 사리 물때인 관계로 안강망 조업으로 잡는 꽃게를 비롯한 각종 생선들이 가장 많이 나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소래포구' 인근에는 '소래습지생태공원'이 있기에 갈대밭 사이로 만들어진 산책길을 따라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가족들과 산책도 즐기고 소래포구에서 가을 입맛을 돋우는 일석이조의 가벼운 여행인 셈입니다.

27일 오후 찾은 소래포구 재래 어시장
 27일 오후 찾은 소래포구 재래 어시장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 느릿느릿 걸을수록 가족 간 정이 두터워지는 '소래습지생태공원'

수인선 소래포구역을 나와 15분여 걷다보면 닿는 곳이 소래습지생태공원입니다. 거리로는 1km 남짓 입니다. 이곳은 일본사람들이 염전을 만든 후 96년까지 소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2번씩 바닷물이 들어와 갯벌을 이루던 지역으로, 생산되는 소금을 나르기 위하여 배가 들어왔던 곳이라고 합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는 갯벌 체험장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 놀고 있습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에는 갯벌 체험장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어 놀고 있습니다.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남동구 논현동 1-17번지 일원에 조성된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면적은 156만㎡에 이른다는데 그 끝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꽤 넓어 보입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은 2009년경 조성사업이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습지내 각종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천일염을 생산했던 시설물과 자료를 볼 수 있는 전시관을 비롯해 자연학습장이 있는데 추석연휴에는 아쉽게도 휴관 중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진정한 매력은 갈대밭 사이로 조성된 산책길이 아닌가 합니다. 산책길 곳곳에는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다리가 아플 즈음에는 오두막 형태로 지어진 쉼터에서 쉬면서 가족들과 그간의 쌓여있는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산책길
 소래습지생태공원의 산책길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27일 오후 찾아간 소래습지생태공원은 추석 당일이어서 그런지 한산했습니다. 수 km는 됨직한 갈대밭을 느릿느릿하게 걸으면서 함께 간 아이들은 물론이고 아내와도 그동안 바쁜 일상 때문에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풍차의 모습이 꽤나 이국적입니다
 풍차의 모습이 꽤나 이국적입니다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넓은 갈대밭 한가운데 있는 풍차가 제법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또 갯벌에는 칠면초가 가을바람에 흔들리면서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두어 시간 남짓 걷던 느릿한 발걸음을 멈추고 향한 곳은 소래포구입니다.

습지생태공원에 남아있는 옛 염전 소금창고
 습지생태공원에 남아있는 옛 염전 소금창고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 발길에 차이는게 '꽃게'... 소래포구 가장 저렴한 수산물 고른다

소래포구는 수도권에서 전철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되다보니 수인선이 개통된 다음 방문객이 더욱 많아 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되자 발생한 문제 가운데 하나가 악덕 상술이 아닌가 합니다. 실제 작년 봄 소래포구를 다루는 기사를 쓴 적 있는데 댓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소래포구 상인들의 바가지 문제를 지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고 찾아 간다면 수도권에서 가장 싸고도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 있는 곳이 소래포구가 아닌가 합니다.

소래수협 뒷편 좌판은 길을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소래수협 뒷편 좌판은 길을 걷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메르스 공포가 전국을 뒤덮던 지난 6월 초순경 찾아갔던 소래포구는 무척 한가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여 만에 찾아간 이날 오후 소래포구는 걷기가 힘들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제가 소래포구를 찾게 되면 꼭 둘러보는 세 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협공판장 뒤편에 있는 좌판입니다. 이곳은 주로 안강망 조업으로 잡아온 제철 생선을 수협에 공판한 후 남는 것을 즉석에서 판매하는 곳입니다.

이날 소래포구 좌판에는 꽃게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발에 차일 정도 입니다. 하지만 가격은 마트에 비해서 그리 싸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주 대형마트에서 숫게 1kg에 1만3000원에 사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같은 크기의 숫게가 이날 1만5천 원 선에서 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처음 가격을 물어본 후 꽃게에는 관심이 없고 잡어에 눈길을 뒀습니다. 이날 제 지갑을 열게 만든 수산물은 두 가지 였습니다. 10여cm쯤 되는 크기의 작은 조기 한 무더기를 떨이 하겠다고 외칩니다. 마음을 정한 후 가격을 물어보니 1만 원이었습니다. 꼴뚜기는 5천원어치를 달라고 했더니 꽤 많은 양을 건네줍니다.

바닷가쪽은 그나마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습니다
 바닷가쪽은 그나마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했습니다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이날 사온 작은 조기는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저녁에 절반 정도 가량 덜어내서 무우를 넣고 조림을 했는데 맛이 말 그대로 죽여줍니다! 당일 아침 잡아온 조기이기에 마트에서 파는 생물조기와 그 맛을 비교하기를 불허합니다. 또 이렇게 싱싱한 수산물은 대형마트 생선코너에서는 절대로 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소래포구를 찾은 후 횟감용 생선을 고르지 못하게 되면 찾는 곳이 수협공판장 뒤편 수협입구 코너에 있는 상인의 좌판입니다. 이 좌판 상인은 활어가 아닌 선어를 파는데 우럭을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닌가 합니다.   

우럭은 생명력이 강해 바구니에 담아 놓아도 상당 시간 살아있습니다. 보통 이곳에서 1만 원어치를 사게 되면 살아있는 우럭 서너 마리를 건네받을 수 있습니다. 양식 우럭이기에 가격은 거의 연중 비슷합니다. 저는 살아있는 우럭으로 골라 달라고 하는데 한두어 시간 지나서 집에 가져와서도 살아있습니다. 이렇게 사온 우럭은 그날 저녁 횟감으로 다듬어져 제 입을 즐겁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빼놓지 않는 곳이 젊은 청년 두 사람이 패류를 파는 가게입니다. 소래어시장 입구로 들어간 후 전어구이 등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좁은 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중간쯤 왼쪽에 있는 가게인데 바지락 등 조개류를 싸게 팝니다.

이날 바지락은 3kg에 1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해감이 잘 되어 있어 바지락은 냉동실에 넣어두면 된장국 등을 끓일 때 두고두고 사용됩니다. 활바지락은 중국산이기는 하지만 대형마트에 비해 절반 가격쯤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즐겨찾는 곳 가운데 하나인 어패류를 파는 가게입니다.  백합 1kg에 8천원짜리를 사왔는데 오늘(28일)아침 끓였는데 맛이 끝내 줍니다.
 제가 즐겨찾는 곳 가운데 하나인 어패류를 파는 가게입니다. 백합 1kg에 8천원짜리를 사왔는데 오늘(28일)아침 끓였는데 맛이 끝내 줍니다.
ⓒ 추광규

관련사진보기


소래포구가 바가지 상술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잘 고르면 그 어떤 곳 보다 싸게 수산물을 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입니다. 남은 명절 연휴 시간이 있다면 소래포구를 찾는게 어떨까 합니다. 느긋하게 갈대밭 산책길을 걸은 후 소래어시장에서 싼 가격의 수산물도 고르는 재미도 느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소래포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