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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 10일 열린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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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국민인데 누구는 매스컴 타니 도와주고, 가만있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 백 없고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 묻고 싶습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임위원회. 모두 발언에 나선 심상정 대표는 편지 한 통을 꺼내 읽었다. 지난해 6월, DMZ에서 작전을 수행하다가 지뢰 폭발 사고를 당해 다친 21사단 곽아무개(30) 중사의 어머니 정옥신씨가 심 대표에게 보낸 편지였다.

"똑같이 위험지역에서 다쳤는데..." 억울함 호소

"이번 파주에 지뢰 사건 뉴스를 접하면서 너무나도 원통하고 비통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로 시작하는 정씨의 편지는 구구절절한 사연을 담고 있었다.

심 대표가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정씨의 아들인 곽 중사는 지난해 6월 18일 강원도 최전방 DMZ 작전을 수행하던 중 지뢰 사고로 발바닥과 발등을 관통당하는 중상을 입었다.

폭발사고 후 4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곽 중사는 결국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됐다. 치료비 1750만 원 중 750만 원을 자비로 부담했다. 정씨는 편지에서 750만 원을 중대장으로부터 빌려서 갚았다면서, 지난달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다친 하아무개 하사의 치료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것과 비교했다.

정옥신씨는 편지에서 "똑같이 위험지역에서 다쳤는데 말문이 막혔습니다"라며 "누구는 매스컴 타니 기업에서 사회에서 모금을, 나라에서 최대 예우를 해줘라, 보상을 해준다, 훈장을 준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씨는 이어 "연예인까지 도와주고 대통령께서 직접 민간 병원에 있는 하 하사에게 위문 가셔서 위로금 전달하고, 나라를 위해 이랬는데, 돈 걱정 하지마라, 나라에서 당연히 줘야지, 건강만 챙기라고 말하는 걸 제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라면서 울분을 토했다.

편지를 읽고 난 심 대표는 "지난 8월 전방에서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은 민간 병원에 입원 중인 하 하사가 치료비를 자신이 부담할 처지라며 대서특필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하 하사를 위로하고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심상정 "오늘 온 편지는 박 대통령에게 묻는 것"

심 대표는 "그(정씨)는 이제 30살 아들 처지가 대비되는지 '세상에 이런 나라가 있느냐'고 묻고 있다"라며 "저는 이 편지를 보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 언론조명을 받은 극소수 영웅들에게 우리가 열광하는 것이 또 다른 누구에게는 깊은 상처라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심 대표는 "대통령은 추석 때 장병들에게 과자와 1박 2일의 휴가증을 하사했다고 말한다"라며 "권력자가 은전을 준 자는 행복하고, 그 외의 장병들을 잉여 인간 취급하는 것은 우리 국방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고도 무슨 안보를 말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저에게 온 정 여사의 편지는 박 대통령에게 묻는 것"이라며 잘못된 법과 제도를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대표는 "앞으로 저와 정의당은 이런 문제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당은 하사 이상 직업군인이 지뢰 사고로 상처를 입었을 경우 치료비를 국가가 보전해주는 법 개정을 하루빨리 완료해야 한다며, 추가로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장병들에게도 소급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정씨가 심 대표에게 보낸 편지 전문의 이미지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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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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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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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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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앞으로 곽아무개 중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 전문 이미지
ⓒ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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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정의당, #지뢰 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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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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