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위해 신동빈 회장이 국회로 들어오는 모습.
▲ 국회로 들어서는 신동빈 회장.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위해 신동빈 회장이 국회로 들어오는 모습.
ⓒ 박병탁

관련사진보기


지난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신동빈 롯데 회장이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문공세를 받았다.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받게 된 롯데의 기업지배구조 문제, 내부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 지적

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가 문제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불공정거래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여야 의원들은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는 롯데의 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적했다.

오신환 의원(새누리당, 서울 관악구을)은 롯데정보통신의 예로 들며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롯데쇼핑을 시작으로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리아를 거쳐 다시 롯데정보통신으로 투자되는 순환출자 고리를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계열사 간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롯데정보통신은 다른 곳보다 훨씬 작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는 곳"이라며 "플랫폼 회사이기 때문에 내부 거래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1997, 2008년 금융위기에서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주식을 사재출연식으로 기부하면서 순환투자 고리가 많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롯데그룹 내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으로 평가받는 유원실업에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유원실업은 신 회장 일가가 소유한 기업으로 롯데시네마 등 계열사에 대해 독점거래 논란이 있었다.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광주 북구 갑)은 "2007년 롯데쇼핑이 일감몰아주기 하다가 과징금 받은 기업에 대해 모르나"라며 "유원실업은 신유미 42%, 어머니 서미경 58% 등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법적 배우자가 아니기 때문에 계열사로 편입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 회장과 황각규 롯데쇼핑 사장은 유원실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인 서미경 씨는 법적인 혼인관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들어선 신동빈 회장이 뒤를 돌아보고 있다.
▲ 국감장에 들어선 신동빈 회장이 돌아서는 모습 9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들어선 신동빈 회장이 뒤를 돌아보고 있다.
ⓒ 박병탁

관련사진보기


드러나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그동안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었던 광윤사의 지분구조도 개략적으로나마 드러났다.

김기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이 신동빈 회장에게 광윤사 지분구조에 대해 묻자 "형(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50% 정도 가지고 있고, 어머니는 아마 10% 정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머지는 아버님과 장학재단(0.08%)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숫자가 정확하지는 않다"고 답했다. 앞서 박병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대전 서구갑)의 질의에서는 신동빈 회장 본인이 광윤사 지분 38.8%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윤사는 신격호, 신동주, 신동빈, 시게미쓰 하츠코(신동빈 회장의 모친) 등 신씨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는 국내 30여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호텔롯데의 9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광윤사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 IPO, 세금은 한국으로? 일본으로?

내년 상반기 상장예정으로 알려진 호텔롯데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는 IPO대어로 손꼽는다. 예상 시가총액이 13조~20조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분의 대부분을 일본계 기업이 소유하고 있어, 상장차익을 실현할 경우 각종 세금은 일본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은 "호텔롯데가 상장하게 되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회사들이 주식을 파는 순간 이익에 대한 세금은 일본에 내도록 돼 있다"면서 "국내에는 단 한 푼도 들어오지 않는데 이는 롯데가 일본기업임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 L투자회사(72.65%), 광윤사(5.45%) 등 일본계 기업이 99.28%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신주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면 여러 새로운 사업에 투자하고, 국내에도 고용을 창출, 세금을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 회장은 신주의 30~40%에 대해서는 신주발행하고 공모범위를 확대하는 등을 약속했다.

세금문제와 관련해서는 롯데그룹이 보도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25% 이상이면 한일조세조약에 의거해서 차익부분에 대한 세금은 한국정부에 납부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따라서 호텔롯데 상장시 차익에 대해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무위 국감서 지역구 챙기기

이날 국감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국감출석이 여론의 집중을 받으면서, 의원들의 질의도 신 회장과 관련되게 맞춰졌다. 그러다보니 다소 정무위와 관련되지 않거나 지역구 챙기기로 비춰질 수 있는 무리한 질의도 이어졌다.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 계양갑구)은 자신의 지역구에 건설 중인 롯데의 골프장으로 일부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인천 계양산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쉼터"라면서 "롯데에서 골프장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꼭 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신동빈 회장은 "계양산은 재판중이 사항이어서 적절하지 않다"라며 "총괄회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 제가 하지 않겠다고 할 수 없지만, 골프장으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몸을 낮췄다.

한편 이날 신동빈 회장은 오후 1시 55분께 국회에 출석해 5시간만인 오후 7시 5분께 집으로 돌아갔다.


태그:#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신동빈, #롯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