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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조 단위 손실' 발생에 따라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직면한 가운데, 팀장 이상 임원들이 "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솔선수범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앞장설 것"을 결의했다. 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실사에 나섰고, 대우조선노동조합은 '산업은행도 경영부실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임원 90여 명은 22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 본사와 거제옥포조선소에서 직원들한테 '당면 위기극복을 위한 임원 결의문'을 배포했다. 이번 결의문은 지난 주말 임원진 워크숍과 20일 정성립 사장의 담화문에 이어 나온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팀장 이상 임원들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비가오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팀장 이상 임원들이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비가오는 가운데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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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은 "당면 위기가 시황이나 외부 원인으로만 돌리기엔 우리 내부 원인도 컸음을 뼈를 깎는 마음으로 자성한다"며 "회사의 절박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공적인 비전 달성을 위해 결의하고 실천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솔선수범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앞장설 것"과 "사직을 포함한 거취와 처우 등 일체를 최고경영자에게 일임하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사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또 이들은 "회사 위기 극복을 위해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마음으로 임할 것"과 "신뢰회복을 위해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고, 경쟁력 회복을 위해 혁신에 앞장설 것" 등을 결의했다.

임원들은 "윤리경영에 모범을 보이며 스스로 가장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것", "후배들에게 자랑스러운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강력한 자구노력에 앞장서며, 회사 정상화에 모든 것을 걸고 일로매진할 것"도 다짐했다.

정성립 대표이사․사장은 담화문을 통해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 재배치와 순환보직 등 질적 구조조정을 한다"는 내용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제시했다.

산업은행 '경영 실사'... 노동조합 '부실경영 책임 물어야'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경영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삼정회계법인을 투입해 실사에 나섰다.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를 통해 대규모 손실의 원인을 규명하고, 중장기 사업계획의 타당성을 검증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의 이번 실사는 대우조선해양 본사뿐만 아니라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북미 풍력부문 자회사 드윈드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사장은 "회사의 재무개선을 위해 산업은행에서도 긴급 실사와 채권단 협의를 거쳐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 이번 주부터 곧바로 실사와 관리를 담당할 채권단 실무진이 회사에 상주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부실 경영의 책임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최근 낸 소식지를 통해 "현재 대우조선 재경실장(부사장)은 산업은행 출신이고, 전임 재무 부사장도 그랬다"며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재무담당 출신을 대우조선 재무부사장으로 앉혀 놓고도 '마치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식으로 발뺌하면서 '이제부터는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 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부실경영에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는데 어처구니없는 말로 빠져나갈 궁리만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지금까지 대주주라는 지위를 이용해 대우조선을 직접 경영해온 것이나 다름없다. 산업은행은 입맛대로 대우조선을 주물럭거리고, 대우조선 CEO들은 연임에 눈이 멀어 그들의 장단에 흥을 맞춰주었던, 한마디로 '도찐개찐'이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조합은 "결과에 대한 책임 없이 모두 남 탓만 하고 있는 형국은 받아들일 수가 없으며, 어떠한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분야 등에서 조 단위의 대규모 누적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던 것으로 최근에 드러났다.

대우조선해양 팀장 이상 임원들이 서울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팀장 이상 임원들이 서울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결의문을 나눠주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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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우조선해양, #산업은행, #대우조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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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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