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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신불산 터널 입구(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장제마을)에서 발굴된 문화재 일부.
 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신불산 터널 입구(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장제마을)에서 발굴된 문화재 일부.
ⓒ 울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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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착공 예정이었지만 4대강 사업으로 우선 순위가 밀려 있다 지난해 착공한 울산-함양 고속도로 건설 사업 현장의 인근에서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는 옛 절터 등 문화재가 발견됐다.

이에 울산환경운동연합과 문화단체 등은 "아직 발굴되지 않은 유적지를 건설 차량이 밟고 다닌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공사 지역이 영남알프스를 관통하는 것이라 그동안 추진된 각종 개발과 맞물려 영남알프스의 자연 환경과 문화 유적이 더 파괴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울산-함양고속도로 건설 현장 인근 삼국유사에 언급된 절터 발견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지역 문화계에 따르면, 최근 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신불산 터널 입구(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장제마을)에서 대규모 절터가 발견됐다.

이곳은 통도사와 인접한 지역으로, 울산 지역의 사찰과 폐사지(건물은 없어지고 절터만 남은 곳)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약 1만 5000제곱미터(4500평) 규모로 알려졌다. 공사 현장에서는 현재 금동 불상, 우물터 및 금당터, 우물에 잠긴 나무 부재, 석등 부재, 장대석, 기와와 막새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발굴 기관인 울산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 조사 중이며 특히 문화재청은 발굴이 되기 전 두 차례 벌인 이 일대의 매장 문화재 산포지 지표 조사에서 유적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문화계에 따르면 이 절터에서 발견된 유물은 통일신라 시대에서 고려 초기의 유적지로 추정된다.

삼국유사에는 '언양 쪽에 있었던 절은 가슬갑사와 압유사'라는 기록이 있다. 지역 문화계는 이번에 발굴된 절이 압유사(鴨遊寺)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압유사는 인근에 현존하는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와 관련된 절이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과 문화단체인 (사)영남알프스천화는 21일 성명을 내고 "이번 문화재 발굴은문헌 속의 사찰이 드러난 것으로 역사적 발굴"이라며 "하지만 울산-함양 간 고속도로 공사 차량이 발굴되지 않는 유적지를 진입 도로로 사용하면서 훼손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신불산 터널 입구(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장제마을)에서 발굴된 대규모 절터.
 울산-함양고속도로 6공구 구간인 신불산 터널 입구(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장제마을)에서 발굴된 대규모 절터.
ⓒ 울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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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발굴된 유적지는 울산-함양 고속도로 신불산 터널 입구에 있다. 공사가 계속 진행된다면 이 절터의 훼손과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한국도로공사는 발굴된 절터 주변 공사를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문화재청은 발굴된 절터에 대한 각종 정보를 즉각 공개하고 옛 절터에 대한 보존 대책을 즉각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울산-함양 고속도로는 총 길이 114.8km 왕복 4차선 도로로 6조1300억 원을 투입해 오는 2020년 말께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측은 "현재 고속도로 공사 현장 인근에서 문화재 발굴이 진행되고 있지만, 고속도로 공사 구역은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합법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공사 중단 요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속도로는 울산광역시에서 출발해 경남 밀양·창녕·의령·합천·거창을 거쳐 함양까지 이어지는 도로로,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남 서북부 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착공된 1단계공사인 밀양-울산간 구간에서 밀양시 단장면 단장마을과 바드리마을 주민이 소음 피해 등으로 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반발했고, 이번 절터가 발굴된 지역 인근인 통도사 위에 있는 지내마을 주민은 지난해 8월 "고속도로가 마을을 통과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집회 등을 열기도 했다.


태그:#울산-함양 고소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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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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